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녀가 처음 만났다. 헤어질 때가 되자 남자는 여자에게 토요일이 좋은지, 일요일이 좋은지 다음 약속날짜를 묻는다.남자가 맘에 들지 않았던 여자는 애프터 신청은 생략한 채 약속날짜부터 묻는 상대의 행동에 난감하기만 하다.

원격의료를 두고 의료계 안팎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격의료 관련 토론회가 연이어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토론회가 열리기 전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들린다. 바로 두 토론회의 주제 때문이다.

먼저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주최로 고려대학교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토론회 주제는 원격진료 보험급여 방안이다.

두 남녀가 처음 만났다이어 내달 10일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의협 3층 동아홀에서 열리는 토론회 주제는 원격의료 도입할 것인가이다.

두 토론회는 12일의 시간차를 두고 열린다. 문제는 앞서 열리는 토론회는 원격진료 보험급여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이고, 나중에 열리는 토론회는 원격의료 도입여부에 대한 토론회라는 것이다.

원격의료의 핵심이 되는 의사들을 대표하는 의사협회에서 원격의료 도입 찬반에 대한 토론을 앞두고 있는데 급여방안을 논의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정부는 원격의료 확대와 관련 일선 의사들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아니면 의사협회가 1차 의료기관만 허용을 전제로 찬성 입장을 이미 밝혔기 때문일까?

하지만 원격의료 확대에 대한 개원의사의 반대여론은 거세다. 이미 개원내과의사회는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고, 500명이 넘게 참여한 의사 커뮤니티 닥플의 설문조사에서는 74%가 넘는 의사가 원격의료 확대에 반대표를 던졌다.

지금이라도 원격의료 급여방안 토론회를 연기해야 하지 않을까? 토론회 연기가 불가능하다면 의협 토론회 결과를 지켜보고, 이후 타협점을 찾는 게 순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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