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포커스뉴스가 뉴스서비스를 시작한 지 만 3년이 지났다. 본지는 지난 3년간 보건의료 환경의 변화에 맞춰 차별화된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본지가 창간 3주년을 맞아 지난해 화제가 됐던 발언과 글들을 꼽아 봤다. 어떤 인사들이 의료계를 뜨겁게 달궜을까.

1. 신현호 변호사 “의사 연봉을 3,000만원으로 맞추면...”
2. 김선민 심평원 위원 “돈을 많이 쓸수록 의료의 질 떨어진다”
3. 광진구 약사 “동일 성분이면 팩스만 넣으면 될 줄 알았다”
4. 드라마 보험심사팀 직원 “삭감 나오면 교수님이 책임지세요”
5. 강윤구 심평원장 “부당청구액은 연 3조 3,000억원”
6. 건보공단 직원 “친척들에 병원 찾아가라 하겠다”
7. 경문배 대전협회장 “전공의는 총알받이 아니다”
8. 영맨에게 폭행당한 전공의 “맞을 짓 해서 맞았겠지 글에 마음 아팠다.”
9. 박민수 복지부 과장 “심평원은 여성이 많아서...”
10. 개그맨 최효종 “한의사도 방사선, 비내시경 사용 가능”


경문배 대전협 회장 “전공의는 총알받이 아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경문배 회장도 ‘총알받이’ 표현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해 11월 28일 전공의들에게 보낸 서신문이 논란이 일자 경문배 회장은 “회원이 협회에 쓴소리도 못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번 서신문은 회원들의 투쟁 참여 독려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 회장은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대정부 투쟁을 위한 동력 강화에 집중할 뜻을 밝히며 의사사회의 화합과 소통을 강조했다.

하지만 대회원 서신문 중 “현실적으로 내부의 분열과 내부의 투쟁이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전공의에게 전면에 나설 것과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전공의를 총알받이로 이용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언급해 개원가의 비난을 샀다.

한 개원의는 “대회원 서신문을 보니 본인 임기 동안 파업을 피하고자 하는 면피용 담화로 다가온다.”고 지적했다.

다른 개원의는 “경 회장은 현재 대전협 회장이면서 동시에 비대위원인데 저런 서신문을 보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경 회장의 사퇴까지 거론했다.

전공의들의 비난도 거셌다.

지방의 한 전공의는 “현재 총알받이는 개원의사들 아니냐.”고 지적했고, 다른 전공의는 경 회장을 겨냥해 “전공의를 총알받이로 앞세우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경 회장은 “총알받이라는 말이 생각보다 원색적으로 썼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면서 “서신문의 전체적인 맥락보다 단순히 단어 하나만 보고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경 회장은 “만약 투쟁이 실패할 경우 그 피해는 투쟁에 참여한 전공의들과 개원의들이 될 수 있다.”면서 “투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전 의료계가 화합해 하나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협회에 대한 비판을 회원들이 할 수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현재 의료계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내부에서 단결이 안 되는 것은 사실이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영맨에게 폭행당한 전공의 “맞을 짓 해서 맞았겠지 글에 마음 아팠다”
제약사 영업사원이 대형병원 전공의를 폭행한 사건이 의사들 사이에 퍼져나갔다.

2011년 12월 병원 과 회식에 동석한 영업사원이 전공의를 폭행했고, 수개월이 지나 SNS를 통해 공개되자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침묵하던 당사자가 입을 열었다.

이 전공의는 지난해 9월 8일 의사포털 닥플닷컴 게시판에 ‘전공의 폭행 당사자입니다’란 글을 통해 “침묵하니 인터넷에 이상한 추측과 말들이 많아 어렵게 글을 쓰게 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전공의는 “지난해 말 회식에 가해자가 동석했는데 초면 임에도 불구하고 만취해서 툭툭치면서 말을 걸기에 몇 번 제지했지만, 욕설이 오가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회식이 끝나고 회식 장소 입구에서 같은 문제로 시비가 붙었고, 말싸움을 하다가 안경을 쓴 상황에서 2대를 맞고 쓰러졌고, 가해자는 도망갔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크게 다친 지 몰랐고,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한 사람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생각에 참았지만 다음날이 되어도 가해자에게 연락이 없어서 먼저 연락을 했더니 그제서야 찾아와서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후 복시랑 안구통이 심해서 CT를 찍었더니 안와골절로 확인돼 수술까지 받게 됐고,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며, “수술 후 현재까지 복시는 남아 있는 상태이다.”고 폭행 당한 후유증을 설명했다.

회사 측의 대응에 대해서는 “회사 측에서도 이 사실을 알게 됐고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연락이 없었다.”며, “먼저 연락을 하면 여러가지 핑계를 대면서 시간을 끌다가 결국 사건 후 석달 정도가 되자 개인끼리 합의하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후 가해자 측으로부터 외부 로펌에 자문을 구하고 발을 뺀거라고 들었다.”며 제약회사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 전공의는 “그 후 가해자가 한번 찾아왔고 말도 안되는 (합의)금액을 제시한 후론 연락조차 없었다.”며, “그래서 4개월 정도 지나서야 형사 고소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형사 고소 후에도 가해자 쪽은 연락이 없다가 경찰서에 복시가 있다는 소견서를 제출하자 그제서야 연락이 왔고, 다섯 달이 지나서야 합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자 회사 측은 이미 전에 합의가 된 것인데 억울하다며 폭행이 택시를 잡다가 발생했다느니 가해자를 전근시키는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하면서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며 억울해 했다.

이 전공의는 “회사는 합의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고, 오히려 시간을 끌며 일을 덮으려고 했다고 생각한다.”며, “회사는 노조 핑계를 대면서 가해자를 해고할 수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사들이 제약회사를 길들인다. 의사가 맞을 짓을 해서 맞았겠지하는 글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며, “이번 일이 터지고 나서도 제약회사는 저에게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며 분개했다.

이 전공의는 “이 일을 겪으면서 느낀 건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제약회사에게 저는 힘없는 개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며, “오히려 회사 및 가해자가 피해자라는 인식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민수 복지부 과장 “심평원은 여성이 많아서...”
보건복지부 박민수 보험정책과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과정이 지나치게 원칙주의라고 지적하고, 그 이유를 “여직원이 많아서”라고 추정해 논란을 일으켰다.

박민수 과장은 지난해 7월 20일 코엑스에서 열린 심사평가원 창립 12주년 세미나에 심평원의 여직원 구성비를 거론하며 심사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당시 박민수 과장은 “심평원의 특성을 떠올리면 규정 이외의 것은 절대 안 하는 원칙주의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며, “심평원은 여성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지나치게 규정에만 매달려 있다. 감사에 안 걸리기 위해 기계적으로 조정한다.”고 비판했다.

박 과장은 “원칙주의라는 것이 장점도 될 수 있지만, 자신감이 없어 규정에만 매달리는 모습으로도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심사업무에 있어 보다 전문가적인 자신감을 가져 달라.”는 주문도 곁들였다.

심평원 직원들이 심사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지적인데, 실제로 박민수 과장은 “불합리한 심사기준이 있다면 복지부에 적극 개선을 요구해야 함에도 현재 심평원은 이러한 점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본지가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ALIO)’를 토대로 심평원의 2011년 결산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심평원 임직원 1,743명 중 여성이 1,271명으로 73%에 이른다.

심평원에 여직원 비율이 높은 이유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간호사 등 심사직 인력들이 많기 때문이다. 2011년 기준 심사직 직원은 총 968명으로 전체 직원의 55.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심평원 행정직은 총 413명으로 전체 직원의 23.6%를 차지하고 있으며, 역시 여성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그맨 최효종 “한의사도 방사선, 비내시경 사용 가능”
지난해 2월에는 개그맨 최효종이 한의사들의 모임에 참석해 “한의사들도 방사선, 비내시경을 사용할 수 있다.”며 현대의료기기 사용 및 의료기사 지도권을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대한한의사협회가 지난 2월 19일 장충체육관에서 개최한 ‘2012전국한의사대회’에서 최효종은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인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의 형식을 통해 한의사들이나 국민들이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데 답하는 형식으로 축하공연을 진행했다.

최효종은 의료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현대의료기기 사용, 의료기사 지도권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한의계의 주장을 대변했다.

최효종은 먼저 현대의료기기에 대해 “과학기술의 산물은 인류가 사용하는 것이다.”고 못박으며, “한의사들이 인체를 보기 위해 방사선, 코 속 보는 비내시경을 쓰는 것까지 뭐라고 하는 것은 정말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 한의사들은 개인기록도 일일이 손으로 넘기고 환자에게 메일도 못보내고 약도 택배로 못보내고 말타고 보내야 하느냐. 이게 무슨 헛소리인가.”라고 비꼬며, “한의사들도 첨단과학을 도입해서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신속한 처방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의사도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의료기사 지도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른 의사들은 다 가지고 있는데 가장 국민에 가까이 있는 한의사가 갖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효종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 한의원에 갈지 양방병원에 갈지 애매한 경우 그 구분을 확실히 지어주겠다.”며, “‘째지고 깨지면’ 양방병원에 가고, 겉은 멀쩡한데 어딘가 아프고 쑤시면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에 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교통사고 후유증은 역시 한의원이다.”면서, 지난 2009년 교통사고가 났을 때 ‘양방병원’에 가 ‘깁스’를 한 매니저보다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은 자신이 더 빨리 나았다고 강조했다.

한약의 간독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다소 ‘과격한’ 표현으로 의사들을 조롱했다.

그는 “처방을 다 했는데 환자가 ‘의사가 한약 먹으면 간 나빠진다는데 어떻게 해요? 먹어도 돼요?’라고 물으면 ‘기분이 더럽다. 뭘 안다고…’라고 느낄 것이다.”면서, “한약 먹어도 간 안 나빠지며, 화학합성제인 양약이 더 걱정이다.”고 주장했다.

최효종은 이어 “천연물인 한약이 간에 안 좋다고 우기면 난처하다. 앞으로 한약이 간에 나쁘다고 먹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은 저보다 더 웃긴 개그맨인 것이다.”며, “한약 먹지 말라고 하는 제가 아는 의사 형도 밤에 몰래 한의원에 가는 것 봤다.”고 비꼬았다.

이날 최효종의 발언은 대부분의 내용이 전문적이고 그동안 한의협의 주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으로 보아 주어진 대로 각본을 읽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인기개그맨의 입으로 내뱉은 만큼 책임감이 없지는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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