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보궐선거가 추무진 후보를 새 회장으로 배출하며 막을 내렸다.

추무진 신임 회장의 임기는 내년 4월 말까지 약 10개월에 불과하다. 노환규 전 회장이 대의원들로부터 불신임 됨에 따라, 전임 회장의 잔여 임기 동안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기 때문이다.

추무진 집행부의 코드는 ‘회무 안정성’과 ‘개혁’이다. 추 회장은 선거기간 동안 회무 안정성과 지속적인 개혁 기조 유지를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안정과 개혁은 상반된 개념이다. 개혁을 추진하면서 회무의 안정성을 함께 가져가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임기가 짧은 추 회장은 회무 안정성에 좀 더 초점을 두고 회무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추 회장은 노 전 회장의 개혁 노선을 따르되, 장점은 받아들이고 단점은 고쳐나가가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했다.

때문에 추 회장은 노 전 회장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소통과 화합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취임식에서 그가 던진 첫마디도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였다.

추 회장은 모든 직역의 의견을 듣고 회무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미 대의원회, 비상대책위원회, 시도의사회장단과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개혁 방향도 사원총회를 통한 급진적인 개혁이 아니라, 대의원회가 정기총회서 의결한 대통합 혁신위원회를 통한 개혁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추 회장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녹록지 않다. 내부적으로 안정과 개혁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과 동시에, 대 복지부, 대 국회 관계 설정을 고민해야 한다.

당장 원격의료를 포함한 2차 의ㆍ정합의에 대한 대처 방법부터 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와의 역할 분담도 확정해야 한다.

하지만 그의 앞 길이 순탈할 것 같지는 않다. 벌써부터 그를 지지했던 회원들 사이에서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보궐선거 사태를 촉발한 변영우 대의원의장의 사퇴와 역할이 모호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자진 해체 요구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혁신위원회가 아니라 사원총회를 통한 내부 개혁 추진도 주문하고 있다.

추 회장이 보폭을 크게 가져가며 적극적으로 개혁의 주체로 나설 지, 다음 집행부가 개혁 기조를 유지하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할 지는 미지수다.

추 회장의 의지가 어떻든 간에, 의사협회를 둘러싼 외부 상황과 그의 짧은 임기로 인해 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어떤 선택을 하든 지금은 시간을 두고 그에게 응원을 보내야 할 때다. 선거에 출마했던 다른 후보들도 모두 하나된 의사협회를 약속했다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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