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인 10대부터 성에 이미 익숙해지는 청소년들의 수가 상당하고, 청소년들의 성 경험 연령도 점점 내려오고 있어 문제다.

대한산부인과학회지 2009년 10월호에 발표된 ‘한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행태 조사’에 따르면 2006년 9월에 13∼18세 중ㆍ고등학생 7만1404명(남 3만7420명, 여 3만4200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성관계를 경험한 학생은 평균 5.1%(남 6.7%, 여 3.4%)였고, 성관계 시작 연령은 중학교 2학년인 14.2세(남 14.0세, 여 14.5세)였다. 

하지만 청소년 성경험자의 피임률은 38%에 불과해, 성관계 경험 여학생의 14%가 임신을 경험했으며 임신 경험 학생의 85%가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10대 때 경험한 임신과 임신 중절은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치유하기 힘든 상처임과 동시에 한창때인 20~30대에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립암센터는 지난달 발간한 ‘자궁경부암 100문 100답’ 책자에서 이른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한 경우에는 자궁경부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10대 여성의 몸은 아직 미성숙한 상태이므로, 자궁경부 상피세포가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기 쉽다는 것이다.

물론 10대 때 감염된다고 해서 모두 자궁경부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암으로 발전한다 해도 상피이형증으로 수 년간을 거치지만, 어릴 때 감염되면 자궁경부암의 발병 위험이 그만큼 높아진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자궁경부암연구회 성홍락 위원은 “아직 완전히 성숙되지 않아 성장 중인 자궁경부가 발암물질이나 인유두종 바이러스 등에 의해 노출되면 더 쉽게 감염되고 이상세포로 자랄 수 있어 성관계 연령이 낮을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10대 때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수 년간 검진 없이 상피이세포형성증과 상피내암 단계를 거쳐 가임기인 20~30대에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덧붙였다.

성 위원은 “10대들의 이른 성 경험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대화를 통해 올바른 성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며, 학교에서도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실질적인 성교육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10대 여학생을 둔 부모라면 딸에게 예방 차원으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미리 접종시켜 주는 것도 딸의 평생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예방백신을 미리 접종했다 하더라도 성 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 여성은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년 1회 자궁 정기검진을 받도록 스스로 노력하면 자궁경부암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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