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가 심평원이 서울대학교 간호대학에 발주해 지난달 최종 발표한 보고서의 환자 분류가 잘못됐다며, 오류를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 19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고혈압 치료제의 임상효과에 대한 학술 심포지엄’에서 대한고혈압학회 김종진 홍보이사는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를 위한 고혈압 치료제의 효과 및 이상반응 평가’에 대한 보고서가 검증 받지 아니한 과정으로 인해 자칫 왜곡된 사실을 전파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이사는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든 항고혈압약제들의 동일계열 내 혹은 다른 계열간에 약제간의 임상적 유용성 평가는 완전히 정립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09년 8월 심평원은 ‘고혈압 치료제의 효과 및 이상반응 평가’의 연구과제용역을 서울대학교 간호대학의 김진현 교수 등에게 발주하고, 2010년 4월 6일 최종연구보고서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를 위한 고혈압 치료제의 효과 및 이상반응 평가’를 발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김진현 등은 객관적 근거에 의할 때 약제간 효과의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근거는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결론을 제시했지만, 본 보고서의 발표 결과는 사회ㆍ의학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커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이사에 따르면 고혈압학회는 고혈압 치료제의 임상적 유용성 평가에 관한 부분에 대해, 상기 연구진들이 수행한 연구과정의 적합성 및 결과도출의 무오류성 등에 관해 검토하고자 4월 6일 최종결과 발표 직후 ‘전문가 의견서 작성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조직해 운영했다.

고혈압학회는 특별위원회의 세밀한 검토 결과 심평원 보고서가 평가대상 선정의 근거로 장선미 등이 보고한 내용을 근거로 심뇌혈관계 등의 동반질병이 없는 단순 고혈압 환자의 비율을 평균 74.6%로 추정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심사평가 자료상의 진료상병코드만을 데이터로 삼았는데 실제로는 단순 고혈압으로 입력된 환자 중 상당수는 동반질환을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대상환자 선정에서 동반질환을 제외한 문제점 ▲항고혈압제 단독요법만을 평가한 오류 ▲평가지표로 항고혈압제 이상반응과 복용 지속성을 제외한 문제점 ▲중간지표인 강압효과에 대한 메타분석 해석의 오류 ▲최종지표인 심혈관 질환 및 사망에 대한 메타분석 해석의 오류라는 다섯 가지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연구대상으로 실제 고혈압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를 배제한 후 단순 고혈압환자만을 선정한 것은 적절하지 못하고, 단일요법만으로 분석한 보고서의 결과는 실제 치료 현실과 다르기 때문에 임상적 효용성을 평가하는데 매우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또한 “항고혈압약제의 이상반응 평가 부분을 제외한 것은 평가지표 선정의 심각한 오류다”며, “약제의 지속성 평가는 이상반응 평가와 관련해 반드시 추가돼야 할 평가지표로, 중간 지표와 최종 지표에 관련해 메타분석의 선정과 해석에 중대한 오류가 있어 그에 근거한 결론은 신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항고혈압제의 복용 지속성이 낮을수록 심혈관질환의 이환율 및 사망률이 높으므로 항 고혈압제의 임상 유효성 평가와 비용-효과 분석에는 혈압강하 효과뿐만 아니라 부작용, 약제지속률, 약제비용, 약제 복용 비지속으로 인한 직간접 의료비 등을 모두 고려해서 분석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고혈압 환자에서 항고혈압제, 복용 지속성, 합병증의 발생, 총 의료비 사이의 정량적 관계를 파악하여 임상 유효도와 비용-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미 외국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바와 같이 5∼10년의 코호트 분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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