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의 순천의대 추진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서남의대 등 부실의대 문제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설의대를 설립하는 데 대한 지적과, 의사 과잉배출에 대한 걱정 등이다.

앞서 이정현 의원은 지난 7ㆍ30 재ㆍ보선에서 전남 순천ㆍ곡성 지역에 출마해 49.43%의 득표율로 서갑원 새정치연합 후보(40.32%)를 누르고 당선됐다.

특히 이 의원은 후보 시절 순천대학교 의대 유치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워 의료계의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이 선거과정에서 공약한 국비사업은 5,000억원 대에 가까우며, 이 중 순천대 의대 유치가 4,000억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의원은 공약을 통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당장 추진하고 싶은 것이 순천대학교에 의대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특히 정치적으로 유력한 박지원 의원이 목포대학교로 의대를 가져 가려고 하며, 경상북도와 대구의 국회의원들은 경북 안동대학교, 충청도 의원들은 공주대학교에 유치를 하려고 한다고 걱정했다.

그는 “저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 국회의원이 접근하는 것과는 달리 접근해 순천의료원을 최대한으로 리모델링을 하고 키우고 확장을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순천대학교 의대가 유치되면 지체 없이 부속병원으로 쓸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또, “여천, 여수, 해룡, 광양공단에 많은 산업재해가 예상 될 수 있는 것을 감안을 한다면 산재병원 또한 제대로 키우고, 확장하고 제대로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다른 방안으로는 서울대병원을 순천에 설치하거나, 다른 대학교의 의대 분원을 설치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며,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이런 구상들을 실천에 옮길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의원은 당선 후 지난 7일에도 “제가 했던 약속은 정말 온몸을 던져 지킬 것이다.”라며, "제가 약속한 내용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실현시키겠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목포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설득하고 양보 받아낼 자신이 있다.”라며, 순천대 의대가 유치됐을 경우 의료서비스를 받을 주민 숫자가 목표와 비교되지 않게 많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우려 섞인 시선이 대부분이다.

한 의사는 “강원대와 제주대 등 규모가 좀 된다는 지역거점 국립대들도 의대 설립 후 예산 부족으로 대학병원 만드는 데 10년 정도는 걸렸다.”라며, “그 동안 의대생들은 어디서 실습하고, 졸업 후에는 어느 병원에 인턴으로 들어가느냐.”라고 지적했다.

순천대와 목포대, 창원대, 안동대, 충주대 등 규모의 국립대는 의대 허가가 나도 돈이 없어서 자칫하다가는 학교 전체의 존립이 위험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의사는 “일부 의사들은 어차피 의대 신설이 안 될 거니 걱정 말라고 하는데, 만약 공약으로 의대 신설을 내걸어 당선된다면 앞으로 선거 때마다 다른 후보도 의대신설을 유행병처럼 공약으로 내걸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몇몇 의사들은 현재 부실의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서남의대 TO를 넘기거나, 조선의대나 전남의대 정원을 분리해 조선의대 분교나 전남의대 분교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제안에 일부 의사들은 “의대정원 늘리는 것에 그렇게도 반대하는 의사들이 순천에 의대 만드는걸 서남대 폐지를 통해 티오를 가져간다는 발상은 너무한다.”면서, “의사라면 공약 자체를 반대해야 한다.”라고 일침했다.

반면, 일부 의사들은 순천의대가 생긴다 해도 의사가 배출되기까지는 20여 년은 걸릴 것이므로, 자신과 상관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목포대와 순천대는 전남 지역에만 의대가 없다며 적극적으로 의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목포대는 이미 지난 1990년 3월 정부에 의대설립 건의를 시작으로 활발하게 유치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순천대는 2012년 12월 의대설립추진위원회를 결성해 유치경쟁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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