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8대 대한의사협회 선거에서 2위로 낙선한 박종훈 교수가 현 집행부에 병원계를 끌어 안을 것과 정부 정책에 정책으로 맞서라고 조언했다. 특히 정부 정책은, 과거 사례를 확인하고 대응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피력했다. 의사협회장 후보에서 교수로 돌아온 그를 직접 만나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교수님.

박종훈 교수: 반가워요.

장영식 기자: 선거 과정에서의 소회와 앞으로 계획을 듣고 싶어 왔습니다.

박종훈 교수: 네, 잘 왔어요.

장영식 기자: 선거를 치르면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이번 선거에 대해 평가하신다면요?

박종훈 교수: 이번 선거는 후보자들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정견을 갖고 있는지 유권자에게 충분한 정보 전달이 되지 않았어요. 기간이 짧기도 했고, 왜곡된 부분이 있었다고 봅니다.

장영식 기자: 낙선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박종훈 교수: 아직 개원가에서는 교수가 의사협회장이 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반면, 교수사회에서는 아직까지 협회장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도 확인했고요.

장영식 기자: 선거운동을 하면서 당선되면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못박으셨는데요, 당선되지 않았으니까 재도전 하는 건가요?

박종훈 교수: 임기가 1년인 보궐선거였기 때문에 출마할 수 있었어요. 젊다면 젊은 교수에게는 3년 동안 대학을 떠나있기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내년 의사협회장 선거에 다시 출마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장영식 기자: 선거를 치르면서 회원들을 많이 만나셨죠? 회원들의 정서와 의료제도를 바라보는 시각을 직접 보고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박종훈 교수: 선거운동기간 동안 만난 회원은 사실 일반회원이라고 보기 어려워요. 회원들을 만난 장소가 주로 토론회장이었는데, 토론회에 오는 분들은 대부분 과거 임원을 했거나 현재 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은 의사협회 상황에 대해 늘 고민하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이 아니라, 일반 회원들의 생각이 중요한 데 일반회원들의 생각을 많이 들여다볼 수 없었어요.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그래도 선거를 통해 일반회원에 대해 고민을 해보셨을 텐데요.

박종훈 교수: 선거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일반회원들이 의사협회 돌아가는 상황을 잘 모른다는 겁니다. 솔직히 관심도 없고요.

장영식 기자: 관심이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종훈 교수: 의사협회가 신뢰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회원들이 협회가 하는 일에 관심이 없어요. 누가 되던 달라질 게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더라고요. 이러한 정서가 보편적인 상황입니다. 일례로 의사협회장이 대의원에 의해 불신임되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상당수 회원이 모르고 있더군요.

장영식 기자: 그러니 선거에서 투표율이 낮은 것이겠죠.

박종훈 교수: 그래요. 회원 대부분이 참여하지 않으니 선거다운 선거가 될 리가 없죠. 투표율을 보세요. 바닥을 치잖아요. 3년 분 회비를 냈다면 의사협회에 관심이 꽤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협회는 심각할 정도로 회원들의 주목을 못 받고 있어요. 누가 회장이 되든 나와 상관이 없다는 정서가 팽배합니다.

장영식 기자: 그런 정서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종훈 교수: 의사협회가 회원들이 느낄 수 있는 일을 많이 해야 합니다. 회원들이 협회의 존재를 피부로 느낄 수 없으니 협회는 협회고 나는 나일 뿐이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협회의 존재감이 느껴지도록 정말 열심히 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옛날 이야기 좀 해볼까요. 2000년도에 2년 정도 개업했잖아요?

박종훈 교수: 1년 11개월 했죠.

장영식 기자: 교수님이 개원했을 때와 현재 의료환경의 차이가 있다면요?

박종훈 교수: 그 당시는 의약분업 직후라 반모임이 많았어요. 아직 정부와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투쟁 열기가 식지 않았어요. 당시 회원들은 투쟁에서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의료계가 주장하는 이슈들이 상당히 후퇴한 면이 있어요.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개원을 접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박종훈 교수: 개업을 접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어요. 경영이 어려워서는 아닙니다. 병원은 잘 됐고, 수입이 좋았어요. 당시 정형외과는 교통사고 환자들을 주로 봤어요. 지금과 달리 의료보험 수가의 두 배를 줬어요. 사무장들의 주 업무가 사고를 당한 환자를 유치하는 일이었죠. 저는 사무장에게 환자유치를 못하게 했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병원이 잘 됐어요. 수입이 정형외과 개업의의 평균 정도는 됐죠. 지리적인 여건도 좋고 열심히 해서 평도 좋았어요.

장영식 기자: 계속 개업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박종훈 교수: 너무 젊은 나이에 개업을 했어요. 펠로우를 3년 했고, 그중 2년은 무급으로 일했는데 개원 하고 나서 외래 중심으로 병원을 운영하니 지루한 겁니다. 그때쯤 정부의 간섭이 심해지기 시작했죠. 일하기가 싫었어요. 지금 거론되고 있는 문제들이 당시에도 있던 문제들입니다. 수진자조회도 그때 있었어요. 실사를 받았는데 부당청구라는 겁니다. 왜 부당청구냐고 따졌더니 환자가 우리병원에서 진료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차트를 보니까 진료한 기록이 있었어요. 확인해보니 진료받은 적이 없다고 한 사람이 사우나에서 건강보험증을 잃어버린 겁니다. 누군가 그걸 주워다 쓴 거고요. 그러니까 그때 공단 직원이 왜 본인 확인을 하지 않았냐고 따지는 겁니다. 그 당시 전산조회도 안될 때거든요. 건강보험증을 들고 오면 본인으로 알고 진료할 수 밖에 없어요. 의사에게 환자의 신원을 확인하라는 거냐고 따졌던 기억이 납니다. 또, 정당하게 진료했는데도 불구하고 심평원에서 삭감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죠.

장영식 기자: 그때가 언제쯤 인가요?

박종훈 교수: 2000년 10월에 개업했고, 2001년 까지는 그런 일이 거의 없었어요. 의약분업 직후 정부에서 배려를 많이 했거든요. 수가도 높게 책정해서 병원을 할 만했죠. 아마 의료보험 체제 하에서 마지막으로 병원을 할 만한 시기였을 겁니다. 하지만 2002년부터 정부의 간섭이 심해졌어요. 이미 의약분업이 안정화됐다고 생각하니 의료비 통제로 돌아선 것이죠. 당시 수진자조회가 시작됐는데, 전국민을 대상으로 진료를 실제로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시작했어요. 그런 걸 항의하다 보니 점점 의욕이 떨어졌죠.

장영식 기자: 의욕상실로 개업을 접게 된 거군요.

박종훈 교수: 당시 심평원의 부당실사에 대해 소송을 하려고 했어요. 난 실사를 받지 않았지만 동료의사 중 실사를 받아서 1,000만원 이상 환수처분을 받은 사람들을 모아서 소송을 준비했어요.

장영식 기자: 그래서 소송을 했나요?

박종훈 교수: 실사를 당했던 동료들이 안 하겠다고 마음을 바꿔서 소송을 하지 못했어요.

장영식 기자: 동료들이 왜 소송을 포기한 거죠?

박종훈 교수: 이야기를 들어보니 실사를 한 번 당하면 3~4년은 실사를 안 나온다는 게 이유였어요. 당시 너무 화가 났어요. 이래서 의사들이 당하는구나라는 생각도 했고요.

장영식 기자: 당시 소송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나요?

박종훈 교수: 당시에는 내가 이길 줄 알았어요.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소송을 했으면 졌을 것 같아요. 어쨌든, 개업을 하면 2~3년쯤 지난 시점에서 개업이 싫어지는 심리가 작동해요. 권태기라고 하나요? 그때쯤 그게 왔어요. 메디게이트에 병원을 팔겠다고 올렸더니 당일 사람이 찾아왔어요. 그리고 병원을 보더니 당장 계약하자는 겁니다. 안 되는 병원이라면 당일 계약을 하지 않겠죠? 우리 병원이 지역에서 나름 괜찮은 병원이었어요. 내가 병원을 말아먹었다고 비판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그 당시에 권리금까지 받았어요. 인테리어와 시설투자 한 것을 인정받은 거죠. 당시 계획은 병원에 근무하다가 수술을 할 수 있는 준종합병원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었어요.

장영식 기자: 선거기간 중에 오래 전부터 의료제도에 관심이 많았고, 의사협회도 지켜보고 있었다고 강조했는데, 개원하면서 정부의 부당한 제도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인가요?

박종훈 교수: 그렇죠. 당시 정부의 횡포에 분개하다 보니 의료제도에 관심을 갖게 된 거죠.

장영식 기자: 의사협회를 주의 깊게 지켜보셨다고 하니 말이 나온 김에 노환규 집행부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릴게요. 장점과 단점으로 나눠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박종훈 교수: 장점이라고 하면 사회 이슈화하는 장점이 있다는 거죠. 그 다음 회원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잘했고요. 단점이라면 이슈화 할 때 장기적인 면으로 봤을 때 방향을 좀 잘못 잡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이 부분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의사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노환규 회장도 그런 이야기를 자주 했죠. 의사협회는 투쟁을 함에 있어서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투쟁에 대해 잘 짜야 해요. 아주 전략적으로 디자인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노환규 회장이 너무 급했다고 생각해요.

장영식 기자: 착한손 운동과 리베이트 단절운동은 어떻게 보나요?

박종훈 교수: 착한손 운동이나 리베이트 단절운동이 쌍벌제에 대한 정면 대응의 일환에서 나왔다면 괜찮은 전략이죠. 하지만 마치 우리만 반성하면 해결될 것처럼 진행했어요. 착한손 운동과 단절선언으로 무엇을 얻었나를 보세요. 결과론적으로 쌍벌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잖아요? 리베이트 쌍벌제는 쌍방이 다 벌을 받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어떤 것을 단죄해야 하는 리베이트인지 애매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정면 대응을 하면서 사회 문제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하자는 정도로 갔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장영식 기자: 예민한 질문 하나 드릴게요. 재작년 말에 동료의사를 고소한 적이 있죠?

박종훈 교수: 맞습니다. 촉발된 건 조선일보에 저수가와 관련한 기고 때문입니다. 노환규 회장은 저수가 때문에 의사들이 과잉진료, 부당한 진료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저수가의 폐해를 알리려고 했죠.

장영식 기자: 그렇죠.

박종훈 교수: 하지만 제 관점에서는 대부분 의사들이 과잉진료나 부당한 진료를 하는 게 아니고, 대부분은 잘하고 있는데 일부만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저수가 때문에 부당한 진료를 한다고 주장할 때 과연 국민들은 저수가를 고쳐야겠다고 받아들일까요, 아니면 의사들이 정말 나쁜놈들이라고 받아들일까요? 시각의 차이가 있는 거죠.

장영식 기자: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는 말이군요.

박종훈 교수: 저수가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은 생각은 나나 노환규 회장이나 같아요. 다만, 노 회장은 국민에게 모든 것을 알려서 국민들이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의사 100명이면 100명이 다 과잉진료를 하고 있나요? 그렇지 않죠. 어려운 환경에 있어도 최선을 다해서 진료하는 의사들이 더 많아요. 의사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서 과잉진료를 한다고 이야기하면 국민들은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박종훈의 이러한 주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실명으로 지적하면 됩니다. 박종훈도 실명이니 상대도 실명이어야 해요. 그런데 익명 게시판에서 내 이야기를 잘라서 올리는 거에요.

장영식 기자: 그렇더라도 동료를 고발하기는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박종훈 교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악의적으로 날 괴롭혔어요. 병원에 전화해서 직원에게 욕설을 퍼부었어요. 이러한 행동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실명이 아니라 익명이라는 거죠. 익명으로 투서를 넣으면 받아들여질 것 같아요?

장영식 기자: 받아들여지지 않겠죠.

박종훈 교수: 정부 고위관리의 비리를 익명으로 투서 넣어 보세요. 받아들여주지 않아요. 신뢰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익명이란 그런 겁니다. 신상정보털기가 계속됐고 익명 비판이 계속됐어요. 동료들과 변호사에게 문의해보니, 멈추게 하려면 고소고발밖에 없다고 조언하더라고요.

장영식 기자: 그래서 실제로 고소하신 거군요.

박종훈 교수: 고민 끝에 고소하기로 하고, 대상을 선별했어요.

장영식 기자: 어떻게 선별했나요?

박종훈 교수: 욕을 많이 한 사람이 아니라, 욕을 하도록 유도하는 글을 쓴 사람을 선별했어요.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선동하는 사람이 더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고소한 두 명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하길래 소를 취하했습니다.

장영식 기자: 6명을 고소했죠? 결과가 어땠나요?

박종훈 교수: 2명은 고소를 취하했고, 2명은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알아요. 실제로 고소하고 나니 전화와 욕설이 멈추더라고요. 효과를 봤어요. 익명사이트에서 그래선 안 됩니다. 익명사이트에서 신상정보를 털리면서 공격받아본 적 있나요? 직접 당하고 나니 연예인들이 그런 것 때문에 왜 자살하는지 알겠더군요. 굉장히 떨립니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이런 사정이 있었어요. 살아오면서 고소를 이때 딱 한번 했어요. 당시 상황을 이해해 줬으면 해요.

장영식 기자: 화제를 돌려보죠. 추무진 회장의 임기가 보름 정도 지났어요. 조언해 줄 말이 있다면요?

 
 

박종훈 교수: 병원계를 자꾸 찾아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병원들을 이대로 두면 의사협회에서 이탈할 겁니다. 이미 이탈한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데, 지금보다 더 분열되면 곤란해요. 병원협회 사람을 의사협회 집행부로 끌어들이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심도있게 고민할 때라고 생각해요.

장영식 기자: 병원들을 안고 가야 한다는 말이군요. 또 다른 조언이 있다면요?

박종훈 교수: 하나 더 있다면 잘못된 제도가 계속 쏟아져 나올 것 같은데 정책적인 대응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정부 정책에 감정적인 대응 말고, 정책적 대응이 필요해요. 예를 들면 수진자조회 같은 것에 강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이 정책이 갑자기 나온 이야기가 아니에요. 지금이라도 저지해야 해요. 집행부가 바뀌면서 갖는 장점이 있잖아요? 전임자가 한 일이니 나는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거죠. 전임 집행부의 회무중 전략적으로 취사선택할 수 있는 명분이 있어요. 취사선택을 해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건강보험 부정수급 방지대책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려요.

박종훈 교수: 이번 대책은 큰 문제가 될 겁니다. 전체 보건의료예산의 상당 부분을 경비로 지출하는 건보공단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의료기관에 떠넘긴 겁니다. 어떻게 수용하란 말인가요? 예전에도 문제됐던 겁니다. 의약분업 즈음에도 하려다가 못한 거에요. 지금 나오는 정부 정책이 예전에 나온 적이 없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대개 오래 전 시도했던 것들이 많아요. 오래 전에 의협 집행부에 참여했던 분들에게 물어보세요. 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즘 나오는 이야기도 있어요. 의약분업 직후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철폐를 소송했는데 패소했어요. 왜 패소했는지 아세요?

장영식 기자: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였죠?

박종훈 교수: 이론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의료계의 주장이 맞으나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했어요. 지금 당연지정제 철폐를 주장하면 하지 말라는 말도 나옵니다. 의료계에 패배주의가 만연해요. 흐름을 제대로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아요. 추무진 회장은 임기가 1년으로 짧아요. 정책들이 흐트러져 있는데, 가닥을 잘못 잡은 것이 무엇인가 돌아봐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현 집행부와 대화 채널은 있나요?

박종훈 회장: 당선된 사람이 열심히 해야죠. 주위에 사람이 없겠어요. 내가 꼭 도와줘야 하는 건 아니에요. 지금 상황에서는 잘하도록 두고 보면 되는 거죠.

장영식 기자: 개인적으로 출마를 하기 전과 후 달라진 게 있나요.

박종훈 회장: 별로 없어요. 하지만 몇 가지 잘못 알고 있던 것을 제대로 알게 된 계기는 됐어요. 사실 대의원회 조직이나 시도의사회 조직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선거를 하면서 보니 대의원회나 시도의사회가 개선돼야 할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생각보다 열심히 하는 분들이었어요. 협회와 회원 사이에서 나름 역할을 많이 한다는 걸 알게 됐죠.

장영식 기자: 어떤 면에서요?

박종훈 회장: 출마 전에 시도회장들에게 왜곡된 것들을 반듯하게 해보고 싶어 출마하려 한다고 말했더니, 잘해보라고 하면서 부탁이 있다고 하는 거에요. 물어보니 선거운동 기간동안 노환규 회장을 직접 거론하면서 공격하지는 말아 달라는 겁니다. 의외였어요. 그분들 중 노 전 회장과 척진 사람들이 많은데도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기간 동안 협회가 다투고 시끄러운 모습은 안보였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어요. 그때 반성을 많이 했죠.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박종훈 교수: 대의원과 시도회장 상당수는 일반 회원으로 알고 있을 때 가진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개혁이 돼야만 하는 수구세력으로 비쳐져 있는데, 지역에 가서 보니 나이가 많다거나 동문회 선배라고 해서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을 수는 없더라고요. 리더십이 없고, 지역에서 존경 받지 못하면 그 자리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장영식 기자: 아무나 리더가 되는 건 아니죠.

박종훈 교수: 개인적으로 변한 건 없어요. 부원장 내려놓고 평교수가 된 것 정도입니다. 앞으로 계획이요? 가만 있어주는 게 선거에 나왔던 후보로써의 역할이 아닌가 싶어요.

장영식 기자: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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