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4일 집행부 개편을 단행했다. 집행부에 새로 참여하는 인사가 5명에 불과해 소폭 개편이라는 평이 많지만, 보직을 변경한 인사까지 더하면 모두 11명이 새로 자리를 맡은 것이어서 중폭 개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집행부는 안정적인 회무운영과 조직강화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입장이다. 노환규 호 2기 집행부를 살펴봤다.

▽2기 집행부, 어떤 분야 보강했나?
의사협회는 이번 인선에서 학술ㆍ기획ㆍ대외협력 분야를 강화했다.

그중에서도 학술분야를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노환규 회장은 현재 원광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양현덕 교수(신경과)를 학술이사에 기용했다.

양현덕 학술이사는 지난해 11월 발탁돼 정보통신이사직을 수행해 왔다. 양 이사는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병원에서 교수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약 60여편의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활발한 학술활동을 자랑한다.

그는 지난해 의협에 발탁될 당시에도 신경과학회와 치매학회에서 국제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양 이사의 기용과 별개로 기존 임인석ㆍ이혜연 학술이사는 유임이 결정돼 총 3명의 학술이사가 활동하게 됐다.

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의사협회에서 학술이사직에 이사 3명을 함께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환규 회장의 학술 분야 강화를 위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기획분야를 강화한 것도 관심을 가질만 하다.

공석이던 기획이사에 방상혁 전 홍보자문위원을 발탁했고, 기획전문위원으로 이용진 전 기획이사와 김길수ㆍ박용언 전 기획정책 전문위원을 기용했다.

방상혁 기획이사는 지난해 홍보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의사협회 홍보물 제작에 참여했으며, 한마음의사대회를 기획할 당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획전문위원에 발탁된 인사들은 1기 집행부에서도 기획 관련 업무를 맡았기 때문에 2기 집행부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외협력 분야의 경우 지난해 이주병 이사 홀로 업무를 맡아왔으나, 이번 인선에서 이상주 전 보험이사를 대외협력이사로 추가 투입했다. 이와 함께 한송이 강남구의사회 총무이사를 대외협력전문위원으로 발탁해 대외업무를 강화했다.

이 밖에 새로 발탁된 총무이사와 보험이사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총무이사는 그동안 송형곤 공보이사 겸 대변인이 겸직해 왔으나 이번 인사에서 강청희 연세서울의원 원장을 기용했다.

강청희 총무이사는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전 대한흉부외과개원의협의회) 총무이사, 광진구의사회 보험이사를 역임했고, 현재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부회장과 광진구의사회 총무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전문과의사회와 지역의사회에서 연거푸 총무이사직을 맡을 만큼 친화력이 장점이라는 평이다.

이번 인사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던 송형곤 공보이사 겸 대변인이 짐을 덜게 된 것도 이번 인사의 소득 중 하나다.

보험 분야의 경우 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연준흠 교수를 보험이사로 기용했다.

연준흠 보험이사는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서 지난 2010년부터 보험이사를 맡아 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연임돼 학회에서만 4년째 보험업무를 맡고 있는 보험통이다.

연 보험이사는 지난 36대 의협 집행부에서 보험이사를 지낸 경험이 있어, 전문성과 회무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보험전문위원으로 박종률 서울시의사회 보험이사와 서인석 전 의협 기획정책 전문위원을 기용해 보험 분야의 양과 질 측면을 모두 보강했다.

이외에 이용민 이사와 황지환 이사가 각각 사퇴와 보직변경으로 자리를 비운 정책분야의 경우 추무진 경기도의사회 부회장(용인시의사회장)을 기용해 무게감을 유지했다.

▽신임 인사, 보직변경, 유임은 각각 몇 명?
노환규 호 2기 집행부에 새로 합류한 인사는 모두 5명이다.

상임이사로 합류한 인사는 강청희 총무이사, 연준흠 보험이사, 추무진 정책이사이며, 전문위원으로는 박종률 보험전문위원과 한송이 대외협력전문위원이 발탁됐다.

보직을 변경한 인사는 6명이다.

양현덕 전 정보통신이사가 학술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이상주 전 보험이사는 대외협력이사를 새로 맡았다.

이용진 전 기획이사는 기획전문위원으로, 황지환 전 정책이사는 의무전문위원으로, 방상혁 전 홍보자문위원은 기획이사로, 서인석 전 기획정책전문위원은 보험전문위원으로 옮겼다.

유임된 인사는 모두 16명이다.

임인석ㆍ이혜연 학술이사, 팽성숙 재무이사, 임병석 법제이사, 이재호ㆍ백경우ㆍ주영숙 의무이사, 유승모 보험이사, 송형곤 공보이사 겸 대변인, 이주병 대외협력이사, 김지완ㆍ경문배 정책이사, 김연희 법제자문위원, 이홍선 사무총장, 최재욱 의료정책연구소장, 이동규 연구조정실장 등은 유임됐다.

단, 기획정책전문위원에서 기획전문위원으로 이름이 바뀐 김길수 위원과 박용언 위원은 의사협회에서는 유임인사로 구분하지 않았으나 보직 명칭으로나 업무의 유사성으로 볼때 보직 변경인사로 보기는 어렵다. 

▽상근부회장 인선 7월 완료…조직 개편 예정
이번 인선에서 상근부회장은 여전히 공석으로 남았다.

윤창겸 전 상근부회장은 지난 3월 29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토요휴무 가산 전일 확대가 무산되자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당시 노환규 회장은 거듭 만류했지만 윤 부회장의 사퇴 의지가 강해 사퇴서를 수리한 바 있다.

이번 인선에서 빠진 상근부회장 인선은 늦어도 7월 경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 회장이 “몇몇 분에게 상근부회장직을 제의했고, 현재 답변을 기다리는 인사도 있다.”며, “늦어도 7월 초까지는 인선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 대해 노환규 회장은 “학술 분야를 강화했고, 기획과 대외협력 분야 보강에 중점을 뒀다.”고 총평했다.

이어 “조만간 조직 개편을 통해 사업 분야와 대회원 민원서비스를 강화하겠다.”며, “특히 민원서비스의 경우 전담이사를 둘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인선에서는 거물급 인사나 새 인물이 발탁되지 않은데다 1기 집행부 인사 다수가 2기 집행부에서도 활동하게 돼 회무 운영의 안정 및 조직 강화에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노환규 회장이 취임 첫해 회무 경험이 미숙했다고 자체 평가를 내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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