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생생인터뷰
기사인기도
전 해군 약제병 “약사 전문성 인정 못해”[생생인터뷰]약국조제료 지적한 약제병 출신 강형민 씨
손의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3.04.15 6:10
2010년 국내 의약품 총 지출비는 217억 3,100만달러로, OECD 평균 226억 9,400만달러의 95.8%에 해당한다. 입원 진료비와 외래 진료비가 OECD 평균 대비 각각 64.8%와 46.9%인 것을 감안하면 유독 의약품 지출비만 높은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의료계 일각에서는 국민의료비 항목 중 약국에서 조제 시 적용되는 약국관리료, 기본조제기술료, 복약지도료, 조제료, 의약품관리료 등의 약국 행위료야말로 불필요한 항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까지 군대에서 약제병으로 근무한 독자 강형민 씨(가명. 남 25세)로부터 조제료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제보가 입수됐다. 지방 D 시에 거주하는 강형민 씨를 만나 제보의 이유와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봤다.(지역과 실명은 본인의 요청에 따라 익명처리함)

   
손의식 기자: 의료계에 종사하는 근무자가 아닌 독자를 인터뷰하기는 오랜만입니다. 제보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강형민 씨: 저는 해군 의무근무대에서 약제병으로 근무하고 전역을 했어요. 전역 후 약국에 가보니 제가 했던 똑같은 일을 약사가 하는 것을 알게 됐죠. 그런데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제가 한달치 약을 약국에서 받아 가면, 약국에서는 조제 명분으로 약 1만원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런 조제료가 1년에 총 3조원에 달한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저는 아직 대학생이라 해당하지 않지만, 부모님 월급에서 매달 꼬박꼬박 건강보험료가 나가는데, 이런 건강보험료가 조제료로 너무 많이 지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약국에서 약을 포장하고 받는 조제료가 그렇게 힘들거나,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지 않은 일임을 밝히기 위해 제보를 결심했습니다.

손의식 기자: 군복무 시절 근무했던 의무부대는 어떤 곳이었나요?

강형민 씨: 제가 복무하던 해군 의무부대는 진료과만 6~8개 정도가 있었고, 환자는 하루 평균 100여명 정도가 왕래했어요. 다른 의무부대는 가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병원이 아닌 단위부대에서 이 정도면 큰 편이라 생각합니다. 환자가 많이 오는 날은 200명이 넘어가는 날도 있었어요. 6~8개 정도의 과에서 초단위로 쏟아지는 처방전들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아요.

손의식 기자: 의무부대에서 어떤 업무를 보셨나요?

강형민 씨: 처방전을 읽은 후 약을 조제하고, 복약지도까지 했습니다.

손의식 기자: 조제나 복약지도를 위한 교육을 따로 받았나요?

강형민 씨: 후반기 교육 때는 영양제 놓는 법, 처방전 읽는 법, 의약 제품 명칭 등 일반적인 공통지식을 배워요. 그런데 저는 처음부터 약제병이 아니라 의무병 병과를 받았어요. 해군 의무병은 육군과는 달리 약제병이 따로 분류돼 있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자대 배치를 받고 실무를 하기 전까지는 어느 부서에서 어떤 업무를 보게 될지 모르죠. 결국, 자대 배치 후 간부와 선임으로부터 전자차트 보내는 방법이나, 약품 분류하는 법, 보관하는 법, 포장하는 법 등에 숙달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교육받았어요.

손의식 기자: 혹시 입대 전 약대에 다니셨거나, 관련 전공과였나요?

강형민 씨: 아닙니다. 전혀 상관없는 경상 계열이었어요. 제 후임도 경상 계열이었고요. 육군은 약대 다니던 학생들이 약제과로 배정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군은 그렇지 않아요.

손의식 기자: 복무 시절 조제건수는 하루 평균 어느 정도였습니까?

강형민 씨: 하루에 120건 정도 조제했습니다. 아침 9시에 업무를 시작하면 점심시간 전까지 세시간 동안 무려 60장 이상의 처방전이 쏟아졌던 기억이 나네요.

손의식 기자: 당시 받은 교육만으로 조제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강형민 씨: 처방전 읽는 법만 제대로 알고 해당 부대에 어떤 약품이 있는지만 숙지하고 있으면 사고나 실수할 일은 없어요. 약 이름과 성분을 모르는 경우나 알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킴스 온라인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서 쉽고 빠르게 찾아볼 수 있죠. 모든 의무부대가 그렇지는 않지만 대부분 컴퓨터와 포장기기 정도는 구비돼 있어 숙달만 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손의식 기자: 약화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강형민 씨: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조제와 복약지도하는 23개월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어요. 물론 정신 차리지 않으면 실수할 수 있는 상황들이 많기는 해요. 그러나 어떤 일이든 바쁘고 정신없을 때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누구라도 실수할 수 있겠죠. 이는 약사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처방전 조제는 비전문적 업무”
손의식 기자:  개인적으로 의약품 조제가 전문적이지 않다고 보십니까?

강형민 씨: 함부로 말하기엔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미뤄 봤을 때 약을 조제하고 포장하고 복약지도 해주는 것을 전문적인 업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손의식 기자: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가 있나요?

강형민 씨: 제가 전문적이지 않다고 보는 것은 처방전 조제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예를 들어 일반약을 두 가지 이상을 처방할 때 화학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약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가 필요하겠죠. 하지만 처방전 조제는 임의조제를 하지 않는 이상 의사로부터 받은 업무를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방전만 읽을 줄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죠.

손의식 기자: 그렇다면 조제료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강형민 씨: 앞서 말씀드린 대로 처방전 조제는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 이에 대해 건강보험에서 조제료를 지급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조제료가 건강보험에서 빠지면 그만큼 예산을 다른 의료에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복약지도료도 마찬가지예요. 물론 약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있어요. 이럴 때 복약지도료는 이해해요. 약사가 복약지도를 제대로 수행했을 때는 줘야겠지만, 실제로 약을 짓다 보면 다 그렇지는 않지만, 복약지도를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약봉투에 용법 등을 쓰는 것만 하는 약사들도 있더라고요. 복약지도를 소홀히 하는 약사까지 굳이 복약지도료를 줘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손의식 기자: 혹시 지금이라도 약국에 배치된다면 조제가 가능하신가요?

강형민 씨: 제가 약품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이 정말 빙산의 일각이라 할 수도 있고, 약과 약 간의 화학작용 같은 것도 아는 부분이 거의 없다고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포장 및 조제, 복약지도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약국에 데려다 놓아도 자신 있게 해낼 수 있습니다.

손의식 기자: 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손의식 기자  pressmd@naver.com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의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주요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