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집행부가 취임 1주년을 맞아 임원 일부를 교체하는 개편을 단행했다. 집행부는 회무 연속성에 중점을 둔 인사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외부 영입은 처음부터 배제했다고 한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집행부 교체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 개각으로 경만호 회장이 강력하게 회무를 추진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을까? <편집자 주>

경만호 집행부의 이번 개편은 인적 쇄신과 회무의 연속성을 함께 감안해 이뤄졌다. 때문에 6명의 이사를 교체하는 중폭의 개편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영입은 배제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편이 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제법안 통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경만호 집행부가 분위기 타개용으로 실시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경만호 회장이 지난해 취임 기자회견에서 1년 후 상임 이사진 중간평가를 실시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이뤄진 인사라고 보긴 어렵다.

▽참여이사 왜 없앴나?
이번 개편의 특징은 참여이사를 없앴다는 점이다. 참여이사는 회무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도입됐지만 무용론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 정관상에 없는 직책이어서 예전부터 논란이 있어왔고, 감사단도 이 문제를 지적해왔다.

지난 4월 대의원총회에서 참여이사를 등기이사로 포함시키는 정관개정이 추진됐다. 하지만 총회의 인준을 받지 못해 물거품 되면서 정리수순을 밟게 됐다.

경만호 회장은 참여이사 대부분을 상임이사로 임명했다. 오석중 참여이사는 의무이사로, 이혁 참여이사는 보험이사로, 박희봉 참여이사로 정책이사로, 한동석 참여이사는 정보통신이사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집행부 관계자는 “인사권자가 회무의 연속성에 무게를 두다 보니 한해 동안 집행부에서 활동했던 참여이사들을 상임이사로 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여성 대변인 글쎄…
문정림 대변인은 의협에서 처음으로 여성 대변인으로 임명됐다는 점에서 언론과 의료계 안팎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집행부의 문정림 대변인 선택은 지난해 신종플루 사태에 적절하게 대처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또, 문 대변인의 부드러운 이미지도 대언론 관계에 보탬이 도움이 될 거라는 평가도 많다.

하지만 여성이라는 점과 대학교수 신분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선 개원가에서는 대학교수가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개원가의 냉혹한 현실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또 개원의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얼마나 외부에 잘 전달할 지, 그리고 향후 강경 투쟁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을 지 염려하고 있다.

▽인적 쇄신? 외부 영입 없어 아쉽다
무엇보다 이번 개편이 과연 인적 쇄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개각이냐는 비판이 많다.

집행부가 개편 이유로 ‘인적 쇄신을 통한 회무 강화’를 공표한 만큼 기존 집행부에 몸담지 않은 외부 인물을 소수라도 기용해야 했다는 것이다.

일반 회원들은 원격의료, 회관 이전, 리베이트 쌍벌제법 등 여러 현안에서 집행부의 대처가 기대에 못 미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때문에 상임이사진의 인적 쇄신이라면 해당 사안 별로 담당자를 물갈이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번 개편을 두고 내부 자리 이동을 통한 돌려막기 아니냐는 극단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개편 이후 의학회 및 교수들이 주요 요직에 대거 포진하게 돼 개원의의 ‘입’ 역할을 해줄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대두되고 있다.

▽경 회장 용퇴 요구도…집행부 2기 험난
경만호 회장의 공금 횡령 의혹과 리베이트 쌍벌제법 국회 통과가 맞물리면서 집행부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쌍벌제법 국회 통과 직후 집행부가 담화문을 발표하고, 장외 궐기대회를 제안한 것은 성급했다는 평가가 많다.

회원들은 집행부가 궐기대회를 선언할 때부터 6.2선거가 코앞인 상황에서 쌍벌제법 카드로 장외 투쟁에 나서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을 보였다.

시도회장단회의를 거치면서 장외궐기대회에 앞서 의사대표자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궐기대회 계획이 취소된 건지, 대표자회의에서 궐기대회를 계속 논의하는지에 대해 회원들에게 명확히 전달하지 않아 궐기대회 개회여부를 두고 의사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경만호 회장은 임원 교체를 단행됐다. 때문에 이번 개편을 집행부가 분위기 타개용으로 실시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번 개편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경만호 회장의 용퇴를 주장하고 있다. 경만호 회장의 퇴진만이 의사들의 현재 불만을 외부로 표출할 수 있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정부 투쟁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변 여건이 요동치는 가운데 경만호 2기 집행부는 문을 열었다. 2기 집행부는 심도 있는 논의과정을 거쳐 의사결정의 효율성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2기 집행부가 적극적인 의견수렴과정을 통해 회원들의 바람을 담아 회무를 추진해 나갈 지 지켜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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