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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연합, 환자들의 희망 될까환자안전법 제정 공헌ㆍ폭행방지법은 ‘결사 반대’ 대비
최미라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4.09.15 6:10

질병별로 분리돼 있던 환자단체들이 모여 지난 2010년 4월 출범한 ‘한국환자단체연합(이하 환연, 대표 안기종)’의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는 모양새다. 환연은 그 동안 다소 소외돼 온 환자들의 목소리를 ‘샤우팅 카페’ 등의 행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내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특히, 국회 입법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쳐 일명 ‘종현이법’으로 불리는 환자안전법 제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3대 비급여, 의료민영화 문제 등 사회적 현안에도 목소리를 냈다. 의료인 폭행방지법은 발의될 때마다 꾸준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 의료계와 갈등을 빚는 상황이다. 환연의 역사와 주요 활동들을 짚어봤다.

   
▲환연이 지난 2012년 8월 25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진행한 환자안전법 제정 거리홍보 캠페인(사진=환연 홈페이지)

▽환자 복지와 권리증진 운동 목표로 출범
환연은 지난 2010년 2월 4일 창립돼 환자 중심의 보건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질병, 이념, 국경을 넘어선 환자 복지ㆍ권리증진 운동을 전개하는 환자단체 연대다.

환연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건강권은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하며, 어떠한 이유로도 절대 침해돼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한다.

또, 환자는 자신의 치료과정 전반에서 자기결정권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와 언제든지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한 최선의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환연은 “환자단체들은 존엄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사회 구성원과 더불어 살아가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비용을 부담하는 의료소비자로서 병원, 약국, 제약회사 등 의료공급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환자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의료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의료현실을 불평만 하지 않고 스스로 환자 중심의 의료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해 하나의 공동체로 모였다.”라고 설명했다.

환연에 속해 있는 회원 환자단체는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암시민연대 등이다.

주요사업으로는 ▲투병지원사업 ▲정책개선사업 ▲권익증진사업 ▲교류협력사업 등을 추진한다.

▽환자들, 샤우팅카페서 외친 사연은?
환연은 ‘샤우팅카페’라는 비정기적 행사를 통해 환자들의 억울한 사연과 이에 따른 보건의료체계의 문제점들을 짚어내고 있다.

1회 행사는 지난 2012년 6월 27일 진행됐으며, 이 행사에서 종현이 사연인 빈크리스틴 투약오류가 소개됐다. 또, 로봇수술과 항암제 비보험 등의 문제도 제기됐다.

   
▲지난달 26일 열린 제11회 환자 샤우팅 카페

이어 같은 해 9월 5일 열린 샤우팅카페에서는 중환자실과 임의비급여 문제가 다뤄졌으며, 11월 6일 개최된 3회 행사에서는 선택진료 문제와 카바수술, 스티븐슨존스증후군 등의 사연이 소개됐다.

2013년에는 4회부터 9회까지 총 6회의 샤우팅카페가 개최됐다. 지난해 샤우팅카페에서 다뤄진 내용들은 ▲환자 알권리 ▲임상시험 ▲응급의료 ▲성형수술 ▲PA간호사 ▲선택진료 ▲의무기록 위변조 ▲예방접종 부작용 ▲반일치골수이식 등 다양하다.

올해는 지난 4월 22일과 8월 26일 각각 10회와 11회 샤우팅카페가 열렸다. 10회에서는 ▲응급실 미숙련 전공의 의료사고 ▲의료사고 전담수사부 설치 ▲중환자실 인공호흡기 이탈 등의 내용이 다뤄졌다.

가장 최근 열린 11회 샤우팅카페에서는 ▲폐암치료제 잴코리 급여화 ▲민간보험사의 실손보험 횡포 ▲간호조무사에 의한 마취사고 사망 등이 소개됐다.

한편, 환연은 샤우팅카페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지난 2010년 11월에는 ‘동네의원 환자보관용 처방전 의무발행운동’을, 2011년 1월에는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운동’을 진행했다.

또, ▲응급실 의료인 폭행ㆍ협박 가중처벌 반대운동(2011년 3월) ▲의료분쟁조정법 제정운동(2011년 3월) ▲탤런트 고 박주아 의료사고 사망 진실 규명운동(2011년 7월) 등도 전개했다.

2012년 2월에는 대법원의 공정한 성모병원 임의비급여 재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같은 해 5월에는 행정안전부와 함께 ‘병원 처방전과 약국복약서 발급운동’을 진행했다. 이어 12월에는 소비자시민모임과 ‘의약품리베이트감시운동본부’를 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연명치료 중단 특별위원회에 참여하고, 제약사의 의약품 리베이트 환급 민사소송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후 3월에는 민주당 지도부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간담회’를 열고, 4월, 3대 비급여 제도개선 사회적 논의기구인 ‘국민행복의료기획단’에 참여했다.

▽헛되지 않은 종현이의 죽음…‘환자안전법’ 제정 주력
환연은 출범 당시부터 ‘환자안전법’ 제정에 주력해 왔으며, 지금도 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계기는 2010년 5월 경북대병원에서 백혈병 항암치료 중 의료사고로 사망한 종현이 사건이었다. 종현이는 의료진의 실수로 정맥에 주사해야 하는 항암제 ‘빈크리스틴(Vincristine)’이 척수강 내에 잘못 주사돼 열흘 만에 사망했다.

종현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빈크리스틴과 같이 교차 투약이 발생하면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 사용뿐만 아니라 병원감염 등 환자안전을 위협하는 병원의 각종 위험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환자안전법 제정 필요성이 대두됐고, 환자단체 역시 ‘환자안전법’ 제정에 주력하게 됐다.

특히 노환규 전 의사협회장도 의사단체 대표시절이던 2011년 동대구역과 경북대병원에서 1인시위를 진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종현이 엄마는 2012년 6월 ‘샤우팅 카페’에서 환자안전법 제정을 촉구했으며, 같은 해 8월 경북대병원과 합의했다.

환연도 지난 2012년 8월 ‘환자안전법 제정 1만명 문자청원운동’ 등 환자안전법(일명 ‘종현이법’) 제정운동을 시작했으며, 같은 달 환자안전법 제정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계속된 노력 끝에 지난해 2월 4일, 오제세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환자안전법’을 발의했으며, 같은 해 4월 오제세 위원장과 환연, 의사협회 공동주최로 관련 입법토론회가 열렸다.

올해 1월 10일에는 남인순 의원이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같은달 17일에는 오제세 의원이 ‘환자안전 및 의료질향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1월 28일에는 신경림 의원이 ‘환자안전 및 의료 질 향상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이에 대해 환연은 “의술로 환자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원 안전사고로 환자가 죽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우는 교통사고 사망자수보다 병원 안전사고로 죽는 환자수가 더 많은 나라에 살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환자단체들은 우리나라 병원이 환자안전지대가 되기를 희망하고, 이를 위해 환자안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폭행방지법, 끝나지 않은 의료계와 갈등
환연은 ‘환자안전법’ 제정은 간절히 바라는 반면, ‘의료인 폭행협박 가중처벌법’은 법안이 발의될 때마다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해당 의료법 개정안은 ‘의사특권법’이자 과잉입법이며, 환자 권리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의료인 폭행협박 가중처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 제18대 국회 당시 민주당 전현희 의원과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 대표발의 했지만, 시민환자소비자단체의 강력한 반대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전현희 의원이 한번 더 발의했지만, 이번에는 같은 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반대해 통과하지 못한 바 있다.

19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2012년 12월,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이 2013년 12월 각각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말 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 제12조제2항제1호 신설ㆍ제87조 제1항 제2호가 보건복지부가 제안한 수정의견으로 통과될 뻔했으나, 또 다시 시민환자소비자단체가 반대해 무산됐다.

복지위 법안소위가 해당 의료법을 심의하고 의결절차만 남겨뒀지만, 다음날 시민환자단체가 발표한 성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실련 등 시민환자단체들은 당시 성명을 통해 “보건복지위는 의료인 단순 폭행ㆍ협박을 중형으로 가중해 처벌하도록 규정한 의료법 개정안을 부결시키거나 법안소위에서 재심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해당 법안에 대해 “의료계의 강력한 입법 요구에도 불구하고 학계나 법조계조차도 형법 이외 응급의료에관한법률,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등에 가중처벌하는 다수의 법률이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과잉입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라고 주장했다.

당시 이들은 해당 개정안이 ▲형법상의 폭행협박죄로 처벌하는 것보다 범죄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고 ▲응급의료에관한법률,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등에 가중처벌하는 다수의 법률이 이미 존재하며 ▲반의사불벌죄도 아니고 형량도 과도하게 높아서 형벌체계상 타 법률과 형평에도 맞지 않고 ▲국민정서상 ‘의사특권법’으로 인식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환연은 지난 7월에는 해당법의 가중처벌 대상에 환자나 환자보호자 뿐 아니라, 의사, 약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보안요원, 병원직원 등 모든 사람을 포함시키고, 반의사불벌죄를 인정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인숙 의원실은 환연이 주장하는 반의사불벌죄 인정은 곤란하며, 가중처벌 대상자와 관련해 주장한 내용은 이미 개정안에 포함된 부분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안기종 “환자중심 의료문화가 궁극적 목표”

   
▲안기종 대표

안기종 환연 대표는 “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언제든 환자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안기종 대표는 “그런데 대한민국 어디서든 환자는 약자다. 고액의 병원비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다.”라고 토로했다.

높은 약값을 받으려는 제약회사와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려는 정부 사이의 줄다리기로 제때 치료받지 못하거나, 고액의 약값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또, 상황이 이런데도 환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건의료제도와 법령을 만드는 데 환자의 참여는 극히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우리 모두는 인간으로서 존엄하기 때문에 건강권은 지금 투병을 하고 있는 환자 뿐만 아니라 미래의 환자에게도 보장돼야 하고, 어떤 이유로도 절대 침해돼서는 안 된다.”면서, “치료 과정 전반에 자기 결정권을 가져야 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 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자들이 비용을 부담하는 의료소비자로서 병원, 약국, 제약회사 등 의료공급자와 대등한 위치에서 당당하게 환자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의료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 우리의 자녀들과 후손들이 보다 나아진 의료환경에서 진료 받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안 대표는 “칭기즈칸도 ‘하나의 화살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지만, 여러 개의 화살이 합쳐지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라며, “질병, 이념, 국경을 넘어 환자중심의 의료문화를 환자들과 잠재적 환자인 국민이 모두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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