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무진 의사협회장은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줄곧 말해 왔다. 하지만 정말 의견을 수렴할 의지가 있는 걸까?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4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원격의료 시범사업 Q&A 자료를 건네받아 협회 홈페이지에 팝업으로 띄웠다.

또, 공지사항과 notice(게시판 상단 고정 배치)에도 관련 글을 올리고 Q&A 자료를 첨부했다.

의사협회가 게시한 글을 보면 “집행부는 정부의 원격의료 도입 및 원격모니터링 시범사업과 관련해 회원들이 많은 우려와 의혹을 갖고 있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복지부에 답변을 요구했고, 복지부가 답을 해왔기에 안내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Q&A 답변 내용은 전적으로 복지부의 의견이며, 집행부는 이 내용에 대한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며 경청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집행부는 Q&A 자료를 홈페이지 외에 다른 곳에 게시하지 않았고, 회원들에게 메일로 보내지도 않았다.

안내 글이 게시된 지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지난 26일 오전 1시 현재까지 관련 글의 조회수는 50건에 불과하다.

의사협회는 팝업과 안내글의 조회수는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Q&A 자료를 본 회원이 실제로는 많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하루 동안 정책팀에 접수된 회원들의 의견이 몇 건인지 묻자, 숫자 대신 ‘들어오는 중이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접수된 의견이 많지 않은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의사협회가 복지부로부터 Q&A 자료를 받은 것은 원격의료 시범사업의 내용을 회원들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것 아닌가?

추무진 회장은 취임 후 ‘의견을 수렴하겠다’와 ‘논의해 보겠다’는 말만 되풀이 해 왔다. 이로 인해 이미 리더십 부재라는 지적까지 받은 터다.

복지부가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면 의정합의 파기를 선언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을 때도 그는 복지부의 결정을 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하며 소극적인 대처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 Q&A 자료를 여러 경로로 회원들에게 전달하지 않는 이유도 회원들의 의견이 모아져 집행부가 무언가 결정하게 될 상황이 일어날까 봐 꺼린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Q&A 자료를 모든 회원에게 전달하고 가능한 많은 의견을 수렴한 후,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찬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정부의 결정을 지켜본 후 대응하는 시스템으로는 복지부에 휘둘리기 밖에 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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