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로 인한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치료의학에서 예방의학으로 의료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약물의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고, 개발기간이 짧으며, 성공가능성이 높은 천연물신약이 각광받고 있다. 이에 식약청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의약산업의 고부가가치 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는 천연물신약이 신속하게 제품화될 수 있도록 지원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연물신약개발촉진법 제2조의 정의에 따르면, 천연물 신약이란 육상 및 해양에 생존하는 동ㆍ식물 등의 생물과 생물의 세포 또는 조직배양산물 등 생물을 기원으로 하는 천연물 성분을 이용해 연구ㆍ개발한 의약품으로서 조성성분ㆍ효능 등이 새로운 의약품을 의미한다.

▽성공화 사례
지난해 신종플루 대유행으로 유명세를 탄 타미플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천연물신약으로, 2009년 전 세계 매출액이 약 3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2008년에 비해 435%나 급증한 수치다.

타미플루는 중국의 토착식물인 대회향 또는 팔각회향이라는 천연물질로부터 개발했다. 팔각회향은 목련과 상록수 열매로 3,000여년 전부터 향신료로 널리 쓰여져 왔으며, 타미플루는 이 속에 들어 있는 시킴산으로부터 합성한 물질이다.

국내 제약사 제품 중에는 동아제약의 ‘스티렌정’이 대표적 천연물신약으로, 부작용이 거의 없어 기존의 인기 약물들을 제치고 국내 항궤양제 시장에서 단연 돋보이고 있다. 동아제약(주)의 위점막 보호제 ‘스티렌’은 쑥 추출물로 만들어졌다. 스티렌정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850억원으로 1,000억원대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또한 같은 해 에스케이케미칼(주) ‘조인스정’의 매출액도 약 250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천연물 신약은 많은 제약사들에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개발현황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04년 이후 천연물신약의 임상시험계획승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인구 고령화 추세와 관련된 골관절염ㆍ치매ㆍ암치료 등의 천연물신약이 주로 개발되고 있다고 밝혔다.

2004년 이후 진행되고 있는 48건의 임상시험의 분야로는 골관절염 7건, 치매 5건, 암 치료 또는 암 치료의 보조요법 5건, 천식 3건, 아토피 3건, 기타 주의력결핍, 당뇨, 간 질환 등이 있다.

이와함께 기업들의 천연물 신약 개발도 그 어느때보다 적극적이다. 지난 2004년 이후 승인된 국내 천연물신약은 총 47건으로, 2008년 7건에 불과하던 것이 2009년에는 15건으로 2배나 증가했다.

현재 식약청 허가를 받아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인 천연물 신약은 17건이며, 식약청은 이들 제품이 향후 1~2년내에 허가신청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체적 사례로는 지난 3월 유유제약의 천연물로 이뤄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식약청으로부터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유유제약 중앙연구소에서 개발되는 ADHD치료제(YY-162)는 기능성이 강화된 두 가지 천연물 추출물로 두가지 모두 특허된 은행엽과 인삼을 복합한 신약으로, 오는 2011년 10월을 발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

알레르기 질환에 효과를 보이는 바이로메드의 천연물 신소재(PG102)도 해외에서 특허를 취득중에 있다. 이 물질은 ‘다래 추출물(PG102)을 함유하는 알레르기성 질환 및 비알레르기성 염증 질환의 치료 및 예방을 위한 조성물’로써 최근 중국에서 특허를 취득했으며, 호주, 러시아, 뉴질랜드, 인도 등 8개 국가에서는 이미 특허가 등록됐다.

오스코텍의 관절염 치료 신약후보물질 ‘BT-201’은 EU 특허를 획득했다. BT-201은 천연물에서 추출한 관절염 치료 후보물질로 염증만은 완화ㆍ억제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연골의 재생과 뼈의 밀도를 높이는데 기여함으로써 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국내 제약회사가 개발한 세 번째 천연물신약이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식약청은 현재 녹십자가 제출한 천연물신약 ‘신바로캡슐’(골관절염치료제)의 임상자료를 심사 중이다.

신바로캡슐은 구척, 방풍, 우슬 등 6종의 생약 추출물이 주 성분이며, 자생한방병원에서 척추ㆍ관절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추나약물이 바탕이 됐다. 이들 6종 성분은 자생한방병원과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지난 2003년 미국에서 물질특허를 받았다.

이와함께 연구기관과 제약기업의 기술이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4월 세계적 천연물 의약품 개발에 주력하기 위한 ‘자생식물이용 기술개발사업단’을 통해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총 43건의 기술료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후보물질 개발(1단계) , 후보물질 특허출원(2단계), 철연물 신약 및 해외기술 이전(3단계)로 나뉜 연구단계에서 임상과 전임상 등 제품화 단계를 밟고 있는 3단계 기술이전 건수는 11건에 달한다.

특히 동아제약은 기술이전을 통해 스티렌 이후 두 번째 천연물 신약인 위장운동촉진제에 대해 임상 3상을 실시 중에 있다.

▽식약청의 적극지원
식약청은 향후 1~2년 내에 천연물신약 허가신청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조만간 제약업계 실무자와 공동으로 ‘천연물의약품 동등성 협의체’를 구성해 의약품등의 품목허가ㆍ신고ㆍ심사 규정을 명확하게 개정하는 등 천연물신약 개발을 촉진하기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지난 5일 전통적으로 축적된 우수한 의약지식 및 임상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국내 천연물신약 개발의 제품화를 지원하기 위해, 식약청내 허가심사 및 상담부서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제품화지원자문단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문단을 통하여 초기 연구ㆍ개발(R&D)부터 허가까지 후보물질 도출, 비임상ㆍ임상연구가 연계되도록 제품화 전과정에 실시간 자문 서비스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개발제품별 관리자 지정으로 민원상담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연구개발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하여 역량별ㆍ분야별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교육훈련 및 기술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신속허가제도 도입, 임상시험기준 특화, 흡수ㆍ분포ㆍ대사ㆍ배설에 관한 자료 면제 등 신속한 제품개발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세계시장 및 앞으로 전망
세계 천연물 의약품 시장이 전체 의약품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을만큼 그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판매되는 의약품의 60% 정도가 천연물의약품이거나 천연물에서 유래된 단일물질일 정도로 시장의 인기가 높은 것.

또한 세계 천연물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8~10% 정도로 성장속도 역시 가파르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힘입은 식약청의 천연물 신약 개발에 대한 적극 지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 제약사들의 뜨거운 개발 열기도 머지않아 제 2의 타미플루, 제 2의 스티렌정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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