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의사들이 모여 집회를 하면 온라인 등에서 비판 의견이 주를 이뤘다. 먹고 살만한 의사들이 ‘웬 데모냐’는 투였다. 언론에서도 집회 장면과 시민의 짜증섞인 표정을 대비시키며 비판하기 바빴다.

하지만 헬포TV가 현장에서 만나 본 시민들은 달랐다. 이들은 의사들이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병원 문을 닫고 거리로 나온 것은 이유가 있어서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 30대 여성은 “신문 등을 통해서 응급의료법 등의 이야기를 들어봤다.”면서, “잘 모르겠지만, 나라에서 하는 말과 의사들이 하는 말과 다른 거 같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예전에 의약분업 때 시위하는 거 보고 오늘이 두 번짼 보는 건데, 사실 평일에는 병원문을 닫고 와야하고, 비도 오고 하는데, 그만큼 얘기를 하는게 이야기가 잘 통하지 않거나, 강하게 이야기 하고 싶은데, 잘 안 되고, 상황이 절박하니까 이렇게 나와서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의견을 말했다.

이어 “전문가 집단이니까 그만큼 대우를 해줘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30대 남성은 “저도 관심이 많은 부분인데, 의료 정책이 문제가 많은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생명과 관계된 일을 하시는 분들인데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이런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물론, 의사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에 대해 의사는 시위가 아니라 진료를 해야 한다는 비판 의견도 있었다.

한 60대 남성은 “의사들이 (진료)하는 일이 잘 안되니까 이렇게 시위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의사는 (시위를 할 게 아니라) 의사의 노릇을 해야 한다. 안 그러면 국민들만 애 먹는 것 아니냐.”면서 의사들은 진료에 매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번 인터뷰는 헬포TV가 현장에서 무작위로 만난 시민의 의견을 담은 것으로 예상외로 긍정적인 반응이 이채로웠다.

물론 집회 장소가 오픈된 광장이기도 하고, 날씨 때문에 시민들과 접촉이 적어서일 수도 있다.

또, 의사들의 집회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이었기 때문에 현장을 찾았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왜곡된 의료제도로 진료 현장이 비뚤어져 가는 실상을 의사들이 고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사협회의 진정성이 전달됐을 수도 있다.

또, 지난 6월 노환규 집행부의 포괄수가제 이슈화로 인해 국민들이 의료제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움직임이 나온 것의 이유일 수도 있다.

이날 의료악법 규탄대회에는 500여명에 육박하는 의사들이 모였다.

의사들이 진료를 봐야 하는 평일인데다 비가 오는 날씨, 그리고 의사협회의 적극적인 인력 동원이 없었다는 점, 게다가 대회 전날 터진 시도의사회의 성명서 악재를 고려하면 흥행 성공이라고 할 만한다.

의사들의 내부 결속과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모양새다.

의사협회는 이제 10월 7일 전국의사가족대회를 앞두고 있다. 의사협회는 의사들만을 위한 일방적인 주장이 아닌, 국민과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분명한 목표가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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