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이 미리 예정된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과의 면담을 거부함으로써 면담이 취소되어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의료계 인사들은 오늘(13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면담을 갖고 의료계 현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다.

이 모임은 지역의사회 일부 임원들이 의료계와 국회의 의사소통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주도적으로 마련했으며, 지난 3월 자유선진당과의 면담에 이어 의료계와 국회간 두번째로 준비된 면담이다.

민주당 측에서는 정세균 대표를 비롯해 신학용 비서실장, 백원우 의원, 전현희 의원, 허윤정 복지위 전문위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고, 의료계에서는 인천시의사회와 경기도의사회를 비롯한 지역의사회 임원 10여명, 그리고 전국의사총연합의 대표도 참석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만호 회장은 일찍부터 면담에 참석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고, 의료계에서는 경만호 회장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지역 임원들이 민주당과의 면담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만호 회장의 불참이 민주당에 전달되자 민주당 사무국은 참석키로 했던 소속 의원의 의원실에 의료계와의 면담이 취소됐다고 면담 11시간 전인 12일 밤 11시에 통보했다.

이 같은 사실은 전현희 의원실 김영삼 보좌관이 “당에서 의료계와의 면담이 취소됐다고 통보해 왔다”고 확인해줬다.

본지가 면담 참석 예정인 의료계 인사에게 확인한 결과 12일 밤 11시까지 민주당 측으로부터 면담 취소 통보를 받지 못해 애태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참석예정 인사들은 13일 오전 민주당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에 처해졌던 것이다.

면담을 주도한 의료계 인사에 따르면 “현재 한나라당에서 의원입법으로 건강관리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반대하는 입장이다”며, “민주당과의 정책 공조 여부에 따라 건강관리서비스 입법을 저지하거나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도 있는 중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만호 회장이 ‘이회창 총재와의 면담 당시 변웅전 의원 등 배석 의원에게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불참 이유를 들고 있는데 납득하기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이 인사는 “경만호 회장이 민주당 의원과의 면담을 꺼리거나 한나라당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의료계를 대표하는 수장으로서 이러한 사소한 이유로 면담을 거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고 언급하고, “경 회장 본인이 주도하지 않은 면담이어서 꺼리는 게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면담을 주선하는데 참여한 또 다른 인사는 “이번 면담도 경 회장의 지시로 이루어졌던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제 와서 뒤늦게 불참한다고 통보하는 것은 횡령사건과 고발추진 등 여러 신변을 둘러싼 복잡한 개인적 문제 때문인 것 같다”며 불참 이유를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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