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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쥐들이 고양이를 물다제약사들, 복지부 상대 잇단 소송…법으로 정책 정면 대응
김소희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4.08.28 6:10

2012년 일괄 약가인하를 전후로 제약사와 보건복지부 사이의 법적 공방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법적 공방은 보험약가에 대한 것으로, 제약사들은 복지부의 정책 시행 및 적용에 따라 보험약가가 인하됐거나 인하될 위기에 놓여있을 때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일괄 약가인하, 리베이트 약가 연동제 법원행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2년 4월 1일 일괄 약가인하 정책을 시행했다.

일괄 약가인하 정책에 따라, 2012년 1월부터 신규등재된 의약품은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53.55% 약가를 부여받고 있다. 기등재 의약품의 경우, 2012년 4월부터 약가가 53.55% 수준으로 인하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큐어시스의 장 OO 씨는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일괄약가인하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2012년 9월 7일 “약가인하 상한 고시는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약제급여는 제약사가 건강보험체계에 자율적으로 들어가 받는 것이므로 일괄 인하로 사적 자치를 침해 받는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복지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약가인하로 제약사의 매출이익에 침해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 후생, 건강보험 체계 등의 유지가 우월하기 때문에 과잉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복지부와 제약사 간의 철원 리베이트 약가인하 소송에서는 제약사가 완승을 거뒀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012년 5월과 6월 구주제약ㆍ동아제약ㆍ영풍제약ㆍ일동제약ㆍ한미약품ㆍ휴텍스 등 6개 제약사가 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약제급여상한금액 인하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리베이트로 인한 징벌성 약가인하를 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요양기관을 표본으로 해 대표성이 담보돼야 한다. 일부 요양기관 적발사례만 가지고는 최소한의 표본성을 갖추지 못한다.”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복지부는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하고 동아제약과 영풍제약 건에 대해 항소했지만, 서울고등법원 역시 제약사의 손을 들어줬다. 구주제약 건의 경우, 항소가 기각됐다.

∇2가지 약가제도 중복적용 소송, 보령제약 ‘승소’
보령제약은 일괄 약가인하와 사용량-약가 연동제의 중복적용이 부당하다며 복지부를 상대로 보험약가인하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 휘말린 보령제약의 ‘스토가’는 2009년 7월 출시된 위궤양ㆍ위염 치료제로, 출시 당시 290원의 약가로 등재됐다.

스토가는 2013년 7월 제네릭 출시로 203원, 올해 4월 1일 제네릭 가산기간 종료로 155원 등 일괄 약가인하제도에 따라 2차례 약가가 인하됐다.

문제는 일괄 약가인하뿐만 아니라 사용량-약가 연동제까지 중복으로 적용받게 됐다는 점이다. 사용량-약가 연동제는 처음 등재 당시 예상보다 더 많이 판매돼 보험재정에 부담을 주는 보험의약품에 대해 제약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협상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보령제약은 “건보공단과는 203원에서 193원으로 인하하겠다고 합의한 것이지, 155원에서 4.9%를 인하한다는 데 합의한 게 아니다. 합의서에도 스토가의 약가가 193원이라고 명시돼 있다.”라며, 중복 적용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결국 재판부는 보령제약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스토가는 복지부가 항소심을 제기하고 그 항소심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155원의 보험약가를 인정받게 됐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8월 21일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에 개정안내한 ‘고시 2014-57호’ 중 스토가 10mg의 약가를 147원으로 인하한다는 부분을 취소한다.”라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행정처분을 할 때는 법령을 따라야 하는데 이번의 경우 그렇지 않았으므로 다툴 필요도 없이 위법한 처분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토가의 상한가를 203원에서 193원으로 인하하기로 한 약가협상 합의는 일괄 약가인하 후 155원을 전제로 했다고 보기 어렵다. 수긍할 이유 없이 상한가를 추가로 인하했기 때문에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처분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진행형인 동아와 복지부의 ‘스티렌’ 공방
동아에스티는 대표품목인 ‘스티렌’을 두고 복지부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복지부를 상대로 약제급여기준변경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복지부가 스티렌의 위염예방 적응증에 대한 급여제한 및 보험급여 환수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복지부는 동아에스티가 ‘스티렌의 NSAIDs(비스테로이드항염제) 투여에 따른 위염예방 적응증’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기한(2013년 12월 31일까지) 내 제출하지 못하자, 지난 5월 1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스티렌에 대한 급여제한 및 보험급여 환수를 결정한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7월 24일 약제급여기준변경처분 취소 청구소송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동아에스티는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 변경을 승인받았다는 점을, 복지부는 조건부 급여라는 점을 강조했다.

동아에스티는 “피험자 모집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임상시험 지연이 불가피했다. 식약처 고시에 따라 임상시험 변경 승인을 받고 임상시험을 진행해 완료했다.”라며, “처분 시점 이전에 논문을 게재했기 때문에 당시 시점으로 임상적 유용성을 검토해야 한다. 임상적 유용성이 있다면 상위법령의 취지에 따라 구제해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복지부는 “조건부 급여제도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조건을 지키지 못했을 때 급여 정지 및 해당 급여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159개 업체가 조건을 맞추지 못해 포기했거나 기한을 지키지 못해 급여환수를 당했다. 예외를 둬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 소송은 현재진행형으로, 오는 9월 4일 두 번째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동아에스티와 복지부에 각각 임상시험 관련 심문이 가능한 증인을 요청한 상태다. 재판부는 양 측에서 신청한 증인들의 심문을 거친 후 최종 판결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제약사가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
제약산업은 국민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산업인 동시에, 복지부의 제도 하에 있는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다.

제약사들은 제약산업을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 의약품 등재나 보험약가 책정 등 전반에 걸쳐 복지부(건보공단, 심평원 등 포함)의 관리ㆍ감독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제약사가 복지부를 상대로 소송을 불사하고 있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무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제약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제약사의 입장에서 약가인하 등에 따라 어느 정도 매출 감소는 감안하고 있다. 하지만 그 피해규모가 상당하다면 소송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제약산업이 규제산업이고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산업이기는 하지만, 제약사도 기업이기 때문에 운영되기 위해서는 이익을 내야 한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 역시 “국민 복지를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위해 복지부가 고심하고 있는 것은 알지만,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소송을 선택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제약사들은 각자의 생존을 위해 자신들을 압박하고 있는 정부의 규제에 맞서 싸우게 됐으며, 그 마지막 방법으로 소송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김소희 기자  thgmldi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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