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8일 진주의료원을 찾았다. 노환규 회장이 진주의료원을 찾은 이유는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해서다. 노 회장은 이날 진주의료원 노조지부장을 비롯한 노조원들과 면담 후 병동에서 환자 보호자, 환자를 돌보는 공보의, 요양병원 분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이어 도에서 파견한 의료원장 직무대행을 만나 의료원 실태를 전해듣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대화의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진주행 KTX 첫차를 타고 3시간 30분을 달려 진주역에 도착한 뒤 기다리고 있던 승용차를 타고 의료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40분경이다.

먼저 노환규 회장 일행을 맞이한 건 병원 주위를 둘러싼 대형 현수막들이었다.

현수막마다 진주의료원의 폐업 결정을 철회하라는 내용과 정상화에 나서라는 내용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병원 정문을 들어가니 진주의료원 노조위원장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로비에는 약 30여명의 병원 노조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로비 한쪽 벽면에는 로비농성 41일차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노 회장은 그들을 뒤로 하고 2층으로 향했다.

진주의료원 2층 대회의실에서 이날 첫 면담이 이뤄졌다. 의협 측에서 노환규 회장, 송형곤 대변인, 홍보팀 임종식 실장, 이성민 팀장이 자리했고, 노조 측에서 박석용 지부장과 박진식 부지부장이 자리했다.

또, 서울에서 방문한 김경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유지현 위원장과 나영명 정책실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의사들도 말이 많았다. 의료인 문제라서 목소리를 내야 하고 가서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도지사 님이 와 보셨을 것 같다.” 간단한 상견례 후 노환규 회장이 질문을 시작했다.

“잘못 알고 있다. 아직 오지 않았다.” 노조측의 답변이다.

노 회장은 “도지사님이 안오셨다니 의외다.”며 고개를 저은 후 “아무튼 기본적인 생각은 있지만 확인해야 할 게 있어서 왔다.”고 질문을 이어갔다.

노 회장은 “20여년 전 공중보건의 경험이 있다. 다행인지 두 곳에서 근무했는데, 두 곳 여건이 너무 달랐다. 한쪽은 노조가 박해를 받는 곳이었고, 다른 한곳은 노사간 화합이 잘돼 의료원이 잘 유지되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박해받는 곳은 사측 부정으로 방만한 경영이 문제가 됐다. 여기는 홍준표 도지사가 주장하는 것에 따르면 노조가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의사협회는 경영에 대해 이런저런 드릴 말씀은 없다. 일차적 관심은 이 지역 의료원을 이용하는 주민과 환자들, 입원해 있는 환자들, 이용 주민들의 건강이다.”고 말했다.

이어 “며칠 전 다른 의료원장을 만난 적이 있다. 그분은 본인이 근무하는 의료원도 폐쇄돼야 한다고 말하더라. 공공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 밖에 안되고 93%에 이르는 민간병원이 공공서비스를 상당수 부담하고 있다. 진주의료원이 해결되면 공공의료원 가이드라인을 만들수 있지 않을까 목소리 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은 “의외로 먼 곳이다. 시간내 주셔서 감사인사드린다. 직접 와서 보고 판단하겠다는 오픈 마인드 환영한다. 지역 주민, 환자 먼저 생각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적극 공감한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폐업 발표 후 41일째인데 워낙 속도감있게 진행돼 충격이 컸다. 지금은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의료가 갖는 역할이 이만큼 쟁점화 된 적이 없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공의료와 한국의료 체계가 사회공론화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공공의료 비중이 작은 국내 의료현실에서 이 문제가 보건의료계의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으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궁금한 점은 답변드리겠다. 입지조건이나, 지방의료원 현대화에 대해서, 그리고 복지부가 지난해 재정을 지원해서 호스피스 병동도 새로 만들었다. 도지사는 이런 병원을 한번도 와보지 않고 폐쇄를 밀어붙인다. 안 와봤다는 것에 대해 목소리 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가장 궁금한 것이 환자 현황이었는데 표로 만들어줘서 알게 됐다(노조 측은 노 회장이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의료원 현황자료를 건넸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도에서 문제삼고 있는 것은 적자가 심하다는 거다. 하지만 경영 부분은 일단 배제해 놓고 싶다. 공공기관이 민간의료기관들과 성과지표를 비교하면 이는 경쟁하라는 것이다. 원래 설립 목적에 맞게 경영성과 말고,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취약자에 대한 배려라든지, 공공의료에 맞는 뚜렷한 성과를 내놓을 수 있었다면 이러한 비판은 잦아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했다. 거기에 대해 말할 게 있나?”라고 물었다.

박진식 부지부장은 “진주시 인구가 33만이다. 외래 환자는 연간 20만에서 22만명 정도이고, 일년에 3~4개월은 병실 여유가 없다. 병실가동율은 평균 80%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지부장은 “내과 외래 위주로 하다보니 장기환자가 많다. 그렇다보니 지금 남아있는 환자도 7년 이상 계신 분도 있다. 2009년도에 신종플루가 왔을 때 8,000명 정도 진료했다. 경상남도는 사스나 신종플루 당시 의료원이 한 게 없다고 문제 삼는다.”고 꼬집었다.

박 부지부장은 “일년에 10억원에서 12억원 정도 지원을 받지만 보호자 없는 병실과 호스피스, 장애인 산부인과와 치과, 인공관절 사업에 쓰인다. 이런 지원은 장애자나 다민족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중에 진료과장님이 독거노인을 일주일에 두번씩 정기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의료원은 이런 부분이 없다고 하니까 일반 시민입장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고 억울해 했다.

이어 “부채 부분도 할말이 있다. 2008년도에 이곳으로 이전했다. 이전에 중앙동이라는 시내 한복판에 있다가 왔는데 장비 구입비로 50억원을 국채 발행해서 부채 안고 있다. 또, 병원이 안정될 때까지 50억원 정도를 개발기금으로 받아서 부채를 안고 있다. 부채 안에는 퇴직금 정산금과 감가삼각비 등 다른 부분이 포함돼 279억원으로 포장됐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은 운영기준이 다르다. 적자나 부채를 이유로 말하니까 가슴이 무너진다. 진주의료원을 운영해오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운영이 안됐다. 병원장이 세차례 중도 사퇴했다. 공공의료 사업적인 기준이 뭐냐? 공공 맡고 있어서 예산지원도 받고 맞다. 복지부로부터 응급의료기관으로 3년 연속 지정받았고, 보호자없는 병실을 최초로 시행해서 대통령 상도 받았다.”고 거들었다.

나영명 정책실장은 “병원을 옮기는 것을 두고 도에서 타당성 검사를 했다. 노조는 이 시기에 이전하는 게 맞느냐고 문제삼았지만 당시 김태호 도지사가 강행했다. 이전 당시 어려웠지만 이제 혁신도시 생기고, 2년 안에 아파트도 다 들어선다. 병원이 필요한 시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때 노환규 회장은 “공공의료기관 설립은 돈을 버는 게 아니지 않나? 엄밀하게 말하면 적자가 나야 되는거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유 위원장은 “공공 서비스를 제대로 할수록 적자가 난다. 이를 건강한 적자라고 한다.”고 답했다.

노 회장은 “언론에서 두가지 서로 다른 기사가 있는 걸 봤다. 노조에서도 구조조정에 대한 합의를 했는데 도에서 지나치게 방만하다고 주장한다. 설명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박 지부장은 “지난해 10월 18일 노사가 경영개선계획에 합의했다. 토요 무급근무, 연차 수당 최대 11일 지급, 구조조정차원에서 31명(2012년 말 11명, 2013년 10명, 2014년 10명)이 명예 퇴직하기로 했다. 그 이후 올해 2월 28일 13명이 명예퇴직했다. 토요무급근무는 병원-의사 관계로 인해 준비가 안돼 있어서 도에서 시행하지 않았다. 그래놓고 노동조합에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 어불성설이다.”고 주장했다.

노 회장은 “보호자 없는 병실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 듣고 깜짝 놀랐다. 사실 보건의료인력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 그게 충분해야 보호자 없는 병실도 가능하다. 풍족한 보건의료인력을 쓰더라도 충분한 경영이 되도록 정부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중에 하나가 저수가이다. 합리적 수가로 만들어야 한다. 다른 나라에 비하면 의료계에 쓰이는 세금이 너무 적다. 공공의료에 대한 구조도 그렇고 그 부분을 주장하고 싶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노 회장은 “도에서 주장하는 것은 친척과 지인을 통해서 많은 분이 들어왔다. 필요해서 뽑은 사람이 아니라 개인적인 인연에 의해 뽑았다고 한다. 이 부분이 궁금하다.”고 물었다.

유 위원장은 “보호자 없는 병실은 도에서 지원해주고, 간병인력에 대한 인건비, 김두관 지사가 노조와 정책 협약했다. 진주의료원에 최초로 간병인력이 추가 투입됐다. 인력 증가는 이전하기 전 사람이 부족해서 비정규직을 고용했다. 이전 할때 병상수가 늘어나다보니 직원수를 늘렸다. 우리가 맘대로 할 수 없고, 도에서 다 결정하는거다.”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현재 급성기 205병상, 노인병원 120병상을 운영한다. 구조조정하면서 40여병상 이상 줄였다. 비정규직을 고용 시에도 인사위원회를 개최한다. 5명 중 한명이 들어간다. 한명 티오 받으려면 인사위원회를 개최한다. 친인척과의 관계 말씀하시는 걸 보면 인사위원회 노측 한명이 조정한다는 건데 말이 안된다. 특히 인사위원회 개최 시 최하점과 최고점을 뺀다. 나머지 점수를 공개로 채점한다.”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의료원이 받고 있는 보험진료수가의 경우 공공병원도 민간병원과 같지 않느냐.”고 물었다.

유 위원장은 “저수가 정책말씀하시는 건가? 보건의료 노조가 주장하는 게 악순환 끊고 선순환 가자는 거다. 수가만 올린다는 건 못하는 거지만, 보험료도 적정하게 내고, 적정하게 보장도 해주고, 수가도 적정하게 해주고, 선순환이 돼야 한다. 환자는 병원 갔을 때 병원비 걱정없어야 되는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노 회장은 “저도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만 천원이라는 비용으로 될지 의문은 있다. 불필요한 의료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실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시뮬레이션이 좀더 세밀했으면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송형곤 대변인은 “영국 스탠포드도 질적인 의료 하락이 있고, 수년간 보고서를 보면 무지막지한 일이 일어났다. 공공의료 성격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지역의 대표성을 가진 분들과 병원 경영 위해 머리맞대고 있나? 여기서 내보내면 갈 곳없는 환자 많다. 그런 조직체 없으면서 이런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송 대변인은 “언론에서 노조 직원은 90% 이상 진료비가 감면되기 때문에 일인실을 이용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설명을 부탁했다.

박 부지부장은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의 경우 진료비 감면이 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시행하다가 도 감사의 지적에 걸렸다. 지금은 중단됐다. 당시 지적된 금액이 37만원이다.”고 씁쓸해했다.

유 위원장은 “거버넌스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의료원에 이사회가 있는데 과반을 도에서 파견하게 돼 있다. 지역주민 대표는 없다. 진주의료원을 중심으로 양쪽은 농촌지역이다. 이런 지역적 특성을 연구하고,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지방의료원 법에 이사회에 지역주민대표가 들어갈수 있도록 거버넌스 만들어야 되는거 아니냐고 제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 회장이 “의료원에는 노조도 있고 사측도 있다. 방만한 경영에 대한 책임을 왜 노조에게 지우느냐?”고 묻자 박석용 지부장은 “경영에 참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한번도 들어주지 않았다. 병원과 도에서 모두 결정했다.”고 답했다.

노 회장은 “관리부서는 반대하느냐.”고 묻자 유 위원장은 “반대한다. 병원이 문을 닫는 상황이라 노사개념이 없다. 모든 결정은 이사회에서 한다. 언론에서 강성노조가 지난해 경영진단을 반대해서 못 했다고 한다. 거기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복지부에서 운영진단을 했다. 똑 같은 운영진단을 수천만원 들여서 또 해야 하나. 복지부 운영진단에 따라 노조가 경영합리화를 제안했다. 이런 과정을 삭제하고 다른 얘기 하고 있다. 노조가 구조조정안을 반대했다고 하는데 어떤 얘기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노 회장은 의료원장이 왜 중간에 사퇴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요구했다.

박석용 지부장은 “도지사가 의료원장을 임명한다. 전전전 원장이 3년을 채 못 채우고 2년 10개월하고 나갔다. 도에서 다른 사람을 원장으로 내세우려고 모함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오고 전문경영인을 들이자고 해서 현대건설 이사가 들어왔다. 그분이 획기적으로 해볼려고 하다가 일반경영과 병원경영이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다. 의사를 콘트롤하지 못했다. 의사 경우엔 해달라고 해도 거절해버리고, 강하게 해버리면 나가버렸다. 콘트롤이 안되니 2년 6개월만에 중도사퇴했다. 전 의료원장은 1년 2개월 단시간에 그만뒀다. 홍준표 도지사가 코드가 안맞다고 내보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의료원장 폭행사건에 대해서도 설명을 요청했다.

박진식 부지부장은 “그 사건은 이미 13년전 일이고, 폭행이 아니라 점거농성이다. 그걸 표현한 것이다. “고 말했다.

노 회장은 노조의 설명을 듣고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작게 보면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몰이해이고, 크게보면 의료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한국의 여러 의료 문제점이 여기에 몰려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번 일을 통해서 그동안 미시적으로 바라봤던 문제들을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의료인, 노조, 국민,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반드시 해답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산별노조인데, 캐치프레이즈가 돈보다 생명을..이다. 병원에서는 분배문제가 있을 수 있다. 산별노조다 보니 큰 틀에서 제도도 신경쓰고 있다. 노동조합만 하면 투쟁이고, 사측이 하면 로비이며, 노사가 같이하면 정책변화이다.”고 말했다.

그는 “수가문제, 공급체계, 인력 문제 등 이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어떻게 풀것인가. 아젠다를 던지고 가야한다. 이건 상당히 큰 충격적인 사건이다. 적자, 부채 다 맞다고 치더라도, 법정에서 재판관이 벌금형을 놓고 가리고 있는데, 새로 온 재판관이 사형을 선언한 상황이다.”고 비유했다.

이어 “공공병원이 가지는 수익성이 잣대가 아닌, 도에서 감사하면서 주차장 유료화 왜 안했나와 같은 감사 지적은 나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노환규 회장이 “지난해 7월부터 신포괄수가제를 시행하고 있지 않느냐.”고 묻자 박진식 부위원장은 “급성기 병상에 장기환자가 많다보니 병원에서는 급성기를 돌릴수 없고, 병상 회전율이 나쁘다.”고 말했다.

노 회장이 “신포괄수가제의 리스크로 봐도 되느냐.”고 묻자 박진식 부지부장은 “잘나가는 병원은 유리하다. 우리같이 장기병원은 병상에 대한 기간을 줄여야 한다. 7월, 8월 신포괄수가제하고 80명의 환자가 빠졌다.”고 동의했다.

노 회장은 “신포괄수가제 하에서 공공의료기관이 정상진료한다면 못한다는 거다. 지불제도 개편이라고 하는 간단한 문제라고 하지만 이게 환자에게 굉장히 영향을 미친다. 환자와 공급자가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대한노인회가 포괄수가제 반대 요청을 해놓고, 노인회가 갑자기 복지부의 요청을 받았는지 의협이 반대하지 말라고 성명서를 냈다.”고 언급했다.

김경자 위원장은 “일단 직접 와서 보고 판단하는 것, 이게 중요하고 홍준표 지사에게 필요하다.”며, “사실 노조가 노조입장에서 얘기할 수 있다. 경영자 입장에서 얘기할 수 있다. 어떤 판단할 때는 모든 이야기를 듣고 판단해야 한다. 홍 지사가 폐업 반대하는 분들 만나려 하지 않고, 찬성하는 사람과 만나서 논리 만들고 있다. 의협회장이 상황듣고 판단하려는 부분에서 시사점이 있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김 위원장은 “많은 사람에게 홍준표 지사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싶다. 어쨌든 의사협회가 보건의료제도에 중요한 역할하고 있는 만큼, 진주의료원이 폐업되지 않고 새로운 공공의료기관으로 새우는 역할 해주신다면 감사하겠다.”고 부탁했다.

노환규 회장은 환자를 만나기 위해 회의실을 나와 5층으로 이동했다.

5층 병동에는 지난 10월 뇌출혈로 입원한 왕OO 할머니(79세)가 입원해 있었다. 노 회장은 환자를 만나보고 힘내시라고 격려했지만 환자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환자 보호자는 “의사선생님이 일곱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가 오뚝이처럼 일어나셨다고 했지만 의사소통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보호자는 “자식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더 살아주시기를 바랄 뿐이다.”며, “병원 폐업 소식에 어쩔 수 없이 여기저기 전화해서 옮길 수 있는 곳을 알아봤지만 이러한 위급한 환자를 어느 병원도 받아주려고 하지 않더라.”고 말했다.

그는 “비단 어머니뿐만의 문제가 아니라 특히 시골지역에 계신 나이 많은 노인분들이나 장기 입원하고 계신 분들은 병원에서 15일만 돼도 퇴원하라고 한다. 사실 일반 개인병원이야 이익을 봐야 하니까 저희 어머니 같은 경우 영리목적을 잣대로 봐서는 곤란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의료원 같은 병원들이 좀 있었으면 어머니뿐만 아니라 시골에 계신 노인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 다시 회복을 해서 나가시는 건 기대 못한다. 마지막 순간까지라도 마음 편하게 보내드리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노 회장은 이어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에 들렀다. 암환자를 만나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환자는 상태가 나빠 면담을 허락하지 않았다.

때문에 담당 공보의가 병실 앞에서 노 회장을 맞이했다. 노 회장은 창문으로 병실 안 환자를 바다보다가 공보의로부터 환자의 상태를 간략히 듣고,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노 회장은 다시 2층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 병원에서만 19년째 근무중인 요양병원 분원장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신경과 의사인 조현수 분원장은 진주의료원 신경과장으로 재직하다 5년 전 의료원이 옮겨오면서 분원인 요양병원으로 옮겼다. 그는 21일 이후 병원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노 회장은 조 분원장과 마주하자마자 급성기병상에서 만난 양OO 할머니를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했다.

노 회장은 “곧 돌아가실 것 같은데 이동 중에 길에서 사고를 당할까봐 걱정이다. 원장님 계신 기간만이라도 여기에 머물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조현수 분원장은 “요양병원 소속 의사가 의료원에서 일할 수 없다. 요양병원에는 저하고 가정의와 한의 등 세명이 있다. CPR을 계속한다고 하면 급성기 병상으로 옮겨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요양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진주의료원에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서 오게 됐다.”며, “21일 이전에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조 분원장도 “19년째 일하고 있다. 그렇게 잘 해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 분원장은 “몇가지 도에서 말하는 단어들을 이해할 수 없다. 기존 노조가 월급 8개월분을 안받고, 2008년도 월급을 아직까지 그대로 받고 있다. 그런데 세상에서 제일 편한 직장이라고 한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는다.”고 도를 비판했다.

노 회장은 “분원장님의 발언이 가장 잘 전달되리라 생각한다.”며, “협회가 할일이 많다. 공공병원의 중요성을 이해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 회장 일행은 진주의료원 공보의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대화를 계속했다. 이 자리에는 김경자 민주노총 위원장과 진주시의사회장이 합류했다.

이 자리에서 진주의료원에 근무중인 두명의 공보의도 의료원 폐업에 대해 서로 상반된 견해를 밝혔다.

한 공보의는 “저야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이니 의료원이 폐업해도 문제없지만 환자는 당장 갈 곳이 없다.”며 “지금은 그게 가장 걱정이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공보의는 “직원들이 과장님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며, “특히 진주의료원이 공공의료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경자 부위원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한 뒤, “다를 때는 다르더라도, 같은 때는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한다. 가장 중요한 건 이해와 공감대이다. 그동안 공감대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건을 주장할 때 (의사와 노조가)서로 이해하지 못했다.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해 직접보고 판단하기 위한 취지로 오셨고, 뭔가 보려고 했다는 부분에 대해 노환규 회장님의 노력에 대해 감사드린다. 오늘을 계기로 많이 듣도록 노력하겠다. 좋은 자리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서로 대화를 통해 공감대 형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환규 회장 일행은 박권범 진주의료원 의료원장 직무대행을 만나기 위해 진주 동방호텔로 이동했다. 간단한 상견례 후 양측은 대화를 시작했다.

노환규 회장은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이후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

박권범 대행은 “의료원을 폐쇄하는 건 확실하다. 현재 도 식품의약과장인데 의료원 사태가 발생한 이후 직무대행 명령을 받고 내려왔다. 이후 의료원 건물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을 해줄 수 없다. 다만, 지금까지 운영된 부분에 대해 상세하게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곧바로 노 회장은 “의료원을 폐쇄한 후 의료원이 담당한 지역의료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박 대행은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의료원은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이 없었다.”며, “저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이 업무를 3년 동안 봤다. 보건의료업무를 잘 안다.”고 자랑했다.

박 대행은 “의료원이 매년 50억에서 60억원씩 적자가 났다. 설립할때 국가비 530억원 정도를 투입했고, 장비까지 하면 800억원으로 건물을 지었다. 먹고 살라고 지어줬는데 적자가 계속 난다고 해서 도민의 혈세를 계속 갖다부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매년 장애인 산부인과, 치과, 어르신 틀니사업, 보호자없는 병동, 인공관절 등을 국비로 지원하지만 민간병원에 비해 불과 2~3% 밖에 안된다.”며, “전적으로 의료원이 인건비, 운영비 다 대주고 있는데 열심히 안한다. 그 사업도 잘 못하면서 자꾸 공공사업을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서부 지역에 5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보건소를 확대 개편하고, 보건소에 초음파라든지, 장비를 지원해서 주민들이 실제로 불편없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다.

진주의료원 폐업 후 발생하는 의료공백은 보건소의 진료 기능을 강화해 메우겠다는 게 그가 내세운 복안이다.

또, “민간병원이 공공사업을 할 수 있도록 민간의료기관에 대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도 말했다.

노 회장은 “노조 얘기로는 2008년 이후 임금이 동결됐고, 지난해 6개월, 올해 2개월 급여를 가져가지 못했다.”며 설명을 요구했다.

박 대행은 “반박자료는 아니지만 답변자료가 있다. 매년 적자를 5억원에서 6억원씩 내는데, 임단협에서 임금을 매년 5%씩 올렸다. 당시 공무원은 3% 인상했다. 때문에 3년간 동결했다. 임금은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른다. 수당은 공무원보다 네가지가 많더라. 공무원 6급이면 의료원은 5급이다. 임금체계가 같다. 연간 매년 임금 인상률이 호봉 승급분만 연간 4억원 가량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사회에서 5% 인상안을 부결시키고 서로 고통을 감내하자고 했다. 부결시키고 나니까 그걸 부채내역에 미지급금으로 올려놨다. 퇴직적립금을 반드시 법상 적립해놓도록 돼 있다. 하지만 하나도 적립돼있지 않았다. 왜 도에서 퇴직금을 줘야하느냐.”고 따졌다.

노 회장은 “보통 경영과 관련된 부분, 예를 들면 경영이 방만했다고 하면, 경영 주체가 되는 사측의 책임이 아니냐.”고 물었다.

박 대행은 “강성노조를 말로만 들었었다. 의료원 노조는 강성노조다. 복지부에서 회의할 때 34개 지방의료원이 있다. 보건위생과장은 이사회의 당연이사인데 여기에서 나를 탄핵시키려고도 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왜 강성인가하면, 대화 자체도 안하려고 한다. 원장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글자 그래도 안좋게 말하면 원장이 하나의 로봇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지난해 10월 노사협의해서 31명의 명예퇴직 합의가 됐다고 얘기 들었다.”고 확인을 요구했다.

박 대행은 “명퇴는 쉽게 말해서 2월 28일 16억 7,000만원을 도에서 지원했다. 명예퇴직하는데 왜 도에서 돈을 줘야하느냐.”고 따졌다.

노 회장이 “지난해부터 급여를 안준게 맞느냐.”고 묻자, 박 대행은 “자금이 없으니까 지급을 못했다.”고 답했다.

노 회장은 “사회적 취약계층은 국가의 보호가 필요하다. 민간병원에서 기피한다.”고 지적하자, 박 대행은 “그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 지역별로 지정해서 동네병원에 지원해 주겠다. 의료원 주는 대신 동네병원에 주겠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시각 차가 있다. 공공의료기관이라고 하는 게 민간병원과 더 이상 구분이 필요없다. 다른 부분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취약층을 위한 기관이 필요하다. 큰 주제다.”고 환기시켰다.

박 대행은 “전남 강진, 영광 등 병원이 없다. 적자가 나도 지원해 줘야 한다. 불편이 예상된다고 강성노조 말을 듣는 상태로 유지할 수 없다. 현재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직원들에게 지원하는 것보다 차라리 동네병원에 지원해서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 그런 결정하실 때 그동안 진주의료원 이용했던 주민, 환자들의 의견은 혹시 청취가 됐나?”고 물었다.

박 대행은 “지역주민 의견은 청취하지 않았다. 김미희 의원 설문에서 61%기 폐업 반대로 나왔다지만 대상자가 100명에 불과했다. 100명 전부 노조원이다.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회장은 “설문으로 할 게 아니다. 공공의료가 필요한 사람 얘기를 들어야 한다. 그 사람들에게 의료원이 있는 게 필요하냐고 묻어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는 박 대행이 먼저 선수를 쳤다. 그는 “도에서 36번이나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했지만 하나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구조조정을 왜 해야하는 거죠?”라고 묻고 “원래 설립목적에 맞게 만들어졌다면 공공기관이 흑자가 나면 더 이상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박 대행도 지지 않았다. 그는 “지금은 개념 자체가 바뀌었다. 공공의료기관도 수익이 나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회장은 “진주의료원 적자요인은 첫번째는 저수가이다. 왜냐하면 정부에서 정해놓은 진료수가가 원가에 못미친다. 이미 객관화됐다. 그러면 정상적인 진료를 통해서는 수익이 나지않고 적자보는 게 당연하다. 민간의료기관들은 비급여와 보건의료 인력도 정상적으로 필요한 것보다 낮춘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인력은 OECD 평균보다 병상도 두배, 외래진료도 두배가 많다. OECD 평균보다 보건의료인력의 숫자는 두배가 많아야 하는데 1/3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노 회장은 “이러한 과도한 리소스를 사용하는 초긴축은 정상이 아니다. 공공의료기관이 민간의료기관과 경쟁하면 안된다. 여기서는 정말 사회적 취약계층만 진료하게 하고, 취약계층이 이 병원으로 집중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타 민간의료기관에서 홀대받는 분들이 여기서 만족할만한 진료를 받도록 하고, 여기서 적자 나는 것은 도에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 대행은 환자가 적은 과는 없애야 한다는 충격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박 대행은 “의사가 하루에 3~4명의 환자를 본다. 나머지 불필요한 과도 종합병원 8개 항목을 갖춰놓고 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이 “그럼 그과는 없애야 하느냐.”라고 묻자, 박 대행은 “병원 적자 없앨려면 그 진료과를 없애는 게 맞다.”고 답했다. 

노 회장은 “처음 이 의료원을 800억원에 시설과 장비를 갖췄다고 들었다. 800억원 들여서 계획한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심지에 있던 의료원을 옮기고, 800억원 투입을 하기로 결정한 분들은 이게 기업이라면 그 결정 때문에 손실이 많이 발생했을 것이다. 그 부분도 평가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내려오면서 생각많이 했다. 진주의료원 사태로 인해 공공의료, 의료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떠올랐다.”며, “공공의료기관의 설립목적, 역할, 공공의료가 어떻게 가야할 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행은 “마산은 2~3억원 적자다. 진주는 30억원을 감가삼각비라고 주장하는데, 병원 지은지 5년 밖에 안됐다. 감가삼각비가 30억원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저수가 라는 문제가 없고, 의료원에서 신포괄수가제를 하지 않고, 5년 전 무려 800억원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다면 지사님의 말씀이 100% 옳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원장님이 모르실 만한 사실 하나만 말씀드린다. 세브란스병원과 아산병원은 주요 수익 중 하나가 임대수입이다.”며, “주차장, 검진센터, 장례식 수입이 크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적인 진료를 통해 돈벌기는 어렵다. 그게 지금의 상황이다. 저는 노조의 자구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노조의 자구노력도 필요하지만 노조의 자구노력이 부족해서 이 상황이 벌어진 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이고, 그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은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장님께서 반드시 노조와 대화해 보시고, 지사님이 결정 철회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종결정하기 전까지 반드시 대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행은 “모든 것을 노조의 책임 묻는 게 아니다. 지사님도 여러가지 고민한 게 많다. 나를 먼저 만나고 나를 통해서 건의하고, 지사님이 올 수 있게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나를 배척하고 못하겠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송 대변인이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전혀 없느냐.”고 묻자 박 대행은 “전혀없다. 나름대로 노력한다. 노조원들이 나를 통해서 대화 풀자고 하면 밤이고 낮이고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노 회장이 “원장님이 홍준표 지사와 노조와의 만남의 연결고리가 된다면 저는 대화가 될거라고 본다.”고 말하자 박 대행도 “보건의료과장을 오래했다. 의료원 분위기 잘 안다.”며, “나를 통해 대화를 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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