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계 내부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20일 사이에 임시총회를 두 차례나 열어 결국 의협 회장 불신임안을 통과시켰고, 지난 24일에는 법제이사와 기획이사에 대한 불신임까지 발의했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출범한 ‘대한평의사회’는 지난 24일 노환규 회장이 중대하고 심각한 중앙윤리위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중앙윤리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했다.

또,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대의원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정관개정을 추진해 집행부와 갈등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를 둘러싼 각종 현안들을 살펴보면, 이렇게 내부 싸움에 힘을 뺄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청법, 의료분쟁조정법, 의료인폭행방지법 등 의료 관련 법안이 국회에 산적해 있고, 복지부와 진행하는 원격의료 시범사업과 전공의 수련환경개선협의체 등도 목전에 둔 상황이다.

그러나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의 지속되는 갈등에 회원들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고, 회장과 상임이사 불신임 뿐 아니라 대의원회의 행보에 불만을 품고 임원직을 사퇴하는 지역의사회가 속속 나오면서 회무 공백까지 우려된다.

의료계 내부 갈등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도 곱지 않다.

아청법 개정안을 발의한 박인숙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법안 통과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의협이 완전히 분열돼 내부 분위기 상 중지를 모으기 어려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4일 상임위인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아청법 개정안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6월 국회로 넘기기로 한 만큼, 의협은 법안 통과를 도울 피해사례 수집이나 관련자료 검토 등에 힘을 써야 한다.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도 갈등이 예상되지만, 힘을 쏟을 곳은 따로 있다. 의료계가 하루빨리 내분을 수습하고 의사들과 밀접한 현안 해결에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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