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13주년을 맞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행보가 거침없다. 건강보험 시행 36년 만에 전성기를 맞이한 듯한 모습이다.

건보공단의 자신감 넘치는 행보의 중심에는 지난 2011년 제6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종대 이사장이 있다.

오랜 공직경험 등은 차치하더라도 건강보험에 대한 김 이사장의 열정과 애정, 지식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김종대 이사장의 과도한 건강보험 사랑이 자칫 건보공단을 공공기관이 아닌 이익단체로 보이게 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건보공단의 권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건보공단은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지극히 공정하고 객관적인 위치에 있어야 하지만, 단일 보험자의 지위를 갖춘 건보공단이 모든 것을 조율하고 조절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우려이다. 건보공단이 워낙 덩치가 크다 보니 수많은 비리와 권력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건보공단은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이사장을 중심으로 보험자가 느낀 불합리한 점들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건보공단 직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애사심이 충만해 있다.

마침 지난 13년간 공존해온 양대 노동조합도 최근 통합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건강보험 재정도 안정적이다. 외형적으로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과 관련된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판단한 김 이사장은 임기 하반기 과제를 진료비 청구ㆍ심사ㆍ지급 체계 개선에 맞춘 모양새다. 대표적인 행보가 유관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향한 공세다.

앞서 김 이사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공보험을 지키는 것이 이사장과 건보공단 직원의 의무이므로, 보험재정을 안정시켜 건강보험을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다. 단, 모든 행보가 지나치게 건보공단에 치우쳐 있는 인상이다.

현재 건보공단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많은 것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이 늘 강조하는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 제고는 보험자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제도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공감이 있어야 한다.

건보공단이 기관 스스로 내세우는 ‘세계 최고의 건강보장기관’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기다. 철저히 보험자의 입장에서 지속가능성을 외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보험자만 열광하는 지금의 전성기는 유관기관은 물론, 공급자와의 갈등을 야기해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 제고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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