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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선거, 후보 3인 약점은?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4.05.30 6:10

노환규 전 회장이 의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대의원총회 불신임결의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심리가 종결된 가운데 제38대 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의료계는 가처분 결과가 늦어도 내주 초까지는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27일 2차 심리를 끝으로 심문이 종결됐고, 노 전 회장 측이 우편투표가 시작되는 6월 2일 이전에 결론이 나와야 의사협회의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수 차례 요청한 데다가, 담당 재판관도 2차 심리 말미에 “의사협회 회원끼리 반목할 필요는 없다. 조속한 시일 내로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선거전이 눈앞이다. 각 후보들의 약점을 짚어봤다.

   
▲기호 1번 유태욱 후보

▽기호 1번 유태욱 후보.. “유태욱이 누구야?”
기호 1번 유태욱 후보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명도가 약점이다.

가정의학과의사회장, 동대문구의사회장 등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커뮤니티에서도 유태욱 후보가 누구냐는 글이 올라올 정도다.

유 후보의 낮은 지명도는 후보등록 당시 추천서를 채우지 못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유 후보는 지난 5월 17일 후보등록 당시 세 후보 중 유일하게 선거인 500명의 추천서를 채우지 못했다.

하루 먼저 후보등록을 마친 박종훈 후보는 추천서 1,000여장을 제출했고, 17일 후보로 등록한 추무진 후보는 추천서 2,000여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추천서를 채웠다는 통보를 받은 반면, 유 후보는 선관위로부터 추천서를 추가로 제출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현장에서 유 후보는 추천서 1,200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중 상당수가 선거인 자격이 없는 회원으로부터 받아온 추천서였던 셈이다.

현행 의사협회 선거관리규정에 따르면 선거에 입후보하고자 하는 회원은 5개 이상의 지부에 나누어 선거권자 500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며, 각 지부 당 최소 50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유 후보는 과거 선거전에서 대패한 경험도 부담이다.

유 후보는 지난 2009년 동대문구의사회장 선거에 현직 회장으로 재선에 나섰다가 도전자인 윤석완 후보에게 80표 대 26표로 대패했다.

3년 뒤인 2012년 6월에는 대한개원의협의회장 선거에 나섰다가 패배했다. 유 후보는 제25차 정기평의원회에서 김일중 회장과 맞붙어 평의원 69명 가운데 17표를 얻는데 그쳐, 41표를 얻은 김일중 회장에게 졌다.

유 후보의 결정적인 약점은 그가 경쟁해야 할 후보를 선택하기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선거 구도와는 별개로, 당선 가능성을 높이려면 지지기반이 겹치는 후보, 즉 뺏어올 표가 많은 후보를 첫 타깃으로 삼아 집중 공략해야 한다.

이번 선거 구도가 친노 대 반노의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고, 유 후보는 박종훈 후보와 함께 반노로 분류된다. 따라서 반노 표를 놓고 박 후보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특히 유 후보는 지난 두 차례의 인터뷰에서 노환규 전 회장을 대놓고 저격해 친노로부터 표를 얻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 후보는 후보등록 현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노환규 전 회장이 추무진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비판하고, “노 전 회장은 법적 처분을 구했으면 그동안은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틀 후 이어진 정견 발표회에서도 유 후보는 “노환규 전 회장이 저질러 놓은 많은 문제들을 바로 잡아나가는데 주력하겠다.”라고 일갈했다.

결국 유 후보는 친노와 각을 세우며 반노 표를 결집하는 방향으로 선거전략을 구상한 듯 하다.

하지만 유 후보의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당선 가능성에서 경쟁자인 박 후보보다 우위를 점해야 한다.

유 후보가 박 후보보다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반노는 박 후보로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박 후보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하지만 박 후보보다는 유 후보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박 후보의 경우 그동안 노환규 전 회장과 끊임없이 각을 세워 왔지만, 유 후보는 올 초까지 노환규 전 회장이 이끈 비상대책위원회의 일원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유 후보가 박 후보와의 경쟁에서 밀릴 경우 매우 낮은 득표율을 기록하는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호 2번 추무진 후보

▽기호 2번 추무진 후보.. “보수층 안을 수 있을까?”
후보등록이 완료된 직후부터 친노와 반노의 대결로 선거 구도가 형성되면서 추무진 후보가 한발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하는 인사들이 많다.

경쟁자인 유태욱 후보와 박종훈 후보가 반노로 분류되는 반면, 추무진 후보는 유일한 친노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무진 후보에게는 바로 이점이 약점으로 평가된다.

노환규 전 회장의 불도저식 회무 처리 방식에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보수 인사들로부터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추 후보는 출마 직전까지 37대 집행부에서 정책이사를 역임하면서, 노환규 전 회장과 함께 회무를 진행해 왔다.

또, 노환규 전 회장을 선거대책본부장, 방상혁 의협 전 기획이사를 대변인으로 임명한 것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노 전 회장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는 긍정론과, 노 전 회장의 지지를 이미 확보한 상황에서 반노 진영을 자극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부정론이 그것이다.

실제로 추무진은 좋지만 노환규는 싫다며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는 말이 의료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친노와 개혁 세력만으로 승리가 가능하다며 보수층을 끌어안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그가 하나된 의사협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현재 다수 회원들이 개혁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 모두가 소통과 화합을 내걸고 있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이미 추 후보는 노 전 회장과 달리 대의원회와도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원총회 개최는 일단 유보를 택했고, 대의원회 개혁은 대통합 혁신특별위원회를 통해 대의원들과 함께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외에 경쟁자인 유태욱ㆍ박종훈 후보 보다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이미지로 인해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도 나온다.

그의 지지기반이 대의원회 개혁을 비롯해 정부와도 확실히 각을 세울 수 있는 수장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지적이 계속될 경우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개혁 세력이 지지자를 바꾸지는 않겠지만 투표를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무진 후보도 유태욱 후보와 마찬가지로 선거 패배 경험이 있다.

추 후보는 지난 2012년 경기도의사회장 선거에서 유효 투표수 2,220표 중 909표(40.95%)를 얻어, 1,022표(46.04%)를 얻은 조인성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 경기도의사회장 선거에서 패배해 놓고 의사협회장에 도전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지역의사회부터 단계를 밟아 상위 단체의 장에 도전해야 한다는 주장은 구태라는 지적이다.

또, 같은 논리를 유태욱 후보와 박종훈 후보에게 적용하면, 시도의사회장부터 출마한 후 의협회장에 도전하라고 하는 것과 같은 비판인 셈이다.

   
▲기호 3번 박종훈 후보

▽기호 3번 박종훈 후보.. “동료의사를 고소해?”
박종훈 교수도 나름 경쟁력 있는 후보로 평가 받는다.

이번 선거가 10개월이란 짧은 임기를 맡을 회장을 선출하는 보궐선거인 만큼, 대학교수에게 맡겨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가 있는데다가, 박종훈 교수가 대의원회를 개혁대상으로 지목한 노환규 전 회장과 수 차례 각을 세워온 만큼 반노로부터 상대적인 반사이익도 거둘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경쟁 후보들보다 두드러진 약점이 있다.

바로 동료 의사들을 고소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3년 1월 17일 오후 2시 30분경 의사커뮤니티 닥플 사무실에는 서울수서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이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을 들고 찾아왔다.

박종훈 후보가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닥플 회원 6명의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당시 고소를 당했던 당사자에 따르면 대부분 무혐의 처분이 났다. 하지만 처분일이 2013년 12월 31일이어서 고소를 당한 후 일년 여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문제는 박종훈 후보가 회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이유이다. 당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12년 7월 3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의사협회는 이날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정부의 나쁜제도 포괄수가제 강제시행을 끝내 막지 못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조선일보, 경향신문, 문화일보에 내보냈다.

이 광고는 ‘포괄수가제는 진료의 질이나 양에 관계없이 동일한 비용을 지불하게 되며, 환자가 비용을 더 내고 추가 진료를 신청하는 것도 법으로 금지돼 있어, 환자가 최선의 진료를 받을 기회를 법으로 금지한 제도로 그 피해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박종훈 후보는 같은 해 12월 4일 헬스경향에 기고한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정말’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칼럼은 잘못된 수가계약 구조의 개선을 촉구하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뛰쳐나온 의사협회를 향해 국민을 협박하는 방식이라면 의사단체가 설 자리가 없다고 비판하고,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꿔 달라며 투쟁을 주장하는 의사협회 집행부를 향해 국민을 협박해 얼마나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것이냐고 질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칼럼의 마지막 문구를 보면 ‘의사는 무엇을 얻기 위해 선택한 직업이 아니다. 의사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잘 먹고 잘살기 위해 선택한 길이 아니란 말이다. 의사협회는 더 이상 왜곡된 투쟁을 회원들에게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문하고 있다.

박 후보의 글을 읽은 많은 의사들은 바로 분통을 터뜨렸다. 수년 째 폐업률이 80%에 이르는 개원가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민초의사 입장에서는 대학교수의 신선놀음 같은 글에 뿔이 난 건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결국 의사커뮤니티에 박 후보를 비판하는 글이 무더기로 올라오더니 급기야 그가 재직중인 고대안암병원에 환자보내기 거부 운동까지 일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박 교수가 회원들을 고소했으니 개원가에서 박 교수를 곱게 볼 리 만무하다.

또, 박 후보가 언론에 기고해 온 다수 칼럼도 그가 표를 얻는데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그 동안 ‘도대체 얼마나 잘 살아야 양심적인 진료가 가능한가’, ‘원격의료를 허용한다고 해서 의료계의 큰 혼란이 온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의료계 파업은 모든 면에서 부적절하다’ 등 의사들의 정서에 반하는 글을 써 왔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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