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벡 제네릭이 출시되더라도 쓰지 않겠다.”

만성골수성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내달 3일부터 ‘글리벡 제네릭’이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글리벡 제네릭은 쓰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글리벡 제네릭, 낮은 가격으로 ‘승부수’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바티스의 만성골수성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은 오는 6월 3일부로 특허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동아ST, CJ제일제당, 대웅제약, 종근당 등 국내 제약사들은 글리벡 제네릭 출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노바티스가 국내에 출시하지 않은 200mg, 400mg 고용량 제품까지 만들면서 글리벡과 차별성을 두는가 하면 원활한 백혈병치료제 시장 진입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CJ제일제당의 경우 선발 제네릭으로 1년간 오리지널 약가의 58.9% 가격을 받을 수 있지만 현재 글리벡의 가격의 23% 수준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 글리벡 제네릭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제약사들은 소폭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워 글리벡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의료계, 글리벡 제네릭 효과에 의문
하지만 정작 백혈병치료제를 직접 처방하는 의료계에서는 ‘글리벡 제네릭은 쓰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실제 서울 유명대학병원 혈액내과 A교수는 “글리벡 제네릭이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나는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리벡 제네릭에 대한 효과를 왜 신뢰하지 못하느냐’라는 질문에 “글리벡과 그 제네릭은 화학식 구조가 다르다. 글리벡은 베타폼이고 제네릭은 알파폼이다. 이는 효과적인 부분에서도 분명히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글리벡과 글리벡 제네릭의 화학식 1차 구조는 동일하지만 3차원적인 구조를 결정하는 결정체가 서로 다르다.

예를 들어 베타폼이 왼손이라고 할때 알파폼은 오른손이다. 오른손과 왼손은 모습이 동일하지만 차이가 분명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한 제약사 관계자는 “1차 구조가 아니더라도 3차 구조가 다르면 약에 대한 효과가 틀려질 수 있다. 글리벡 제네릭이 아무리 싸다고 하더라도 의사에게 약효에 대한 신뢰감을 주지 못하면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리벡 약값 지원 중단, 차세대약 반사이익?
제네릭 출시로 노바티스는 글리벡 약값 지원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제네릭 출시 이후에도 이 같은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글리벡 약값 지원 중단은 글리벡 제네릭이 아닌 차세대 백혈병치료제에게 반사이익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차세대 백혈병치료제는 한국BMS제약의 ‘스프라이셀’(다사티닙)과 한국노바티스의 ‘타시그나’(닐로티닙)로 이들은 이미 1차 약제로 승인받았다.

일양약품 ‘슈펙트’(라도티닙)의 매출증대도 기대되는 품목이다. 아직 2차 치료제이지만 현재 3상 임상 진행중이며, 3상이 끝나면 1차 치료제로 등재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글리벡’ 대비 약효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다는 점과 환자지원프로그램이 중단된 현재 글리벡 약가 대비 오히려 저렴하기 때문에 글리벡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글리벡과 글리벡 제네릭은 시장에는 지고 있는 약물이라고 생각한다.”며 “글리벡의 약값 지원 중단으로 차세대 백혈병치료제(스프라이셀, 타시그나, 슈펙트)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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