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원의가 우리나라의 의료현실을 개탄하며 인터넷 상에 남긴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A 개원의는 최근 의사 커뮤니티에 올린 ‘경만호씨 대신에 제가 회장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경만호씨는 물러나주시면 안될까요?’라는 글을 통해 “제가 회장이 되면 모든 의과대학 학생들과 인턴들을 모아놓고 교육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터무니 없는 의료수가에 고통 받고 빚에 쪼들리는 개원의들의 상황을 설명하며, 특정 과목은 선택하지 말라고 조언을 해 주는 형식으로 한국의 의료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먼저 “흉부외과, 외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마취과, 비뇨기과는 하지말라”면서 “이 과목의 전문의가 되면 돈이 안 돼 개업하면 손가락만 빨다가 망해서 자살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돈 조금 벌다가 의료소송 걸리면 한방에 날아가 망하기 좋은 과는 성형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마취과다”고 덧붙였다.

A 개원의는 내과에 대해서는 “내시경 수가가 4만원인데 기계 값은 수천 만원에서 억대를 호가하니, 차라리 미용실을 차려 수백 만원 짜리 파마기계를 사서 10~20만원 받으라고 설명해주겠다”고 자조했다.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소아과는 초진료가 1만 2,280원, 재진료가 8,780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그런데 30~50명 봐서 돈을 벌 것 같나”고 반문했다. 또 “지금 의대생들이 개원할 때 쯤에는 평균 진료환자수는 30명 정도가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절대 생명과 관련된 과는 하면 안 되니 정신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피부과 를 지원하라고 설득하겠다”면서 “대한민국의 생명 값은 의사들한테는 8,780원이지만, 국민들과 법원에서는 3~5억원으로 취급되니, 의대생들은 정신차리고 생명에 관계된 과는 절대 선택하지 말라”고 전했다.

사람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의사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도 돌아오는 것은 저질 수가 뿐이고, 혹여 실수라도 한다면 억대의 의료소송에 휘말려 한 순간에 망하는 현실을 비꼰 것이다.

마지막으로 A 개원의는 “의학이든 막노동이든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교수님들은 학문만 가르치고 먹고 사는 법을 안 가르쳐 줬다”며 “제가 의협 회장이 된다면 대신 의대생들과 인턴들에게 먹고 사는 법과 파산해서 자살하는 상황까지 안 가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가르쳐 주려고 한다”고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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