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리과 수가인하가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기형적인 현행 의료수가 체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5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미래희망연대 정하균 의원과 신경병증통증연합회 주최로 열린 ‘만성통증에 대한 이해와 만성통증환자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고대안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양종윤 교수는 “현행 의료수가체계에서는 시술료보다 시술에 소모되는 재료 및 원가가 더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수많은 만성통증 환자들이 한번씩 거치는 한의원, 건강식품, 의료기 전시장, 주술적 치료시설에 소모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는 현실”이라면서 “당장에는 낮은 보험수가로 국가 보험재정에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어렵게 교육시킨 의료인력이 대학병원을 나간 후엔 만성통증 치료나 관리엔 의욕을 잃고, 적절한 수가를 인정하는 분야에만 관심을 가지고 치료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Ketamine 정주요법의 경우 치료수가는 원가에 못 미치고, 약물관리가 힘들어 개원의원에서는 실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대부분의 신경치료들이 15회 이후에는 50%만 급여를 인정받기에 치료에 소모되는 자원이 더 큰 상황”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이러한 상황은 의료전달 체계의 왜곡도 야기하기에 종국엔 의료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면서 “어렵게 양성한 전문가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동언 교수는 ‘만성통증환자 조기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문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인 CRPS는 손발가락을 자를 때보다 더 아픈 통증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픈 통증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을 밝혔다.

그는 또 통증치료 목적에 사용되는 마약성진통제의 중독에 대한 우려에 대해 “마약성진통제에 중독될 확률은 인구 만명 당 1명으로 교통사고가 날 확률 4.4명보다 낮다”면서 “통증환자는 마약수용기의 기능이 약화돼 있으므로 마약중독을 잘 일으키지 않는다”고 답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평복 교수는 “만성통증질환 중 대표적 질환인 CRPS의 경우 그 손상이 결국은 중추신경계, 즉 대뇌의 중추신경의 가소성으로 말미암아 말초에서의 치료나 대응으로는 해결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러한 질환을 가진 환자는 사지 말단의 절단보다도 더한 장애를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로 다양한 신경블록과 수면치료, 나아가 척수자극기이식술과 같은 고가의 첨단 기술의 적용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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