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병원단체장의 갈지자 행보가 눈길을 끈다.

자신이 한 말을 하루 만에 뒤집는 가 하면, 원격의료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늘어놓다가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결론을 내놓기도 했다.

백성길 중소병원협회장은 지난 14일 병원협회 신년기자회견에서 “의사협회가 홀로 파업하는 것은 실패하게 돼 있다.”라고 발언했다.

백 회장은 하루 뒤인 15일 노환규 의협회장과 만나 “의사협회가 의료 현안에 잘 대처하고 있고, 중소병원협회도 의사협회의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주장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소병원협회도 의사협회와 입장이 같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백성길 회장은 “노환규 회장의 회동 내용이 지나치게 확대 해석되고 일부는 왜곡돼 언론에 전달됐다.”고 반박했다.

중소병원협회는 큰 틀에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뜻일 뿐, 원격의료와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에 대해서는 병원협회와 입장을 같이한다고 강조했다.

즉, 원격의료 허용에도 찬성하고,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허용에도 찬성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백성길 회장에게 노환규 회장과의 회동 내용 중 왜곡돼 언론에 전달된 내용이 무엇인지를 직접 묻자, “의사협회가 현안에 잘 대처하고 있다는 말과 의료제도 바로세우기에 공감한다고 말했다.”고 인정했다.

의사협회가 무엇을 왜곡해서 언론에 전달했다기보다는 백성길 회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백 회장의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은 원격의료 허용과 관련해서도 반복됐다.

백 회장은 병원협회 기자회견 당시 원격의료에는 대체조제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하더니, 막상 원격의료를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말 복지부가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직후 성명을 내고 “원격의료 법안은 건전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저해하는 상식 이하의 입법예고이다.”라며 반대입장을 밝힌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백 회장은 원격의료를 선시행 후보완 하자고 주장하는 셈이다. 의료계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제도를 시행한 후 문제가 생기면 땜질 처방하는 경우를 수차례 경험했다.

원격의료를 일단 허용한 후 대체조제를 막을 방법을 찾으면 된다는 식의 발상은 위험하다.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으면 위험부터 제거한 후 허용 여부를 고민하는 게 상식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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