우리나라에서 영리병원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미 영리병원을 도입한 다른 나라 의료 노동자들의 조언이 제기됐다.

지난 1일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CNA 홍순영 부국장은 만약 한국에 영리병원이 도입됐을 때 병원근로자의 노동환경 변화에 대한 질문에 “근로조건이 하향선을 탈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잘라 말했다.

홍 부국장은 “미국도 지난 20년동안 병원업계가 신자유주의 추세 때문에 비영리ㆍ영리를 떠나 계속해서 이윤을 추구하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의 제일 큰 병원 체인으로 300 병상 정도의 중간 사이즈 병원을 160여개 갖고 있는 ‘Hospital Corporation of America’를 꼽으며 “이 병원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기업과 경쟁하고 월가에 상장하는 추세의 영리병원들의 이윤추구가 가속화 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병원 노동자들의 근로조건과 보상 등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홍 부국장은 이러한 문제는 비단 영리병원 뿐만 아니라 비영리 병원들도 경쟁을 위해 합병하고 체인을 만드는 추세이며 똑같이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의노련 가쓰라기 세이시 부위원장 역시 “의료나 사람의 생명에 양극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의료를 영리화 시키는 것이나 시장원리를 도입하는데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일본은 의료법상 영리기업이 병원을 경영할 수 없지만 실제로는 의료분야에 있어 시장원리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쓰라기 부위원장은 의료 분야에도 효율과 합리화의 원칙이 관철되면서 병원 재편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고 핵심병원이나 지방병원, 중소 병원을 네트워크화 시킨다는 명목으로 경쟁원리가 도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이애주ㆍ최영희ㆍ곽정숙ㆍ유원일ㆍ조승수ㆍ이재정 의원 공동 주최, 보건의료노조 주관으로 열린 병원인력 연구발표회와 국제세미나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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