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포럼에 경만호 의사협회장과 성상철 병원협회장이 함께 참여했지만 상반된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성상철 회장은 끝까지 자리를 지킨 반면 경만호 회장은 발제자가 주제발표를 하는 도중 자리를 떴기 때문이다.

이 자리는 서울의대 의료정책실이 ‘의약분업 10년의 교훈’을 주제로 마련한 포럼으로, 누구보다 의사협회장이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주최 측은 포럼이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약분업의 한 축인 약계 인사를 초청하지 않고, 의료계 인사와 중립인사로 볼 수 있는 언론인과 시민단체 관계자를 초청했다.

이는 의ㆍ약사 간 네 탓 공방이 벌어지는 것을 막고, 그동안 의약분업의 진행 과정을 돌아보고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논의하는데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이유로 그 어느 때보다 의료계 인사가 의약분업에 대해 솔직하게 발언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경만호 회장이 좀더 시간을 할애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

성상철 회장이 경만호 회장과 달라 보인 건 자리를 지킨 시간이 길었기 때문 만은 아니었다.

성상철 회장은 주최 측에 의약분업의 과정만 논의된 것 같아 미흡한 토론회였다며, 개선안까지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다시 개최해 달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토론에 참여한 복지부 과장에게 직능분업을 허락해 달라고 요구해 그를 곤란하게 하기도 했다.

병원에서 약사를 고용하면 국민들의 편의가 증가할 것이라는 이론을 폈지만 내면에는 병원 회원들의 숙원인 원내 조제 문제를 토론회에서 직접 언급한 것이다.

혹자는 국회의원이나 기관장들이 축사 후 토론장을 뜨는 건 관례가 아니냐고 반문할 지 모른다.

하지만 의약분업을 돌아보고 이를 교훈으로 삼자는 포럼이었던 만큼 경만호 회장이 의사협회 수장으로서 포럼을 경청하고, 플로어 발언을 통해 의약분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면 회원들이 박수를 쳐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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