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4월 17일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의 일부로 규정된 안경사 관련 규정을 별도로 독립해 규정하기 위한 ‘안경사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안경사에게 타각적 굴절검사기기를 이용한 타각적 굴절검사를 허용하고 콘택트렌즈 판매도 명시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복지부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고, 의사단체들은 반대 성명을 내놓고 있다. 김대근 안과의사회장을 만나 안경사법 제정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장영식 기자: 안녕하세요 회장님, 안경사법 제정안이 또다시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김대근 회장: 네, 노영민 의원이 지난달에 발의했죠.

장영식 기자: 지난해 4월 17일 국회 업무보고에서는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이 안경사에게 타각적 굴절검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었죠. 안경사들의 업무확대 주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대근 회장: 네, 오래 전부터 같은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안경사들이 요구하는 타각적 굴절검사기기를 이용한 타각적 굴절검사는 무엇인가요?

김대근 회장: 우리 눈의 시각검사를 하는 방법은 자각적 굴절검사와 타각적 굴절검사 두가지 방법이 있어요. 자각적 검사방법은 렌즈를 보며 스스로 보고 읽는 것으로 검사결과를 판단하는 것이고, 타각적 굴절검사는 기계와 검안사를 통해 검사하는 방법이죠.

장영식 기자: 두 시각검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김대근 회장: 자각적 굴절검사는 경험이 많지 않으면 정확히 찾기 어렵습니다.

장영식 기자: 타각적 굴절검사는요?

김대근 회장: 타각적 굴절검사는 본인에게 묻는 것이 아니고 눈의 도수를 재는 것입니다. 원리는 카메라 원리와 같죠. 안구와 동공에 빛을 투입시켜 망막에서 나온 광선속이 모이는 상점, 눈의 원점 및 근점의 위치를 찾아 눈의 굴절상태를 타각적으로 측정하는 겁니다. 빛의 초점이 눈의 망막에 맺혀야 하는데, 초점이 정확하게 맺히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아요.

 
 

장영식 기자: 타각적 굴절검사를 하기 위한 조건이 있나요?

김대근 회장: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암실에서 검사를 해야합니다. 그래서 아청법 때문에 여성의 경우 어려움이 있죠. 또한, 굉장히 오랫동안 연습을 해야 합니다. 검사하는 사람이 훈련을 해서 맞춰야 해요. 기술적으로 쉬운 게 아닙니다. 게다가 안과의사들은 굴절검사비를 7,000원 정도 받습니다. 안경점에서 왜 이런 어려운 검사를 하려는지 모르겠어요.

장영식 기자: 현재 안경사는 자각적 굴절검사와 자동굴절기기를 이용한 타각적 굴절검사는 할 수 있는 거죠?

김대근 회장: 네, 그렇습니다. 타각적 굴절검사는 검영기(retinoscope)를 이용해 점검해나가는 일종의 진료과정인데 그게 어렵기 때문에 자동굴절기기가 개발됐어요. 컴퓨터가 도수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이죠. 처음에는 안경사에게 자동굴절기기도 사용하지 못하게 했어요. 하지만 자각적 굴절검사만 허용하면 많은 렌즈를 직접 대어봐야 합니다. 그래서 자동굴절검사기까지는 허용해야 안경사들도 일을 원활히 할 수 있겠다 싶어서 거기까지는 타협을 해준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 어려운 타각적 굴절검사를 하겠다고 하네요.

장영식 기자: 안경사들은 대학교에서 검영기를 배웠다는 이유로 기기를 다루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주장하던데요?

김대근 회장: 대학시절에 타각적 굴절검사를 배운 것은 관계 없어요. 운전을 잘한다고 해서 면허없이 운전하면 안되는 거잖아요? 면허가 없어도 운전 잘하는 사람은 있어요. 하지만 운전면허를 따지 않는 이상 불법이죠. 안과의사들도 의대에서 뇌수술, 심장수술을 배웠어요. 그런데 안과의사들이 뇌수술을 하나요? 위험하니까 하지 않아요. 환자를 생각하니까요. 의료행위인지 아닌지는 국가에서 정한 겁니다. 사이비 의료인들로 인해 국민에게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의료인들만 할 수 있게 막아 놓은 것이죠. 이는 물러설 수 없는 선입니다.

 
 

장영식 기자: 의사들도 타각적 굴절검사기기를 쓰는 경향이 줄었다는 지적이 있던데요?

김대근 회장: 원래부터 두 가지를 다 써왔어요. 동공이 크면 반사되는 빛이 잘 보이겠지만 동공이 작으면 빛이 잘 보이지 않아요. 자동굴절검사 만으로 측정을 완벽하게 할 수 없어서 두 방법을 복합해서 합니다. 두 방법 다 필요한데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안경사들이 목소리를 높이니 국회의원들도 그런가보다 하는 거죠.

장영식 기자: 모든 안과에 검영기가 갖춰져 있다고 보면 되나요?

김대근 회장: 안과에 검영기가 없는 경우는 없습니다. 검영기가 없으면 정확한 시력검사를 할 수 없어요. 오히려 자동굴절기가 없는 곳은 있을 겁니다.

장영식 기자: 이번 안경사법 제정안에는 콘택트 렌즈 판매도 명시했더군요.

김대근 회장: 콘택트렌즈는 현재 애매하게 규정돼 있어요. 콘택트렌즈 처방은 의사만 할 수 있도록 돼 있고, 판매는 안경점에서 하도록 돼 있어요. 의사가 콘택트렌즈를 처방하면 안경점에서는 그 렌즈를 줘야 하죠. 과거에는 안경점에서 콘텍트렌즈를 판매할 수 없었는데, 안경사법이 되면서 일부 허용됐어요. 검사가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합니다.

장영식 기자: 6세 이하의 아동에게 안경 및 콘택트렌즈 판매 시에만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고 제한을 뒀던데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김대근 회장: 거꾸로 말하면 6세 이상은 안경점에서 처방 없이 콘택트렌즈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콘택트렌즈는 종류가 많은데, 여섯 살만 넘어가면 안경사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처럼 해놨는데 독소조항이 될 수 있어요.

장영식 기자: 알겠습니다. 다른 질문을 드려볼게요. 지난해 헌법재판소에서 한의사의 안압측정기 사용은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이 있었고, 한의사들이 이를 토론회 등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대책이 있으신가요?

김대근 회장: 헌법재판소 판결은 대법원처럼 최종 판결이어서 우리가 항소를 하거나 이의를 달거나 할 수 없습니다. 일부 회원들이 재판관에게 화도 내고 항의서한도 보낸 것으로 아는데 소용이 없다고 하더군요. 화가 나는 것은 헌법재판소가 한의사들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장영식 기자: 앞으로 어떻게 예상하세요?

김대근 회장: 부작용 사례가 많이 늘어날 겁니다. 예를 들면 녹내장이 안압만 재면 나오는 게 아닙니다. 과거 교과서에서는 안압수치가 21까지 정상이라고 했지만 요즘은 15~16의 안압 수치에서도 녹내장이 있을 수 있어요. 이를 정상안압 녹내장이라고 합니다.

장영식 기자: 안압수치가 절대기준이 될 수 없다는 말인가요?

김대근 회장: 사람마다 개인 차가 많아요. 혈액순환이 잘되거나 신경자체의 영향사태가 좋으면 안압이 높아도 시신경이 버팁니다.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녹내장은 안과의사들 사이에서도 애매한 경우들이 있어요. 몇 십 년씩 환자를 본 의사들도 의견이 엇갈리는데 책만 보며 배운 사람들이 환자를 본다는 건 위험한 발상이죠.

장영식 기자: 의사협회는 현재 보궐선거가 진행되고 있어요. 아시나요?

김대근 회장: 네, 알고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안과의사회 회원들 분위기는 어떤가요? 선거에 관심은 있으신지요?

김대근 회장: 회원들은 무관심 해요. 10개월짜리 의협회장을 누가할 지 관심이 없어요. 아무도 안나올 줄 알았는데 갑자기 서로 하겠다고 나서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습니다.

장영식 기자: 개인적으로 회원들과 선거에 대해 대화를 하시나요?

김대근 회장: 입을 꼭 다물고 있습니다. 선거의 중립을 지켜야하는 것도 있지만 이런 사태를 만든 대의원회가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의료계의 어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인데 잘한 거 같지 않아요. 창피해서 조용히 있습니다.

장영식 기자: 어떤 부분이 창피한 건가요?

김대근 회장: 며칠 더 있으면 대행체제로 갈 수 있었죠. 대행체제가 된다고 해서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왜들 이렇게 권력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어요.

장영식 기자: 그렇군요. 끝으로 안과의사회 회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김대근 회장: 발등에 떨어진 안경사법을 막기 위해 학회와 함께 노력중입니다. 회원들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해요. 국회의원들에게 후원을 한다거나 힘을 실어주는 방법도 필요합니다. 안경사법이 해결되면 백내장 수가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몇 년 전부터 심하게 당했어요. 애는 쓰고 있는데 쉽지 않아요.

장영식 기자: 지난해 인터뷰 당시 회원들의 참여를 호소하셨는데 상황이 나아졌는지요?

김대근 회장: 1~2년 전부도 회원들의 관심이 늘었어요. 학술대회 참여 회원도 증가했고요. 참여도가 높아지는 걸 보면 안과의사회 집행부를 어느 정도 믿어주는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죠.

장영식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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