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회장의 한미약품 옹호 발언이 개원의들에게 적잖은 공분을 사고 있다.

경만호 회장은 최근 중소병원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도중, 한미약품이 의사를 죽이라고 했겠냐며, 한미약품이 쌍벌제를 주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하지만 이미 제약사 대표들이 복지부장관과의 면담에서 리베이트 쌍벌제를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는 다수 제약사가 대통령에게 제출한 탄원서에도 드러나 있다. 

이러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의협 수장이 공개석상에서 이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것은 유감이다.

더욱이 경만호 회장이 내놓은 한미약품은 쌍벌오적이 아니라는 근거가 매우(?) 흥미롭다.

한미약품이 대한의사협회와 서울시의사회에 지원을 많이 해줬기 때문이란다. 한미약품은 의사협회와는 한미자랑스런의사상을, 서울시의사회와는 한미 참의료인상을 공동 제정하며, 제반 비용을 협찬한다.

이 상들은 숭고한 봉사정신으로 국민보건 향상에 크게 기여한 의료인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고, 이미 여러해 전에 제정돼 다수 수상자를 배출한 만큼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이러한 형태로 제정되는 상은 어느 산업계에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개원가에서 쌍벌오적 의약품 처방변경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데 있다.

개원의사 사이에서 한미약품은 리베이트 쌍벌제가 통과되는데 일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쌍벌오적(한중일동생) 제약사 중에서도 첫 손에 꼽히고 있다.

특히 개원의사들이 한미약품의 의약품 처방을 변경하는데 적극 나서자 한미약품은 강의료와 PMS 비용 명목으로 무작위 현금 입금을 하는 행태를 보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까지 당했다.

경 회장이 의사회원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있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약품을 옹호할 이유는 없다. 경 회장의 현실감각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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