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수장이 본업인 산과진료보다 타 진료영역을 개척하자고 강조해 안타까움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강순범 이사장(서울의대)은 최근 열린 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진료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저평가된 수가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며, 대안으로 타 진료영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다.

강 이사장이 개척하자고 주장한 진료영역은 유방질환과 갑상선 질환이다.

그는 유방질환과 갑상선질환 강좌를 포함한 연수강좌를 마련하자고 언급하면서, 유방질환 워크숍과 장학제도 등을 운영하지 않으면 유방을 다루는 다른 진료과와의 경쟁에서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산부인과의 어려움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분만을 비롯한 터무니없는 저수가 개선에 더 힘을 쏟아도 모자랄 판에 진료영역으로 문제를 풀려고 한다는 비판이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전문의가 전문분야를 포기하고 타 분야로 눈을 돌리도록 만드는 의료정책이다.

현재 국내 분만비용은 미국과 일본의 10% 수준이며, 의료비가 저렴하다는 싱가포르와 견주어도 30% 수준에 불과하다.

산부인과를 지원하는 전공의는 수년 전부터 정원의 50%를 밑돌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게다가 산부인과는 직접적으로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의료분쟁이 생기면 가혹하게 뒤집어 쓰는 과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산부인과 의사들이 부업으로 눈을 돌리려 할까? 그러나 본업보다 부업에 힘을 쓰는 것은 임시방편은 될지언정 근원적인 처방은 될 수 없다.

학회가 저수가로 인해 거듭되는 산부인과의원의 도산과 전공의 지원 하락으로 인해 부족한 산부인과 인력, 국내의 열악한 산과 환경을 외부에 알리는데 좀더 힘써야 한다.

정부도 산부인과의 이러한 어려움을 고려해 산부인과 의사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묘안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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