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노후소득보장을 책임지고 있는 국민연금이 오히려 국민 건강상 위해 우려가 있는 술, 담배 관련 주식을 해마다 늘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안홍준 의원(한나라당)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술ㆍ담배 관련 회사 투자 현황’에 따르면 술ㆍ담배와 관련 국민연금공단이 직접주식에 투자한 금액이 2005년 1,852억원에서 2008년에는 4,076억원으로 해마다 늘어나 최근 4년 사이에 2.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국민연금이 위탁 운영사를 통해 술ㆍ담배 관련 회사에 투자한 금액은 2005년 368억원, 2006년 712억원, 2007년 1,449억원, 2008년 2,265억원으로 늘어나 최근 4년 사이에 무려 6.2배나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술ㆍ담배 관련 회사에 직접주식이나 위탁주식 형태로 투자한 금액은 2005년 2,220억원, 2006년 3,169억원, 2007년 5,318억원, 2008년 6,341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해 최근 4년 사이 2.9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형식으로 술ㆍ담배 관련 회사에 투자한 해외주식 현황을 보면 2009년 6월말 현재 술ㆍ담배와 관련해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은 모두 3억3,441만 8,511달러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담배 관련 해외주식이 76.8%인 2억 5,687만 8,751달러였으며, 와인&증류주 관련 해외주식이 4,094억 2,709달러(12.2%)였으며, 맥주 관련 해외주식이 3,659억 7,051달러(11.0%)에 달했다.
특히, 술ㆍ담배 관련 회사의 해외주식을 계속해서 늘리다가 지난해 발생한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손실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의 경우 해외주식 비중(NPS)이 2007년 3%였으나 2008년에는 이를 3.86%로 늘려 오히려 30.76%의 손실을 봤으며, 맥주의 경우에도 해외주식 비중을 2007년 0.19%에서 2008년 0.44%로 늘려 오히려 27.20%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민연금의 ‘사회적 책임 투자 현황’을 보면 2006년 11월말 최초 출범한 사회적 책임 투자(SRI)는 2006년 907억원에서 2007년 4,134억원, 2008년 5,946억원으로 증가하더니 2009년7월 현재 1조 1,869억원 규모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7월 기준에서 2007년 대비해 2.9배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SRI 종목에 술, 담배회사가 대부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사회책임투자 종목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RI란 기업이 환경, 여성, 국제사회 등 사회적으로 ‘착한’ 일을 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말하며, 담배나 술 등을 만드는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는 대신 굴뚝산업이라도 탄소를 적게 배출하려고 노력한 기업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 SRI투자다.
안홍준 의원은 “국민 건강상 위해 우려가 있는 종목에 대한 투자를 사회책임투자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사회책임투자를 늘리는 것은 옳지만 이들 사회책임투자 종목에 술, 담배, 도박 관련 회사가 대부분 포함돼 있는 것은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 관리가 분명 잘못된 것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