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들이 건강보험 국제연수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에서 실력행사에 나서기로 해 이목을 끌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하는 건강보험 국제연수과정은 2004년에 시작돼 올해 7회째이며, 아시아ㆍ태평양ㆍ아프리카 지역의 교수, 의사, 공무원 등 보건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국내 건강보험제도의 우수성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올해는 지난 7일 시작돼 17일까지 11일간 서울 청담동 소재 프리마호텔에서 열리며, 총 40명이 참가한다.

주요 프로그램은 향후 건강보험 정책방향, 한국 의료전달체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등 강의가 주를 이루고, 참가국의 건강보험제도 소개, 공단 일산병원을 포함한 현장견학과 한국 문화체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프로그램 소식이 알려지자 개원가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 건강보험제도는 권력에 의한 의사들의 노동력 착취와 인권 유린이 자행된 결과로 이뤄진 것으로 우수한 제도가 아니라는 게 개원의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국내 건강보험제도는 의사들의 희생을 전제로 계획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제도로, 공급자의 일방적인 희생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 프로그램은 이러한 측면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채 다른 측면만 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개원의는 “살인적인 저수가로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중요한 진료과목이 고사 직전에 있는 게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의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한국의 건강보험의 껍데기를 보기 전에 먼저 당신들 나라의 의사들이 하루에 60명 이상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지, 토요일이나 공휴일도 진료하면서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일할 수 있는지, 그렇게 일하면서도 한사람 진찰료로 1만원만 받을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원가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전국의사총연합(대표 노환규)은 7일 관할경찰서에 프리마호텔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전의총은 9일 오후와 10일 오전ㆍ오후 양일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해외 보건의료 전문가를 향해 국내 의료제도의 잘못된 점을 알릴 계획이다.

전의총 관계자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의사의 고혈을 빨아 유지되는 사회주의식 의료제도일 뿐이다”면서,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한국 의료제도에 속지 말라고 조언해 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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