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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료인의 의료사고 감정은 난센스”[생생인터뷰]의료분쟁조정법 비판한 의협 이동욱 전문위원
손의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3.04.30 6:8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의료중재원)이 출범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조정참여율은 아직 40%에 불과하다. 의료중재원은 저조한 참여율의 주요 원인을 의료분쟁조정법과 의료중재원에 대한 의료계의 오해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의료계는 의료분쟁조정법에 대해 오해하고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듣고자 대한의사협회 의료분쟁조정법특별위원회 이동욱 전문위원을 만나 의료분쟁조정법과 의료중재원에 대한 의견을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손의식 기자: 의료중재원이 최근 의료분쟁조정제도의 원활한 운용과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의료분쟁 조정법 시행 1주년 성과와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는데요. 성과를 논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보시나요?

이동욱 위원: 성과는 없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실제로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잖아요. 의료중재원의 발표를 보면 성과가 없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손의식 기자: 조정참여율이 40%대를 밑돌고 있는 원인이 어디 있다고 보시나요?

이동욱 위원: 우선 의료사고와 관련된 양측을 조정하는 절차에 문제가 있어요. 의료중재원의 조정절차를 보면 양측을 조정하는 게 아니라 의료사고 특별수사법처럼 한쪽을 피해자로 다른 한쪽은 가해자로 규정하고 있어요. 쉽게 말해 조정절차에 참여하는 의사를 피의자 취급하는 규정으로 돼 있어요. 의료중재원의 말대로 돈 안 들고 신속한 해결이 가능하면 어떤 의사가 참여하지 않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소송으로 가는 이유가 여기 있는 거에요. 기본적으로 양측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형평성이 있어야 합니다.

손의식 기자: 하지만 의료중재원은 형평성을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동욱 위원: 가장 대표적인 예가 감정위원 부분이에요. 감정은 귀동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에요. 감정이란 결국 실체적 진실의 규명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규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문가가 감정해야 해요. 예를 들어 손 기자님이나 제가 천안함 침몰사태와 관련해 무슨 이유로 침몰했는지 감정할 수 있겠어요. 마찬가지예요. 의대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 의사도 판단하기 어려운 사건의 과실유무를 어떻게 판단하겠어요. 그 자체만으로도 비과학적이고 난센스에요.

손의식 기자: 의사가 의사를 감정하는 데 따른 의심의 눈초리가 있는 것도 사실 아닌가요?

이동욱 위원: 그런 논리라면 판사가 죄를 지으면 판사가 재판하면 안되죠. 판사가 판사를 봐줄 수 있잖아요. 그런데 판사가 재판하잖아요. 의료부분은 의료전문가가 감정할 수밖에 없는 거에요. 대신 그 의료전문가는 의료계에서 존경받고 덕망 높은 분들로 구성돼야 해요. 그분들의 인격이나 판단능력을 신뢰 못한다는 이유로 비의료인이 의료인 감정위원의 감정을 감시하는 건 좋아요. 그러나 감정위원 5명 중 비의료인 3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점은 누가 봐도 과학적이지 못한 거죠.

손의식 기자: 감정위원 구성 외에 다른 문제는 없나요?

이동욱 위원: 현지조사를 가능케 한 점도 큰 문제에요. 민사재판에서도 현지조사는 하지 않고, 형사고소를 당해도 병원에 찾아와서 뒤지지 않아요. 그런데 의료분쟁조정법에서는 필요에 따라 현지조사를 할 수 있게 돼 있어요.

손의식 기자: 건강보험법에서도 필요에 따라 현지조사를 할 수 있게 명시하고 있지 않나요?

이동욱 위원: 맞아요. 건보법에서도 필요에 따라 현지조사를 할 수 있다고 하고 있죠. 그런데 실제로 현장을 보면 어떤가요? 사전에 예고도 없이 조사범위도 정하지 않고 들이닥쳐 권한을 남용함으로써 의사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잖아요. 의사들은 그런 부분에 대한 노이로제와 반감이 상당히 심한 상태에요. 이에 의사들 탓인가요? 현지조사를 어떤 식으로 운영했는지 돌아보면 복지부가 자초한 일이라는 점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실사라는 완장을 차고 마치 범죄인 다루는 것 이상으로 의사들에게 월권행위하고 있어요.

손의식 기자: 그 같은 현지조사가 의료분쟁조정과 관련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이동욱 위원: 맞아요. 의료분쟁조정법 역시 마찬가지예요. 조사인 5명이 완장 차고 병원에 와서 현지조사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으면 3,000만원의 벌금도 부과한다고 하잖아요. 분쟁조정에 어떻게 벌금형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한쪽이 진행절차가 공정하지 않다고 할 경우 조정 거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한다. 의료중재원 말로는 의사에게도 혜택을 준다고 하는데, 그 의사가 혜택을 포기하겠다는데 그걸 왜 벌금으로 강제하나요.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손의식 기자: 대불금제도에 대한 의견을 여쭤봐도 될까요?

이동욱 위원: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의료분쟁 합의 후 지불이 안된 금액은 십원도 없어요. 의사들이 신용이 낮은 것도 아닌데 배상만 판결하면 되지 돈 떼일까 봐 돈까지 받아주겠다고 하는 것은 너무 의사를 공정하지 못하게 여기는 것이죠. 소송해도 판결만 하지 어느 판사가 돈까지 받아주나요. 또 한가지, 같은 직종에 있다는 이유로 해당 의사가 돈을 지불을 못할 경우를 감안해 다른 의사들이 연대로 내야 하는 것은 연좌제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손의식 기자: 의료계는 감정자료의 활용도 문제 삼고 있지만, 의료중재원은 감정자료를 소송에 활용한 사례가 없다며 우려하지 말라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이동욱 위원: 문제는 언제든지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돼 있다는 점이에요. 환자가 현지조사와 이에 불응 시 벌금 3,000만원 등을 통해 마련된 자료를 소송으로 가지고 가게 되면 제도가 증거수집 절차로 전락할 수 있어요. 환자 입장에서는 학습효과가 생기게 된다는 거에요. 그렇게 마련된 자료로 과실 확인 후 형사 고소하면 처벌을 피할 수 없어요. 형사 특례라고 하지만 환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명시적 의사표현을 해야 하죠. 그런데 고소는 그 자체만으로 처벌을 원한다는 것이고, 이 경우 무과실이 아니면 고소된 의료인은 전부 범죄인이 되고 말겁니다. 지나치게 형평성을 잃은 제도에요.

손의식 기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동욱 위원: 의료분쟁조정은 양측의 의료분쟁을 효과적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이 취지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양측이 법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법안으로 들어오도록 해야 하죠. 의사의 조정참여율 낮으니까 신청 거부를 못 하게 하겠다는 것은 헌법적으로 불가능해요. 조정은 당사자가 원하지 않을 때는 안 하는 게 맞는 거에요. 강제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헌법에도 위배됩니다. 의료중재원이 대국민 홍보를 하면 할수록 객관적인 문제점은 더 드러나게 될 것으로 봅니다. 부당한 부분을 개선해 신속하게 의료분쟁을 해결하고, 합리적인 제도로 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의식 기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손의식 기자  pressm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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