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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서 중요성 모르는데 무죄?
신경진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4.02.13 6:8

   
 
대한민국을 한때 떠들썩하게 했던 ‘사모님의 외출’ 논란의 발단은 진단서였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박OO 교수는 청부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윤길자 씨가 특혜를 누릴 수 있도록 진단서를 작성했다.

그가 작성한 진단서로 윤 씨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38차례 걸쳐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으며, 세 번 형집행정지를 처분 받았다.

이 같은 혐의가 인정돼 지난 7일 재판부는 박 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으며, 박 씨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그의 변호사는 진단서는 모두 허위가 아니었으며, 애매모호한 단어들이 지적돼 유죄 판결을 받게 됐을 뿐, 따지고 보면 무죄라고 주장했다.

만약 박 씨의 진단서가 모두 사실이라면, 그는 정말 무죄일까.

박 씨는 윤 씨의 유방암 수술을 집도했던 주치의다. 그는 ‘전신쇠약’, ‘비만검사’, ‘당뇨조절’ 등의 사유로 외래나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직접 입원장을 발부할 수 있는 진단서를 작성했다. 그와 전혀 상관없는 과목임에도 말이다.

‘조절’, ‘쇠약’ 등의 애매모호한 단어를 사용했지만, 윤 씨의 건강상태가 실제로 그러했다는 것이 박 씨 측 주장이다. 때문에 유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진단서는 의사가 진찰 및 검사의 결과에 관한 판단을 표시해 사람의 건강상태 등을 증명하는 문서로, 진찰 결과 알게 된 질병, 손상, 건강상태 등에 대해 향후 환자에 대한 치료 방향 등에 대한 의학적 판단을 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형사사건에서 상해의 부위 및 정도를 인정하는 중요한 증거로 사용되고 민사사건에서 배상액을 정하는데도 중요한 증거가 된다.

때문에 사람의 건강상태를 근거로 어떠한 판단을 할때 가장 신빙성 있고, 중요한 자료로 사회 전반에서 활용되고 있다. 진단서 기재 내용에 따라 여러 가지 중요한 사회적 결정의 결론이 바뀔 가능성도 크다.

이 같은 이유로 형법에서는 허위진단작성죄를 규정하고 사문서로써는 예외적으로 그 내용의 진실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의료법 제8조제4호에서도 허위진단작성죄 및 허위작성진단서행사죄로 처벌받는 경우, 의료인의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의사는 진단서를 작성할 때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환자의 의학적, 사실적 상태를 정확히 기재하고, 향후 치료 의견을 기재하는 경우에도 의료인으로서 보편적이고 타당한 결론을 도출해 제시할 의무가 따른다.

박 씨는 자신이 쓴 진단서의 몇몇 단어가 문제가 돼 유죄를 받게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그에게 진단서를 명확히 써야 하는 의사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죄를 물을 수 있다.

그 동안 진단서를 악용한 사례가 많았다. 특히 보험료를 더 많이 타기 위한 수법으로 진단서를 활용했다. 뿐만 아니라 윤 씨와 마찬가지로 수감생활을 하던 사회 고위층 인사들이 진단서를 악용해 형집행정지처분을 얻기도 했다.

의사의 양심과 의학적 지식이 집결되는 진단서가 악의적인 일에 연루되는 불미스러운 일은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때문에 의사는 자신이 작성하는 진단서가 갖는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의사의 진단서가 사회적으로 악용되는 일을 막기 위해 솔로몬의 지혜가 요구된다.

신경진 기자  skj8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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