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리베이트는 복제약값을 낮추고, 진료수가를 올리면 해결된다.”

전국의사총연합 노환규 대표는 20일 MBC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차미연입니다’에 출연해 리베이트 근절 대책을 이 같이 제시했다.

노 대표의 출연은 지난 14일 복지부 김충환 의약품정책과장이 이 프로그램에 나와 의사들이 받는 리베이트가 보험재정을 갉아먹는 주범이라고 지적하자 의사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의료계에 반론 기회가 주어짐에 따라 이뤄졌다.

노환규 대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리베이트 범정부 대책은 문제에 대한 처방이 잘못됐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근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환규 대표는 “리베이트가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다는 정부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상당수 국민들이 잘못 알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노환규 대표는 리베이트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높은 복제약값과 낮은 의료수가를 꼽고,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주범은 리베이트가 아니라 높은 약사 조제료라고 지적했다.

노환규 대표는 “국내 전문의약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복제약값이 선진국에 비해 비싸게 책정돼 있는데 이 같이 약값을 높게 책정한 당사자는 제약회사가 아니라 정부이다”고 꼬집었다.

노환규 대표는 “제약회사가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그 돈을 약값에 반영하는 것이 아니고, 정부가 이미 약값을 높게 책정해 놓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이윤을 제약회사 의사들에게 판촉비로 제공하는 것이 리베이트이다”며, “리베이트는 건보재정에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제약회사의 높은 이윤구조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건보재정과 리베이트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노 대표는 복제약값을 낮춰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를 막아야 한다고 신문 광고까지 하며, 정부를 압박했지만 정부는 이 같은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의총은 올해 초 회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주요일간지에 수차례 광고를 낸 바 있다.

노 대표는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된 이유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만성질환을 앓는 노년층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고 언급했다.

노 대표는 “하지만 1년에 3조원 가까이 빠져나가는 조제료도 건강보험재정을 악화시키고 있는 큰 원인 중의 하나이다”며, “요즘은 사람이 하지 않고 기계가 조제하거나 한달치씩 약이 포장돼 나오는 경우도 많은데 고혈압 약 한 곽을 집어줘도 한달치 조제료가 건보재정에서 빠져나간다”고 지적했다.

노환규 대표는 “리베이트를 없애려면 복제약값을 낮추고, 원가 이하로 낮게 책정된 진료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며, “낮은 의료수가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의사들이 제약회사의 대가성 판촉행위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노환규 대표는 “리베이트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에 있는데, 원인은 그대로 놓아두고 정부가 의사들만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에 의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리베이트가 비판받는 이유는 건보재정 부족 때문이다”며,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이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말하고, “전세계에서 보험료가 가장 낮다고 자랑만 하지말고, 이제는 보험료를 현실화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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