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교수가 언론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한국 의사들은 인성 교육과 대화법 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해 개원가의 공분을 사고 있다.

서울대 윤 모 교수는 M신문 21일자 칼럼 ‘좋은 의사, 나쁜 의사, 못배운 의사’에서 요즘 환자의 마음에 함부로 칼질하는 못 배운 의사를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의사들은 더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칼럼은 “자기 표현도 안 되는 사람인데, 왜 굳이 성형외과 처치를 받으려는지….”라는 글로 시작한다.

이는 태어날 때부터 신체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정신연령이 낮은 막내 시동생이 침대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이마가 찢어져 119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갔더니 3시간 후 시동생을 보러 온 성형외과 의사가 던진 첫마디라며 소개한 것이다.

이어 윤 모 교수는 “손이 떨려서 찾아온 환자에게 ‘망우리 갈 때쯤이면 떨지 않게 되겠죠’라고 거침없이 내뱉거나, 언제쯤 회복할 수 있을까를 묻는 이에게 ‘신도 아닌데 어떻게 알겠냐’며 타박부터 하는 의사는 흔하다 못해 넘친다”고 수위를 높였다.

윤 모 교수는 “국내 의료환경에서 의사가 환자의 마음까지 생각하며 진료하기가 그리 녹록하지 않다. 큰 병원에만 몰려드는 수많은 환자를 점심식사 시간까지 쪼개며 진료해야 하는 의사들의 고충을 안다”고 한발 물러서는가 싶더니 “그래도 의사들이 환자와 공감하기 위한 최소한의 대화법이라도 익힌다면 몸이 아파 찾은 이들이 마음까지 다쳐 돌아가는 일은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고 공세를 계속했다.

그는 “어려운 의학용어를 외우고 병을 치료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인성교육, 그것이 힘들면 최소한의 대화법 교육이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국 의사들은 더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사들이 최소한의 대화법도 갖추지 못했고, 이로 인해 환자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기 때문에 의사들이 인성 교육과 대화법 교육을 더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윤 모 교수의 칼럼을 확인한 개원의사들은 의료현실을 외면한 채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기준으로 의사들을 폄하한 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

한 개원의는 “자기에게 듣기 좋은 말하면 좋은 의사고, 거슬리는 말하면 못배운 의사냐”고 따졌다.

다른 개원의는 “한국의사들의 위치는 시간강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이미 교수로서의 철밥통 그릇을 가진 윤 교수가 의사들의 삶을 이해하고 있지 않을 것이므로 이 글은 무효이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서비스는 무형의 가격이 아니며, 현대에는 서비스도 유형의 가격책정이 이뤄진다”며, “어떤 서비스를 원한다면 그만한 돈을 지불하거나, 팁을 주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자면 25cm 상처를 봉합하는데 가격이 8,000원인데 그 이유는 최저 가격인 블랙실크 1개로 3분 안에 꿰매는 기준 가격이 8,000원이기 때문이다”며, “0.5cm 간격으로 촘촘히 꿰매려면 30분은 걸리는데 최저 기술 기준으로 책정된 수가 하에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개원의들은 의사의 인성을 탓하며 몰아붙이기 전에 한번이라도 의사들이 처한 환경을 돌아봐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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