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의 일부 유명 성형외과에서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고객들에게 환각용으로 편법 투약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영진 부장검사)는 17일 서울 강남지역 유명 성형외과 11곳을 최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병원이 프로포폴을 치료 목적 외에 일종의 환각제로 편법 판매해 온 것으로 보고, 처방기록과 약품거래내역을 입수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술 전 전신마취나 수면유도용으로 사용되는 프로포폴은 자주 투약할 경우 환각 등의 증세를 일으키며, 성형수술을 자주 받는 사람들의 경우 중독 증세를 보이기도 해 오남용 사례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세상을 떠난 팝스타 마이클 잭슨이 프로포폴 과다 투여에 의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프로포폴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편법 사용에 대한 마땅한 단속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의료계는 프로포폴이 마취유도 뿐 아니라 수술 전 수면유도 등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고, 해외에서도 마약류 지정이 안된 상황에서 이를 마약류로 규제한다면 의료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이번 수색에 마약관리법상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위반 혐의가 아닌 의료법 위반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내달 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련법의 규제를 받게 하는 안건을 상정해 심의할 계획에 있어 정부와 의료계의 마찰이 또 한번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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