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제가 도입되도록 적극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미약품이 주가하락과 처방변경 운동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미약품은 31일 종가 7만 7,4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1일 기록한 11만 4,884원과 비교하면 3만 7,484원이 하락한 수치(▼32.63%)이다.

특히 지난해 최고 수치를 기록한 3월 31일(14만 3,126원)과 비교하면 무려 46%나 감소했다. 주가가 14개월만에 반토막 난 셈이다.

최근 세계 경기는 유럽발 재정리스크로 인해 경기가 둔화향상을 보이고 있고, 국내의 경우 남북 긴장고조와 부동산 침체 등의 악재가 더해져 경기가 불안한 상황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제약산업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한미약품의 주가 폭락은 업계 환경 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헬스포커스뉴스가 지난해 매출액 상위 5개사의 최근 1년간 주가변동 현황을 확인한 결과 한미약품의 주가하락은 상위 매출사와의 비교에서 두드러지게 차이를 보였다.

이 기간 동아제약(▲28.11%ㆍ1위), 녹십자(▲15.23%ㆍ2위), 중외제약(▲15.90%ㆍ5위)은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유한양행(▼14.63%ㆍ3위)과 한미약품(▼32.63%ㆍ4위)은 주가가 하락했다.


한미약품의 주가가 하락한 데는 지난해 실적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판단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액 상위 10개사 중 전년대비 최대폭의 영업이익 하락과 순이익 하락을 기록했다.

하지만 개원가의 처방변경 운동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리베이트 쌍벌제를 통과시킨 시점부터 주가 하락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개원가로부터 쌍벌오적으로 낙인찍힌 제약사는 한미약품, 중외제약, 일성신약, 동아제약, LG생명과학(이하 한중일동생) 등이다.

개원의들은 ‘쌍벌제는 모든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악법’으로 규정하고, 쌍벌오적의 처방약을 오리지널 의약품 또는 대체 가능한 국내 제약사의 의약품으로 교체하는 처방변경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쌍벌오적 제약사를 동시에 대상으로 하기보다 제약사마다 순위를 매겨 집중적으로 처방을 변경하기로 하고, 한미약품을 첫 타깃으로 삼았다.

실제로 본지가 한중일동생의 쌍벌제 국회 통과 당시와 현재 주가를 비교한 결과 한미약품을 제외한 4개 제약사의 주가는 소폭 증가하거나 감소한 반면 한미약품만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쌍벌제와 관련이 없다는 문서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배포하거나, 영업사원을 통해 쌍벌제를 주장하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개원의들의 민심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적부진으로 주가하락을 겪고 있는 한미약품이 의사들의 처방변경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예년의 성장속도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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