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들의 대다수는 현재 대한의사협회의 구조에 문제점을 느끼며, 의원들을 위한 단체인 의원협회가 창설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포털 사이트인 닥플에서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까지 개원의 385명을 대상으로 ‘의원이 회원이 되는 의원협회의 창설제안에 대한 귀하의 의견을?’이라는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76%에 해당하는 292명이 ‘필요성에 공감하며 적극 찬성한다’라고 답했다.

‘역량의 분산을 가져오고 기존 조직과 부딪힐 것이 염려돼 적극 반대한다’라고 답한 의견은 4%(15명)에 불과했다.

이외에 ‘염려되는 부분이 있어 소극 찬성한다’는 11%(44명),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아 소극 반대한다’는 3%(11명), 아직 잘 모르겠다는 6%(23명)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0일에도 대한의사협회를 전문성을 관리하는 의사협회와, 수가협상 및 의원의 권익 신장을 담당하는 의원협회로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서울의대 의료정책실 권용진 교수는 이날 서울대 암연구소 이건의홀에서 열린 제8회 함춘포럼에서 “현재 의사협회는 의사회원들의 전문성도 인정받지 못하고, 이익단체로서의 기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목소리가 나온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의사회원들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의협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체감한 의사들이 조직개편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던 것.

특히 지난해 10월 출범한 전국의사총연합은 출범 당시부터 의원협회의 창설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전의총 노환규 대표는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의사들이 의사협회라는 한 배를 타고 있는 건 문제다”라고 지적하며, 의사협회의 구조적인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병원의 경영자, 병원에서 급여를 받는 봉직의, 수련을 받는 전공의, 군의관 및 공중보건의, 개원의사 등 여러 신분으로 나뉘는 의사들이 의협이라는 한곳의 조직에 소속돼 있다보니,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노 대표는 “의사협회를 운영하고 있는 주체라고 할 수 있는 대의원총회의 구성을 살펴봐도 의대 교수들의 비중이 매우 높은데, 이들이 이해관계가 다른 의원의 진료수가를 놓고 정부와 대립할 리가 없다”며, “의협은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의사협회 산하구조로 돼 있는 의학회, 병원협회, 개원의협의회를 대한의학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원협회 등 세개의 이익단체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협회의 창설 주장에 개원의들도 힘을 보탰다.

A 개원의는 “요새 의협의 행보를 보면 그 역할에 의문이 생긴다”면서 “개원의들을 위한 단체가 절박하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B 개원의는 “현재 의협의 구조 하에서는 개원의들이 이권을 찾을 수가 없다”며 “개원의들은 어디에서도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의무만 강요받고 있다”고 성토했다.

의원협회 창설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C 개원의는 “공중보건의사협회나 개원의협의회가 이미 존재하는 만큼, 이와 겹치는 부분을 잘 생각해야 한다”면서 “힘을 분산시키는 것 보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진행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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