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약품과 사료첨가제 제조업체로 출발한 씨티씨바이오가 필름형으로 제형을 변경한 비아그라 제네릭, 세계에서 2번째로 출시될 경구용 조루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명실공히 기술력을 가진 인체 의약품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일반인에게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외 제약사들에게 인정 받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씨티씨바이오. 본지는 씨티씨바이오 전홍렬 부사장을 만나 뛰어난 연구역량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민승기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씨티씨바이오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필름형이나 구강형으로 변경하는 기술로 제약계에서는 유명하지만 대중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은데요. 우선 씨티씨바이오에 대해 간단히 소개좀 부탁드릴께요.
전홍렬 부사장: 저희는 1993년 동물의약품 유통회사로 시작했어요. 그러다 1999년 LG생명과학과 기술제휴를 하면서 씨티씨바이오로 사명을 변경했어요. 이후 코스닥 등록을 하고 2003년 10월부터 공장을 보유하면서 인체 의약품 분야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인체의약품 사업분야는 기술을 개발해서 라이선스 아웃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사업모델이에요. 씨티씨바이오에 근무하는 전체 인력 중 40%가 R&D인력이에요.
또 저희는 미생물발효기술, 약물코팅기술, 약물전달기술(DDS) 등의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판권계약, 기술수출을 하는 형태죠. 현재 글로벌 CMO업체인 카탈란트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테바 등과도 필름제형 의약품 수출에 대한 계약을 맺었어요.
민승기 기자: 씨티씨바이오라고 하면 ‘필름형 의약품’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전홍렬 부사장: 외부에서는 우리회사가 필름제형 전문회사로 보는데 이는 하나의 파트이지 주력이 아니에요. 필름제형 기술은 ‘패션’처럼 유행이라고 봐요. 우리의 차세대 먹거리는 필름이 아닌 DDS기술을 이용한 다층으로 형성된 정제와 대사체 개발이 될 거에요.
민승기 기자: 그렇다면 필름형으로 더 이상 나올 제품은 없나요?
전홍렬 부사장: 필름은 전략적으로 OTC를 많이 하려고 해요. 필름제형에 대한 인식도가 낮더라구요. 그래서 대중광고를 하면서 ‘제형이 전통적인 정제만 있는게 아니다.’고 어필하고 싶어요. 최근에는 OTC 틈새가 열리는 것 같아 비중을 더 높이고 있어요.
특히 필름형 OTC는 아이들이 먹는 약 위주로 갈 거에요. 아이들이 먹는 약은 맛도 중요하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필름제형의 장점은 해외 출장이나 여행시 명함지갑에 쉽게 넣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죠. 향후 상비약 개념이 구급약통이 아니라 명합 수첩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에요.
이외에도 필름제형에 적용 가능한 적응증은 여러가지가 있어요. 개발해놓은 약물들은 약 40여개정도에요. 사실 필름제형 실데나필은 후순위였지만 시장의 요구에 따라 빨리 나왔죠.
민승기 기자: 씨티씨바이오의 차세대 먹거리는 필름형이 아니라 다층으로 형성된 정제와 대사체 의약품 개발이라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대사체 의약품도 우리의 차세대 먹거리에요. 한미FTA가 정식으로 발효되면 염을 제거하거나 변경하는 등의 개량신약 개발이 어려워져요. 이미 남미나 호주 싱가폴 등은 FTA체결로 유사약물의 범위를 정해놨는데 복합제, 용량가감제제, 염의 제거나 변경 등이 금지가 됐죠. 우리나라도 범위를 벗어날 수 없어요. 그걸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대사체를 개발하는 것이에요.
필름제형 이후에 다층으로 형성된 정제와 대사체의 개발이 우리의 앞날을 좌우하는 제품이 될 것으로 생각해요.
민승기 기자: ‘대사체 의약품’이라는 것이 생소한데요. 쉽게 설명해주세요.
전홍렬 부사장: 대사체 의약품을 쉽게 설명하면 A라는 성분의 약을 먹으면 A성분이 몸에서 흡수돼 특정질환에 효과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A성분의 약을 먹었을 때 대사과정에서 A-1로 바뀌고 A-1이 특정질환에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경우 A-1성분을 대사체라고 하고 A성분이 아닌 A-1성분을 연구해 약으로 만드는 것이죠.
이 같은 대사체 의약품은 개량신약처럼 개발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신약의 대우를 받죠. 미FDA에서도 신약으로 분류가 돼 있어요. 또 특허침해 논란에서도 빠질 수 있고 효과도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우리는 수년전부터 이 같은 대사체 개발을 준비하고 있어요.
민승기 기자: 굉장히 기대가 되네요. 씨티씨바이오가 이처럼 뛰어난 연구역량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또 우리 회사의 제품 개발속도가 빠른 것은 ‘이직률이 제로’이기 때문이에요. 월드클래스300에서도 우리회사의 강점으로 ‘이직률 제로’를 꼽았어요. 실제 씨티씨바이오 제약부분에서 일을 하던 사람이 그만두고 다른 제약회사로 간 사람은 한명도 없어요. 이게 왜 장점이냐구요? 이직률 제로라는 것은 근속연수가 길다는 것이고 이는 신입사원이 오더라도 선배들이 ‘그거 해보니 안되더라.’며 방향전환을 빨리 할 수 있어요. 뻔한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민승기 기자: 마지막으로 씨티씨바이오가 궁극적으로 가야 될 목표가 있다면요?
전홍렬 부사장: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에 씨티씨바이오 연구소를 갖는 것이에요. 화이자나 글락소 같은 곳은 제품을 제안하는 작은 회사가 2,000여개가 있다고 해요. 사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목표이지만 우리 연구소를 현지화 시키고 싶어요. 실제 우리보다 작은 회사들도 연구소를 많이 운영하고 있구요. 한국에서는 현실적으로 연구위주로 가기 힘들어요.
민승기 기자: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