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위를 달성한 유한양행은 내년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대표이사가 바뀐다. 대부분의 제약사가 대표이사의 연임을 규정하지 않은 것과 달리, 유한양행은 연임 즉, 총 6년 동안만 대표이사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유한양행을 비롯한 매출 상위 10개사의 대표이사 부임 현황, 교체에 따른 시장 변화 등에 대해 짚어봤다.

 ▲국내 상위 10개사 대표 부임기간 현황(출처: 각 제약사 공시자료, 헬스포커스뉴스 재구성)
 ▲국내 상위 10개사 대표 부임기간 현황(출처: 각 제약사 공시자료, 헬스포커스뉴스 재구성)

▽1조원 가능성 연 김윤섭 대표, 내년 3월 임기 종료
유한양행은 지난해 9,43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는 베링거인겔하임의 ‘트윈스타’, 베링거인겔하임-릴리의 ‘트라젠타’, 길리어드 ‘비리어드’, 와이어스 ‘프리베나13’ 등 도입품목의 매출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김윤섭 유한양행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다국적사의 대표품목을 도입해 판매하고 있다.

그 결과, 2009년 6,303억원이던 매출액이 ▲2010년 6,636억원 ▲2011년 6,792억원 ▲2012년 7,765억원 ▲2013년 9,436억원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또한 ▲2009년 4.3% ▲2010년 4.1% ▲2011년 4.3% ▲2012년 4.9% ▲2013년 5.7% 등 증가세다.

이런 가운데 유한양행의 성장을 이끈 김윤섭 대표의 임기가 오는 2015년 3월 16일로 끝난다. 유한양행의 경우, 대표이사의 부임기간을 3년씩 2회 총 6년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대표이사 최대 4연임…창업주 2~3세 경영시대
유한양행의 대표 임기가 최대 6년까지로 정해진 데 반해, 9개의 매출 상위사들은 임기 제한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본지가 상위사의 대표 임기(각 제약사 공시보고서 기준)를 확인한 결과, 2014년 10월 현재 최단 1년 3개월에서 최장 13년까지 임기가 다양했다.

가장 오랜 시간 대표직을 맡고 있는 사람은 이경하 JW중외제약 대표다. 이경하 대표는 2001년 1월 부임한 이후 2015년 3월 임기만료일까지 3년씩 4번 연임하고 있다.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와 이정치 일동제약 대표는 3년씩 3번 연임 중이다. 성석제 대표는 2005년 3월에 부임해 2017년 3월 21일까지, 이정치 대표는 2003년 5월 부임해 2015년 3월 15일까지 대표로 활동한다.

이어 ▲이종욱 대웅제약 대표 2006년 6월 부임, 2015년 3월 만료(3년, 2번 연임) ▲조순태 녹십자 대표 2010년 1월 부임, 2016년 3월 만료(2년, 2번 연임)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 2010년 11월 부임, 2016년 3월 15일 만료(3년, 연임)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 2013년 7월 부임, 2016년 3월 14일 만료(3년) 등 순이다.

박찬일 동아에스티 대표와 김정우 종근당 대표는 회사가 각각 2013년 3월과 2013년 11월에 분할된 데 따라 부임 2년차다. 박찬일 대표는 오는 2016년 3월 1일에, 김정우 대표는 2015년 3월 19일에 임기가 끝난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윤섭 대표, 조순태 대표, 이관순 대표, 이종욱 대표, 박찬일 대표, 이경하 대표, 이정치 대표, 최성원 대표, 성석제 대표, 김정우 대표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윤섭 대표, 조순태 대표, 이관순 대표, 이종욱 대표, 박찬일 대표, 이경하 대표, 이정치 대표, 최성원 대표, 성석제 대표, 김정우 대표

▽대표이사 교체, 국내 제약시장 변화?
유한양행의 대표 교체로 국내 제약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화될 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윤섭 대표가 부임기간 동안 매출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줬지만 R&D 투자비가 저조해, 도입품목 판매계약이 (자동)연장되지 않을 경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의 2013년 R&D 투자금액은 매출의 6.0%인 56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녹십자와 한미약품, 대웅제약, 동아에스티는 매출 대비 R&D 투자금액이 높다. 지난해 ▲녹십자 매출의 9.5%인 730억원 ▲한미약품 매출의 17.8%인 1,115억원 ▲대웅제약 매출의 11.9%인 800억원 ▲동아에스티 매출의 10.9%인 538억원 등 매출의 평균 12.5%를 R&D에 투자했다.

이들 상위사가 신약 및 개량신약 등을 개발하기 위한 R&D 투자비가 높아 장기적으로는 유한양행보다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즉, 언제라도 매출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미 안정권에 들어섰기 때문에 향후 몇 년간 매출 등 시장 전반에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하고 있다.

한편, 각 대표들은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신약 및 개량신약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추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관순 대표는 “바이오ㆍ항암신약의 개발속도를 높이고, 올해 30여개의 신제품을 발매하겠다.”라고 말했으며, 이종욱 대표는 “복합개량신약과 자체 개발 보툴리눔톡신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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