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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정심 구조 개선 ‘험난한 길’ 예고국회 세미나서 의료계-정부 의견차…박인숙 의원 발의 예정
최미라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2.12.29 6:10
건정심 구조와 관련한 세미나가 열리고 조만간 법안 발의가 예정되는 등 건정심 개편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지만, 정부가 구조 개편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박인숙 의원(새누리당)이 지난 28일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정책 세미나에서 공급자인 의료계와 학계 등은 현행 건정심 의사결정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정부 측 관계자는 위원 선정의 공정성 등에는 공감하지만 구조 개편이 능사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계ㆍ공급자들 “건정심 구조개편 시급”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이평수 연구위원은 공단과 심평원 등 일부 공익대표의 공익성이 의심된다며, 정부정책을 집행하는 정부 산하기관이 공익대표의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의사결정 과정 역시 근거에 의한 타협보다는 힘에 의한 다수결이 대부분이며, 환경변화의 반영에도 한계가 있고 결정기준의 부재로 객관성도 담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동수의 가입자와 공급자 대표, 가입자와 공급자가 추천하는 동수의 전문가, 가입자와 공급자가 동의하는 1인의 위원장으로 건정심을 구성하는 안을 제안했다.

의료계 대표로 나온 대한의사협회 윤창겸 부회장은 “건정심의 바람직한 방향은 노사가 1:1 동수로 협의구조를 갖춘 노동위원회와 같이 의ㆍ약ㆍ치ㆍ한 등 공급자 각 단체와 정부 및 가입자가 1:1의 협의체를 갖춰 운영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부회장은 또 “건정심 의사결정 과정의 책무성과 민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정심에서 보건의료정책과 건강보험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는 현재의 기능을 바꿔야 한다.”며, “국가 책임 하에 결정돼야 할 아젠다와 공급자와 가입자의 협상 및 협의로 결정돼야 할 아젠다를 구분하고, 공급자와 가입자의 협의로 결정될 아젠다의 경우 민주적 협상이 가능하도록 협상 테이블 구성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급자 대표로 나온 대한병원협회 나춘균 보험위원장 역시 “건정심이 가입자와 공급자, 공익위원이 동수라는 사실만을 갖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정이 가능한 구조라는 것은 의문”이라며, 공익위원의 중립성을 비판했다.

나 위원장은 특히 건보공단은 보험자로서 가입자 및 시민단체와 입장이 다르지 않으므로 공익위원에서 제외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위원 선정 공정화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정부 측과 공익대표로 나온 패널들은 의료계의 주장에 일부분 동의하면서도, 현재 건정심 구조가 최선이라는 입장 차를 보였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보험정책과장은 “통합 건강보험체계를 유지하는 전 세계 몇 개 나라들의 최고의사결정구조를 보면 우리나라와 유사하다.”며, “단언컨대 건강보험의 기본 본질을 감안할 때 이런 형태의 거버넌스는 불가피하고 새 아이디어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이어 “최근 건정심 문제가 논란이 된 이유는 결국 수가 문제 때문인데, 이평수 위원의 제안대로 건정심 구조를 개정하면 저수가 문제가 해결되냐고 반문하고 싶다.”며,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수가 문제는 좀 다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우리에게 없는 것은 무엇이 원가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고 꼬집었다.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수가 결정하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기 때문에 누구나 만족하는 수가 결정할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박 과장은 “원가를 건강보험급여만 가지고 맞춰야 한다는 이론부터 의료기관의 모든 수입을 감안해 책정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있다.”며, “적정수준의 장비와 시설투자가 무엇이고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상부에 있는 사회적 합의기구인 건정심만을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료계가 원가 미만의 수가라고 지적하는데, 원가는 생산량이 늘면 내려가게 돼 있는만큼 소위 ‘빅5 병원’의 원가와 농어촌 중소병원의 원가는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강보험은 전국에 단일의 수가를 제공하다보니 이것이 의료계 내 빈익빈부익부를 만든 제도적 원인이 됐다며, 획일화된 수가를 지역적, 분야별, 공공목적을 감안한 차등의 원리를 반영한 체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 과장은 “내년 수가협상때는 이런 부분을 반영되게 할 것”이라며, “포괄수가제를 도입하며 수가조정기전을 도입하겠다고 천명했는데, 현재 연구가 진행중이며 내년 2월 마무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부원장은 “건정심이 공급자 입장에서 불리하다는 부분은 기본적으로 공감하지만, 공급자 입장에서 수가가 낮게 책정돼 있다는 주장에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현실적 정황으로 봤을 때나 최근 지속적으로 통제돼 왔기 때문에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한계에 왔다는 것 정도에는 공감하지만, 수가가 낮다는 분명한 자료는 없다는 것.

신 부원장은 “지난 3년간 수가를 환산지수와 상대가치를 함께 고려해 살펴보면 현실적으로 드러난 수치보다 더 인상돼 왔다.”며, “물론 이것이 충분한 인상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표성 있는 조사를 하려고 해도 요양기관의 치부를 드러내야 하다보니 어려운 것”이라며, 외국처럼 조사에 협조한 요양기관은 별도 보상을 해 객관적이고 매년 연차적으로 자료를 축적해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신 부원장은 “건정심 위원 선정 시 공익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공급자와 가입자가 함께 동의하는 사람으로 뽑던지, 별도로 공익대표 추천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상대가치 체계가 정리된다면 수가와 관련한 논란은 훨씬 줄어질 수 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건정심을 매도하는 형태로 흘러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박인숙 의원은 조만간 건정심 위원 구성을 공급자와 가입자 각 5인씩 동수로 구성하고, 공익위원을 3인으로 해 총 13인 구성으로 개편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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