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의 20%를 낮추겠다”는 정부의 약값 인하책의 허점이 드러났다. 약가를 내리겠다면서 예산만 잔뜩 쓴 채 갑자기 계획을 바꾸고, 환자들 입장에선 아무것도 나아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MBC  ‘후 플러스’에서는 ‘비싼 약값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방송을 통해 정부의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업을 파헤쳤다.

이날 방송에서는 국내 제약업계의 제네릭 의존과 정부의 가격정책의 실패가 리베이트를 만연케 한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국내 제약업계를 살리기 위해 실시한 제네릭 장려정책 결과 많은 약들이 급여에 등재되고 가격도 높게 책정돼 제약사들이 R&D보다 리베이트에 집중하는 왜곡된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후 플러스’는 또 실제 우리나라 제네릭이 구매력 지수까지 고려하면 비교국가 15개국 중 가장 비싸다는 사실을 밝혔다.

제약업체에 종사했던 한 직원은 인터뷰를 통해 “약값은 굳이 비쌀 이유가 없다”면서 “리베이트를 해도 이익이 남기 때문에 직원들의 월급도 주고,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 개원의도 “본인부담금액만으로는 수익 충당이 안 된다”면서 “우리는 리베이트 대신 ‘경영지원금’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밝혔다.

전의총 노환규 대표 역시 “제네릭 리베이트를 없애려면 약값을 낮출 수 있을 만큼 낮춰야한다”고 지적했다.

리베이트를 막기 위해 시행되는 쌍벌제는 결국 높은 약가와 구조적 문제 때문에 발생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으며, 약가 정상화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약값을 획기적으로 낮춰 8,000억원의 약제비 절감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밝힌 기등재약 목록정비사업이 최고가의 80% 일괄인하로 가닥을 맺으면서, 인하 폭이 1원에서 5원 선에서 그친 것을 지적했다.

또한 특허가 남아있는 오리지널 약과 2007년 이후 제네릭으로 등재된 약은 약가인하 대상에서 제외돼 대표적 고가 만성질환 약인 아마릴, 스티렌과, 고혈압 치료제 1~3위 의약품 모두 약가인하 대상에서 예외가 된 것을 꼬집었다.

‘뉴스 후’는 마지막으로 “복지부가 주장하고 있는 8,000억원 약제비 절감효과에 대한 근거를 묻자 단 한 장의 답변을 보내왔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그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면서 “예산만 쓰고 약값은 못 내리는 것인지, 안 내리는 것인지 정부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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