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교신 저자 (왼쪽부터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케빈 페트 박사, (주) 큐리언트의 남기연 대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김재승 박사)
공동 교신 저자 (왼쪽부터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케빈 페트 박사, (주) 큐리언트의 남기연 대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김재승 박사)

국내 연구진이 기존 의약품에 대한 강한 저항성으로 인해 퇴치가 어려운 난치성(내성) 결핵균을 효과적으로 사멸시키는 혁신 신약후보물질(물질명: Q203)을 개발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페노믹스크린(PhenomicScreenTM) 기술을 활용해 초기 유효물질 도출에서 후보물질 개발까지의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례로 새로운 약효기전 발굴 및 혁신 신약후보물질 도출에 모두 성공한 국내 최초의 연구 성과로서 그 의의가 있다고 업계는 평가했다.

5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 따르면 Q203은 결핵균의 세포 호흡을 담당하는 핵심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결핵균을 죽이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치료 후보물질이다.

그동안 결핵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호흡기 전염성 질병으로, 최근 공공 의료 수준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다제내성균 및 광범위내성균의 등장, 후천성 면역결핍증(HIV)과의 동시 감염 등으로 인해 결핵 감염률은 여전히 통제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난 40년간 단 1건의 치료제(2012년 12월 31일 존슨앤존슨사의 결핵약물 ‘시르투로(SirturoTM)’ FDA 사용 승인)만이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을 정도로 결핵 신약개발 연구가 정체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새로운 결핵 치료제 발굴을 위해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자체 구축한 세포 이미징 기반 페노믹스크린(PhenomicScreenTM) 기술을 활용해 연구소가 보유한 약 12만개의 화합물을 탐색, 결핵 치료 효능을 나타내는 초기 유효물질을 도출했다. 이후 도출된 화합물의 최적화(lead optimization) 과정을 통해 혁신신약 후보물질인 Q203을 개발해 냈다.

결핵균에 감염시킨 살아있는 인간 대식세포를 활용해 실제 인체 내 감염경로 및 서식환경과 유사한 조건을 도입하는 신개념 연구법을 통해, 기존 단백질이나 효소 또는 결핵균만을 이용하는 생체 외 실험(in vitro)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생체 내 실험(in vivo)에서도 유의한 수준의 활성 발현이 가능한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한 것이다.

Q203은 실제 동물효능실험뿐 아니라 다제내성과 광범위내성 결핵 환자로부터 분리된 균주를 활용한 실험에서도 매우 탁월한 치료 효능을 나타냈으며, 독성 실험에서도 안전성이 입증돼 혁신신약 후보물질로서의 요건을 충족했다.

또한 Q203의 약효 기전 규명을 위해 연구진은 Q203에 내성을 가지는 돌연변이 결핵균을 인위적으로 생성시킨 후 전체 게놈 시퀀싱(whole-genome sequencing)으로 유전자 변이를 탐색, 결핵균의 세포호흡을 담당하는 핵심 단백질인 시토크롬 bc1(cytochrome bc1)의 유전자가 변형됨을 확인함으로써 기존 치료제와는 다른 새로운 결핵균의 약효 작용점을 규명했다.

Q203이 이와 같이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신약으로 출시되면 그간 기존 치료제의 한계로 고통 받던 내성 결핵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 및 결핵의 조기 퇴치에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Q203은 2010년 (주)큐리언트에 기술이전 후, 미래부 등 범부처 신약개발사업단 지원 과제로 선정돼 2014년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이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한국은 결핵 발생률, 유병률, 사망률에서 OECD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결핵은 국내 법정 감염성 질환 중 가장 높은 발병률과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다제내성결핵 환자 수는 2010년 대비 15% 증가했으며, 광범위내성결핵 환자수도 증가 추세다. 결핵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비용도 연간 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용어설명
-다제내성결핵(MDR : 1차 항결핵제에 내성을 보이는 결핵
-광범위내성결핵(XDR): 다제내성과 더불어 항생제 및 2차 항결핵제에 내성을 보이는 결핵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