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녕 교수
▲정태녕 교수
구급차 이송 시에는 차량의 진동으로 인해 심폐소생술 시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촌각을 다투는 응급상황에서 이송중이라도 꼭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면 구급차의 적절한 속도는 얼마일까?

최근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정태녕ㆍ박인철 교수 연구팀이 구급차의 속도와 심폐소생술의 효과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심폐소생술 시뮬레이션 및 평가 마네킹인 리서시 앤(ResusciAnne)을 이용해 5사이클의 심폐소생술을 정지, 시속 30Km, 시속 60Km, 시속 90Km 운행에서 시행하고 질 지표 및 가속도 분석을 시행했다.

실험 결과 속도의 증가에 따라 적절한 깊이로 시행된 흉부압박의 비율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속도가 빠를수록 정확한 흉부압박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불완전한 깊이의 흉부압박을 불충분 깊이와 과다 깊이로 나눠 시행한 세부 분석 결과는 속도의 증가에 따라 과다 깊이 흉부압박에 있어서만 유의미한 증가를 보였다.

이는 불완전한 깊이의 흉부압박 증가가 심폐소생술의 예후와는 관계없는 과다 깊이 흉부압박의 증가 때문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송중에도 심폐소생술이 효과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심폐소생술 예후의 또 다른 지표인 손이 떨어지는(hands-off ratio) 비율에 있어서는 속도의 증가에 따라 손이 떨어지는 비율이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으나 특정 구간(30Km~60Km)에서만 차이를 보여 이 구간에서 효과적인 흉부압박이 가능한 최대 속도를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 이전의 다른 연구는 이송중 심폐소생술은 흉부압박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심장협회 심폐소생술 지침에도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완료하고 이송중 심폐소생술은 시행하지 않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이송중에도 심폐소생술이 효과 있음을 증명했을 뿐만 아니라 이송 중 효과적인 심폐소생술을 위한 속도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소생협회 공식학술지인 리서시테이션(Resuscitation)지에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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