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한의사가 육아사이트에서 아이 감기 치료와 관련해 주장한 내용에 의사들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C 한방소아과 전문의는 지난달 25일 모 일간지가 운영하는 육아 사이트에 ‘웹툰 한방’이라는 코너를 시작하며 ‘아이 감기 열 날 때, 열 더 잘 나게 해야’라는 제목으로 웹툰을 게재했다.

C 한의사는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감기에 걸려 열이 날 때 시원하게 해 주는 경우가 많다.”라며, “하지만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나는 이유는 우리 몸이 감기와 싸우기 위해서이며, 열은 우리 몸의 정상적인 면역반응이자 감기와 싸우기 위한 중요한 무기이기 때문에 이불을 덮어 열이 더 잘 나게 해 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한의사는 “감기로 인한 발열은 절대 우리 몸에 해로운 결과를 일으키지 않는다. 발열은 해로운 작용이 아닌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이고, 질병을 더 악화시키지 않는다”라고 단정 지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 같은 주장에 해당 웹툰에는 2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논란이 시작됐다. 의사 네티즌들은 고열에도 해열제 대신 이불을 덮으라는 주장은 위험하며, C 한의사가 근거로 제시한 논문도 왜곡해 인용했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jaew**은 “감기로 인한 발열은 절대 우리 몸에 해로운 결과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말에 책임질 수 있느냐.”라며, “이불을 덮으면 체온이 더 올라가지는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이 네티즌은 이어 “대 여섯 살 먹은 아이만 생각하고 쓰신 글이냐. 독자들이 이 글을 보고 신생아에게 이불을 덮어놨다가 열성경련이라도 일으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아이디 잠*도 “발열이 무조건으로 유익한 것은 아니다. 소아에서의 고열은 소수에서는 무서운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다.”라고 지적했고, jinus** 역시 “아이들은 40도 이상 열이 나면 열경기가 유발될 수 있고, 이에 대한 부작용도 많다.”라고 꼬집었다.

아이디 Kwon Jung***은 “몸에서 열을 내는 것이 치료에 좋아서 의도적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면역작용을 하면서 화학작용(발열반응)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것이며, 면역에 좋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이 네티즌은 “체내 대사작용을 하는건 대부분 단백질이기 때문에 체온이 39도 이상이 되면 단백질 변성으로 인해서 치명적”이라며, “그래서 실제로 병원에선 고열일때 해열제를 주고 옷을 벗긴다.”라고 설명했다.

또, 많은 의사들은 글쓴이가 주장을 하며 인용한 논문을 검색해 보니, ‘고열 시 최소한의 옷을 입고 있게 하라’, ‘물리적 해열(external cooling)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내용만 있을 뿐, ‘고열에는 이불을 덮어주는 것이 좋다’라는 말은 없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C 한의사는 댓글을 통해 “감기로 인한 고열 시 이불을 덮어줘서 편안하게 하라는 논문적인 근거는 없다. 그래서 이 사이트를 통해 함께 얘기해보고 싶은 내용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C 한의사는 또, “절대로 해열제를 사용하지 않고, 이불만 덮어 주라는 말이 아니다. 당연히 고열이 날 경우 아이를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 해열제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라고 인정했다.

이어 “이 때 옷을 벗길 필요가 없으며, 이불을 덮어주는 것이 우리나라의 상식과는 다르게 오히려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모들이 아이의 고열을 가장 무서워해 좋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쓴 글인데, 되려 혼란만 줬나 싶어 죄송하다.”라며, “앞으로 더 신중하게 글을 쓰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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