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일산 킨텍스에서 제5회 전국약사대회가 개최됐다. 2007년 제4회 약사대회 이후 3년 만에 치러지는 행사이니 만큼 관계자들은 많은 준비를 했었고, 결과 면에서도 1만 5,000여명의 약사들의 참석이라는 명예와 함께 비교적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었다.

 그러나 이번 약사대회를 통해 몇 가지 의문점이 든다.

약사대회는 ‘건강한 국민, 약사와 함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국민건강을 위해 항상 곁에 있는 약사의 친근함을 알리는 것과 그들 서로간의 화합을 위한 장을 만드는 것에만 주력했을 뿐 현재 떠오르고 있는 사안에 대한 해결책 제시는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다시말해 일반인 약국개설이나 일반약 약국외 판매, 약대정원 증원 문제 등 여러 현안을 놓고도 약사대회에서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다.

또한 많은 정계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축사를 통한 그들의 약사회에 대한 ‘무턱대고 칭찬’은 달콤한 사탕발림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대한약사회 김구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의약품 약국외판매, 일반인 약국개설, 과다한 약대신설 및 정원확대 등 외부도전을 오늘 이 자리에서 결집된 우리의 힘을 바탕으로 반드시 저지할 것이다”며, “약사인력의 균형적 배치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것이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한 특별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약준모(약사를준비하는모임) 회원들은 “대한약사회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약사회란 말인가?”라는 피켓을 들고 행사장 앞에서 묵언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약준모는 “우리 약사의 미래를 바꿀만한 산적한 현안 앞에 김구 집행부는 적절한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회원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적했다.

또한 “김구 집행부는 회원들이 믿고 안심할만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던지, 아니면 스스로의 무능함을 인정하고 집행부 전원 사퇴하라”고 질타했다.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듯 이날 행사에서 약사회원 중 하나가 갑작스럽게 소동을 일으켜 경호원에게 제압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전국약사대회는 약사들의 단결과 화합을 만들어 내는 자리였음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2만명 가까이 되는 약사들이 이 자리에 모인 것에는 ‘눈앞에 닥친 폭풍을 잠재울 현안 마련’이라는 현실적인 바람 또한 내재돼있을 것이다.

대한약사회 현 집행부는 전국약사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에 대해 만족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국의 6만 약사들의 바람과 목소리에 조금은 귀 기울여 약사의, 약사에 의한, 약사를 위한 집행부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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