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의 글리타존 계열 당뇨병치료제 ‘듀비에정(로베글리타존)’이 개발 15년여만에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같은 계열의 약물인 ‘아반디아’가 심장마비 위험성 등 안전성 문제로 퇴출된 이후 사측에서 사실상 출시를 포기했다는 루머도 떠돌았지만 결국 정부에서 허가를 받고 출시를 앞두고 있다. ‘듀비에정’은 이번 식약처의 허가로 사실상 ‘글라타존 계열=부작용’이라는 주홍글씨를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시장장벽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금 당뇨병치료제 시장은 DPP-4억제제가 장악하고 있는 만큼 글리타존 계열의 약물이 얼마나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본지는 DPP-4억제제와 글리타존 계열인 ‘듀비에정’의 효능ㆍ효과를 분석해봤다.

▽혈당 관리 방해요인 수반하지 않는 DPP-4억제제
현재 국내 당뇨병치료제 시장은 ‘DPP-4억제제 열풍’이 불고 있다. 시장 매출규모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자누비아ㆍ트라젠타ㆍ가브스 모두 DPP-4억제제다.

DPP-4억제제는 우수한 혈당강하 효과와 함께 혈당관리를 방해하는 저혈당 및 체중 증가 등의 증상을 수반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저혈당과 체중 증가는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심각할 경우 치명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을 만큼 위험한 이상반응이며, 또한 환자의 혈당 관리가 더욱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어, 혈당 관리에 있어서 주요 방해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저혈당이 발생하면, 중추신경계의 신호로 인해 인슐린 분비는 낮아지고, 당 신생은 높아지면서, 혈당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일련의 과정이 진행된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에서는 당뇨병 치료와 질병 자체에서 기인된 비정상적인 당 조절로 인해 저혈당 발생이 흔히 나타난다.

당뇨병의 유병 기간이 증가할수록 이러한 저혈당 발생은 증가하며, 특히 설폰요소제(sulfonylurea) 및 인슐린 주사 치료를 받는 환자에서 더욱 높게 나타난다.

저혈당을 인지하는 기능이 저하된 노인의 경우, 저혈당이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우므로 더 위험할 수 있다.

체중증가 역시 혈당관리를 방해하는 주요요인이다. UKPDS (United Kingdom Prospective Diabetes Study)의 결과에 따르면, 적극적으로 혈당 조절을 한 군과 그렇지 않은 군을 비교했을 때, 두 군간의 체중 차이는 3.1 kg로 나타났다.

이러한 적극적 혈당 관리에 수반되는 체중 증가는 치료 자체의 순응도를 저하시키고, 혈압 및 지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면서, 복부 비만을 유도해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혈당 조절을 방해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체중 증가는 설폰요소제와 치아졸리딘디온(thiazolidinedione) 계열의 약제, 인슐린 주사제에서 주로 나타나는 이상반응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당뇨병 치료제가 아닌 다른 약제를 사용해 체중이 감소할 경우, 이에 수반해 당화혈색소가 1% 내외 정도로 감소한다고 보고됐다. 따라서 체중 변화 역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이러한 이유로, ADA 가이드라인에서는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와 같이 체중 증가를 수반하지 않거나 오히려 체중 감소를 나타내는 약제의 특징을 중요한 장점의 하나로 설명하고 있다.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 상호 보완적 작용 우수
DPP-4억제제의 또 다른 장점은 메트포르민제제와 같이 썼을 때 상호 보완적 작용으로 우수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DPP-4 억제제의 임상연구 결과에서 메트포르민에 추가해 사용하였을 때, 설폰요소제와 동등한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저혈당의 발생 비율이 훨씬 낮고, 체중 증가도 나타나지 않아 DPP-4 억제제의 안전성 및 효용성이 입증됐다.

이러한 결과는 임상연구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는데, 전체 DPP-4 억제제 복용군에서 저혈당 및 체중 증가는 유의하게 낮았다.

즉 DPP-4 억제제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간에서의 당 신생을 억제하고 메트포르민은 인슐린의 저항성을 개선시키면서, 간에서의 당 신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면서 기전적으로 상호 보완을 하는 것이다.

또한 메트포르민이 장에서 GLP-1의 분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DPP-4 억제제와의 병용 시 활성 GLP-1의 농도를 더욱 높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한 가지 치료제로 당뇨병 치료 시 발생할 수 있는 3가지 결함을 모두 보완할 수 없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에서 약제의 병용요법은 필수적이며 특히, 서로의 작용 기전을 보완할 수 있는 약제의 조합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주홍글씨 벗은 글리타존 계열 ‘듀비에정’
종근당은 2000년부터 약 25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글리타존 계열 당뇨병 치료제 신약 듀비에정 개발에 성공,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이번 식약처의 허가로 사실상 ‘글라타존 계열=부작용’이라는 주홍글씨를 벗어나게 됐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글리타존계 약물의 장점은 무엇일까? 글리타존계 약물은 세포 핵 내에서 당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수용체인 PPAR gamma를 활성화시켜 혈당강하 작용을 나타낸다.

또한 인슐린에 대한 반응성을 증가시켜 혈당을 저하시키는 약물(insulin sensitizer)로 작용해 지방 및 근육조직에서 인슐린에 의한 당의 대사(산화)를 촉진시키고 글리코겐 합성 및 인슐린의 결합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우수하며, 지질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이번에 허가된 듀비에®정 역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으로서 지금까지 사용되어 온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에 비해 췌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저혈당과 같은 부작용을 나타내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제2형 당뇨 환자는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체내 장기가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져서 인슐린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환자를 뜻한다. 인슐린 감수성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는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는 약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듀비에®정은 이러한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듀비에®정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췌장의 수명을 최대한 유지하게 할 수 있다.

또한 듀비에®정은 임상시험 결과 혈중 지질(저밀도지단백 LDL, 고밀도지단백 HDL, 중성지방 TG)에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는 경향을 보여줬으며 2년 발암성 시험에서 방광암 발생 사례가 없었고 약물 대부분이 변으로 배설되므로 다른 유사 약물보다 방광에 부담이 적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근당 측은 “듀비에®정은 기존 글리타존 계열 당뇨 치료제에서 특이적으로 나타난 부작용 발생 위험성은 줄인데 반해 이 계열 물질의 장점인 인슐린 저항성 개선은 유지하는 우수한 당뇨 치료제”라고 자신하고 있다.

▽듀비에정, 시장성은 얼마나?
듀비에®정이 포함된 글리타존 계열의 국내 시장은 300억원 이상이며, 경구용 혈당강하제 중에서는 약 7%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글리타존계 당뇨병 치료제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킴으로써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가장 강력한 계열의 약물이다.

지난 6월 미국 FDA 자문위원회에서 임상 결과를 재분석한 결과를 심의한 후 글리타존계 약물인 로지글리타존이 다른 당뇨병 치료제와 비교해 심혈관계 위험성을 증가시키지 않으므로 압도적 다수의 자문위원들이 사용제한 완화를 권고한 내용이 발표되면서 향후 글리타존계 당뇨병 치료제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DPP-4 억제제가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글리타존 계열의 약물이 저평가 돼왔으나, 향후 듀비에®정의 출시를 통해 당뇨병 환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확대함은 물론 동일계열 의약품의 수입대체 효과도 얻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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