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포커스뉴스가 뉴스서비스를 시작한 지 만 3년이 지났다. 본지는 지난 3년간 보건의료 환경의 변화에 맞춰 차별화된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본지가 창간 3주년을 맞아 지난해 화제가 됐던 발언과 글들을 꼽아 봤다. 어떤 인사들이 의료계를 뜨겁게 달궜을까.

1. 신현호 변호사 “의사 연봉을 3,000만원으로 맞추면...”
2. 김선민 심평원 위원 “돈을 많이 쓸수록 의료의 질 떨어진다”
3. 광진구 약사 “동일 성분이면 팩스만 넣으면 될 줄 알았다”
4. 드라마 보험심사팀 직원 “삭감 나오면 교수님이 책임지세요”
5. 강윤구 심평원장 “부당청구액은 연 3조 3,000억원”
6. 건보공단 직원 “친척들에 병원 찾아가라 하겠다”

7. 경문배 대전협 회장 “전공의는 총알받이 아니다”
8. 영맨에게 폭행당한 전공의 “맞을 짓 해서 맞았겠지 글에 마음 아팠다.”
9. 박민수 복지부 과장 “심평원은 여성이 많아서...”
10. 개그맨 최효종 “한의사도 방사선, 비내시경 사용 가능”

드라마 보험심사팀 직원 “삭감 나오면 교수님이 책임지세요”
의사들의 눈길을 끌었던 화제의 발언이 꼭 의료현장에서 나온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한 드라마에서 대형병원 보험심사팀 직원이 “삭감 나오면 교수님이 책임지세요.”라고 발언해 관심을 끌었다.

보험심사팀 직원: 지금까지 혈소판을 많이 줬는데도 혈소판 수치가 올라가지 않는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닙니까?

외과 의사: 혈소판 많이 줘야 합니다. 어차피 줄 거라면 한 박자 빨리 줘야지 환자 상태 나빠진 다음에 주면 정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됩니다. 이 환자 한 발만 물러서면 죽습니다.

보험심사팀 직원: 삭감 나오면 교수님이 책임지세요.

이는 지난해 8월 6일 방영된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 9화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삭감 문제가 직접 거론된 대화 내용이다.

중증외상환자를 살리기 위해 혈소판 추가 제공을 신청한 외과 교수의 요구에 해당 병원 보험심사팀 직원이 심평원 삭감을 거론하며 혈소판 제공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드라마에서 보험심사팀 직원은 “환자의 혈소판 수치가 5만 2,000 이상이기 때문에 피를 계속 주면 삭감된다. 지난해에도 심평원으로부터 4,000만원 삭감 당했다.”며 혈소판 제공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외과 교수는 “중증외상환자는 교과서에도 출혈성 경향이 있으면 (혈소판 수치를) 10만 이상으로 유지하라고 나와 있다. 교과서 복사해서 제출할 테니 나중에 같이 이의신청 하라.”고 재차 혈소판 제공을 요구했다.

심평원의 삭감 기준으로 인해 환자에 충분한 치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의료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방송을 접한 많은 의사들이 공중파 드라마에서 심평원 삭감 문제가 현실적으로 거론됐다는 점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심평원은 드라마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실제로, 심평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혈소판 관련 삭감은 심사자문을 통해 진료기록 등을 확인하고 실시한다. 일정 수치를 초과한 환자에 혈소판을 제공했다고 일괄 삭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윤구 심평원장 “부당청구액은 연 3조 3,000억원”
지난해 7월 25일 국회에서 진행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업무보고에서의 강윤구 심평원장의 발언도 화제가 됐다.

강윤구 심평원장은 남인순 의원(민주통합당)이 “요양기관의 허위ㆍ부당 청구로 인한 연간 누수액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느냐?”고 질의하자 “연간 3조 3,000억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연구용역에 따른 결과이다.”고 답했다.

심평원에 확인한 결과 해당 수치는 심평원과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보험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작성한 보고서에 근거한 것이다.

보고서는 민영보험사기와 연관된 건강보험 부정청구 금액이 해마다 2,920억원에서 5,01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또, 보고서는 보험금사기로 인한 민영보험의 재정손실액은 2010년 기준 3조 1,585억원, 우체국ㆍ농협ㆍ수협 등 유사보험의 재정손실액은 2009년 기준 2,520억원으로 총 3조 4,105원의 보험금 손실액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윤구 원장은 보험금 사기 등에 의한 민영보험 손실액을 건강보험 부정청구 금액으로 잘못 발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의사들은 공식 석상에서 요양기관의 허위ㆍ부당청구액을 부풀려 말한 것이 의도적인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심평원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아가 일각에서는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한 개원의는 “잘못된 통계자료라 하더라도 공적인 자리에서 말한 내용이므로 충분히 사과해야 한다.”며, “사과하기 전까지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개원의는 “업무보고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실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 자리에서 한 발언을 실수라고 치부하고 넘어가면 안된다. 의도된 거짓말이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개원의도 “사람을 죽인 후 실수라고 인정해도 죄가 없어지지 않는다.”며, “실수라 하더라도 용서하면 안된다. 심평원장의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강경 발언도 나왔다.

한편, 심평원은 문제가 불거진 당일 오후 설명자료를 내고 강윤구 원장의 발언이 김진현 교수의 보고서 내용에서 나온 것이며, 허위ㆍ부당 청구로 인한 금액 3조 3,000억원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

건보공단 직원 “친척들에 병원 찾아가라 하겠다”
지난해 트위터에서 설전을 벌이던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이 의사에 협박성 트윗을 날려 의사들의 분노를 사는 일이 벌어졌다.

“인천 쪽 병원에 계신가 봐요. 저희 친척들 인천에 많이 사니까 선생님의 지속 가능한 댓글질을 위해 그쪽 병원 찾아가라 할게요. 그때까지 부디 자리보전 잘 하시고...”

이 같은 내용은 지난해 7월 21일 다음 아고라에 ‘건보공단 공무원이 민간인을 사찰하고 협박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게시물 작성자는 “준공무원이 제 트위터를 어떻게 알았는지 찾아와서는 협박과 위해를 가하고 있습니다. 일가 친척까지 동원해서 저를 가만 안 놔두겠답니다.”라며, 준정부기관 관계자가 민간인을 사찰 및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박성 트윗을 작성한 건보공단 직원의 신상은 과거 트윗 내용과 프로필 등을 통해 드러났는데, 특히 이 직원은 의사 비하 댓글 논란으로 이미 한 차례 곤혹을 치른바 있는 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해당 직원은 지난달 포괄수가제 논란 시 익명으로 다음 아고라에 포괄수가제 강제시행을 지지하는 글과 의료계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을 수시로 작성해 많은 의사들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협박성 트윗을 본 많은 의사들은 분개하는 동시에, 이 직원이 작성한 다른 트윗 내용도 문제삼고 있다. 의도적으로 의사들을 비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해당 직원의 최신 트윗 내용을 살펴본 결과, ‘국민 혈세 등친 못된 의료인들’ 등 의사를 비하하는 듯한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선정해 링크시켜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괄수가제 의무 적용으로 촉발된 댓글 논란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와 건강보험공단은 서로를 명예훼손 등으로 맞고소 한 상태이며, 현재 일부 혐의는 검찰에 송치됐거나 경찰에서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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