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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의료영리화 논란 왜?노무현 정부부터 시작된 영리병원 역사…‘현재 진행중’
최미라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4.08.29 6:10

최근 정부가 투자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의료기관의 자법인 설립 및 부대사업 확대를 추진해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범야권 및 의료계 뿐 아니라 노동시민사회단체까지 가세해 의료영리화에 대한 우려를 이어 갔으며, 추진과정의 적법성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복지부는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고, 여당 역시 참여정부 시절 이미 시행령 개정만으로 부대사업이 확대됐고 영리병원 도입도 시작됐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2002년부터 시작된 의료영리화를 둘러싼 논란의 역사를 짚어봤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시민단체의 의료민영화 반대 집회 모습

▽경자구역 영리병원 통과는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정부 여당이 야권의 의료영리화 비판에 반박할 때 자주 등장하는 논리가 처음 영리병원이 허용된 것은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영리병원은 지난 2002년 12월 김대중 정부 말기에 처음 허용된 이후 계속 규제가 완화된 모양새다.

당시 국회를 통과한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이하 경자법)’에 따르면, ▲경자구역 내 외국인 전용 병원만 설립 가능 ▲국내 건강보험 미적용 ▲외국인만 설립 가능 ▲환자도 외국인만 수용 등으로 규제 장치를 설치했다.

하지만 외국 병원들이 채산성을 이유로 진입하지 않자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12월 경자구역 내 외국 영리병원이 내국인 환자도 진료할 수 있도록 경자법이 개정됐다.

이후 2006년 2월에는 제주도에 외국 영리병원 설립과 내국인 진료를 허용하는 ‘제주특별자치도법’이 제정됐으며, 같은 해 7월 경자구역 내 외국 영리병원과 국내 법인의 합작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말기에는 국내 의료법인이 자본 합작 등의 형태로 외국 영리병원에 진출할 수 있도록 개정됐고, 같은 해 12월에는 경자법 개정안이 통과돼 국내 의료법인의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참여가 허용됐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최초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설립추진은 2002년 노무현 정부시절이었으며, 이 정책을 추진한 사람이 당시 노무현 정부의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을 지냈던 민주통합당 김용익 의원이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김용익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의료영리화 정책은 잘못된 것이었으며 당시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이던 저에게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있음을 밝히고 사과한 바 있다.”라며, “의료영리화는 어느 정부가 추진해도 나쁜 정책이니 멈춰 달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또, 참여정부 당시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보고서에 있는 병원의 부대사업 허용은 환자진료와 관계 없는 식당, 주차장, 매점, 장례식장 등을 의료법인 병원들과 회계투명성 기준을 적용 받는 의료기관에 한해서 시행한다는 기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과 김기현 의원은 “김 의원이 환자 진료와 관계 없는 분야들만 허용했다고 주장했는데, 보고서에는 의료법인 자신이 직접 의료복지연계 서비스, 의료기관 해외진출, 관광산업, 바이오산업 등 수익산업은 물론, 법인간 인수합병까지 허용하도록 추진하도록 돼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명박 정부도 원격의료ㆍ부대사업 추진하다 실패
이명박 정부도 의료인-환자 간 원격의료와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확대 등을 추진하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실패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2008년 3월 기획재정부로부터 영리병원 도입 및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검토 등을 담은 내용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듬해인 5월에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외국인 환자유치를 위한 유인ㆍ알선 행위, 의료채권 발행 허용 등이 허용됐다.

정부는 이후 2010년 4월 8일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을 통해 ▲의료인-환자 간 원격진료 허용 ▲의료법인 부대사업에 ‘병원경영지원’ 사업 추가 ▲의료법인 해소사유에 ‘의료법인 간 합병’ 포함 등을 추진했지만, 야당의 반발과 악화된 여론으로 통과되지 못했다.

2012년 4월에는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과 관련한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발의돼 외국자본 50% 이상, 의료진 10% 이상 외국의사면허 소지 시 내국인 환자 100% 진료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같은 해 10월 29일에는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시행규칙이 공포돼 제주도에는 국내 영리병원, 나머지 경제자유구역에는 외국 영리병원이 허용됐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 영리병원이 진입하지 않았고, 경제부처는 외국인의 최소 투자비율이 50%를 넘어야 하고, 외국 의사면허를 가진 의사 비율이 10% 이상 돼야 하며, 외국인 간호사나 의료기사 등이 일할 수 없는 규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개방형 병원 규제 합리화와 원격의료 활성화 추진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박근혜 정부, 투자활성화가 명목이지만…
박근혜 정부가 ‘투자활성화’를 명목으로 추진중인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 및 부대사업 확대 정책은 의료계의 집단휴진과 야당의 잇딴 저지 입법안 발의, 상임위 파행, 폭발적인 입법예고 의견수 등 거센 후폭풍을 불러 일으켰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제4차 투자활성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의료법인의 경영상 활로를 열어준다는 이유로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 내용에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지난 1월에는 박 대통령의 신년구상 발표 이후 관계부처 합동 ‘유망 서비스산업 원스톱 태스크포스(TF)’를 가동, 보건의료ㆍ교육ㆍ관광ㆍ금융ㆍ소프트웨어ㆍ콘텐츠ㆍ물류 등 7대 유망 서비스산업을 육성을 위한 135개 정책과제를 마련한 바 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후속조치로 6월 11일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부대사업 목적 영리자법인 설립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현행 시행규칙 제60조에 규정된 부대사업 외에 추가적으로 ▲목욕장업 ▲여행업 ▲국제회의업 ▲종합체육시설업 ▲수영장업 및 체력단련장업 ▲장애인보장구 등의 맞춤제조ㆍ개조ㆍ수리업 ▲건물임대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 야당은 입을 모아 의료기관의 영리 추구를 부추겨 의료민영화의 시초가 될 것이며, 시행규칙 개정안이 모법의 위임범위를 넘어 법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의료법인이 본업인 의료업보다 부대사업에 더 집중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했으며, 시행규칙 역시 위임범위를 넘지 않는다는 법률자문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지난 12일에도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과제인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확정해 발표하며, 7개 유망서비스 분야 중 보건ㆍ의료 분야를 첫 번째로 거론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목적 자법인 설립을 위한 개별 프로젝트별 애로사항을 맞춤형으로 해소해 4개 자법인의 설립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설립을 지원하기로 하고, 제주도에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설립을 신청한 중국 ㈜CSC에 대한 승인 여부를 9월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의료기관의 해외환자 유치와 해외진출을 위해 중소기업에 준하는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국제의료 특별법(가칭)’도 제정하고, 의과대학 산하 기술지주회사 설립도 허용했다.

그러나 야당과 보건의료계는 이번 발표 역시 ‘의료영리화 종합선물세트’로 규정하며, 정부가 그 동안 부인해 왔던 의료영리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특히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정책 폐기를 위해 의료민영화에 반대하는 국민들과 노동시민사회단체, 보건의료계, 정당들이 광범하게 참가하는 ‘11월 1일 범국민 궐기대회’를 제안해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하는 등, 부정적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2002년 김대중 정부 말기에 시작돼 10년이 넘도록 같은 논란을 반복 중인 의료영리화 문제는 의료를 보는 시각이 첨예한 양측의 주장이 좁혀지지 않는 이상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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