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구용 항당뇨제 시장에 전혀 새로운 기전을 갖춘 신약이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국BMS제약과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그 주인공이다. 체내에서 과다한 포도당을 배출시키는 이 신약은 현재 경구용 항당뇨제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DPP-4 억제제의 강력한 도전자가 될 전망이다. 지난 11월 26일 SGLT-2 억제제 계열 항당뇨제로는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획득한 ‘포시가’를 조명했다.

▲새로운 기전의 경구 항당뇨제 ‘포시가’
▲새로운 기전의 경구 항당뇨제 ‘포시가’
▽기존 항당뇨제와 차별화된 고유한 기전
경구용 약물인 포시가는 기존의 다른 제2형 당뇨병 치료제에서 볼 수 없는 고유한 작용 기전으로 인슐린과 독립적으로 작용한다.

포시가는 SGLT-2(sodium-glucose cotransporter-2, 나트륨포도당운반체-2) 억제제라는 새로운 계열의 약물로,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걸러진 과잉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해 혈당을 낮추는 기전을 갖고 있다.

과잉포도당은 대부분 신장에서 걸러지지만 SGLT-2에 의해 신장의 근위세뇨관(proximal tubule)에서 재흡수되기 때문에 당뇨환자의 고혈당이 유지된다. 포시가는 이러한 SGLT-2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해 혈당을 조절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인슐린 작용경로와 무관하게 과잉 포도당과 칼로리가 소변을 통해 배출되도록 촉진해 혈당 수치를 낮춘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GLP-1, GIP 등 인크레틴 호르몬은 췌장에서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적절히 분비하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인크레틴 호르몬의 분비량이 줄어들며, DPP-4 효소에 의해 무력화된다.

현재 국내 경구용 항당뇨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DPP-4 억제제는 바로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GLP-1 유사체는 결핍된 인크레틴 호르몬을 대체한다.

이와 달리, 포시가는 신장에 작용해 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며 과다한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하고 칼로리를 소모시킨다. 또한, 과다한 포도당을 제거해 혈당 수치를 낮추며 임상시험을 통해 체중 및 혈압의 감소도 보고됐다.

▲과잉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기전을 쉽게 설명하고 있는 ‘포시가’ 유럽 제품 사이트
▲과잉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기전을 쉽게 설명하고 있는 ‘포시가’ 유럽 제품 사이트

▽11건의 임상시험에서 유효성ㆍ안전성 입증
식약처의 포시가 승인은 1일 1회 경구 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11건의 광범위한 임상 개발 프로그램 결과를 근거로 하고 있다. 임상시험에는 전세계 제2형 당뇨병 환자 5,693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3,939명이 포시가 치료를 받았다.

포시가 치료를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군에서 HbA1c(당화혈색소) 7% 미만의 목표를 달성한 비율이 위약군보다 높았다. 또한 포시가는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임상 개발 프로그램에서 저혈당 위험이 낮아 긍정적인 benefit-risk 프로파일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료 중단을 초래한 이상반응은 거의 없었으며 투여군 간에 고르게 분포했다. 포시가 10mg 복용 환자에서 치료 중단을 초래한 것으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혈중 크레아티닌 상승(0.4%), 요로감염(0.3%), 구역(0.2%), 어지러움(0.2%), 발진(0.2%) 등이었다.

단, 외음질염과 귀두염은 포시가 복용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외음질염과 귀두염 증례 대부분은 경증 내지 중등증이었으며 표준 치료에 반응을 보였고 포시가 치료 중단을 야기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기존 항당뇨제 시장에 여전히 거대한 미충족 의료가 존재함을 강조하는 ‘포시가’ 유럽 제품 사이트
▲기존 항당뇨제 시장에 여전히 거대한 미충족 의료가 존재함을 강조하는 ‘포시가’ 유럽 제품 사이트

▽경구용 항당뇨제 시장 새바람 기대
현재 다수의 내분비내과 교수들은 포시가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다. 인슐린과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차별화된 기전으로 인해 새로운 치료옵션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간 많은 신약이 출시됐음에도 여전히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미충족 의료(unmet medical needs)’가 높다는 점도 포시가 출시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 FDA 자문위원회가 포시가의 승인을 권고하는 결론을 도출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문위원회의 승인 권고로 포시가는 이르면 내년 1월 미국 FDA의 최종 승인을 획득할 전망이다. 유럽의 경우 이미 지난해 승인을 획득했다.

포시가를 공동 개발한 BMS와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들의 기대감도 높다. 양사는 지난 2007년 1월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의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한 이후 DPP-4 억제제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 콤비글라이즈 XR(삭사글립틴과 메트포르민 복합제) 등을 출시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국BMS제약 관계자는 “한국의 많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새로운 치료법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포시가는 메트포르민 및 인슐린 등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혈당 강하제를 보강해 환자들의 혈당 조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할 것이다.”라며, “아울러 체중 감소 및 혈압 강하 등 약리기전에 의한 추가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 역시 “당뇨병은 진행성 질환으로 시간 경과에 따라 병용치료를 필요로 하게 된다.”라며, “포시가는 제2형 당뇨병에서 인슐린과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SGLT-2 억제제 계열의 첫 번째 치료제로서 국내 환자와 의사들에게 새로운 치료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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